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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퐝지 Aug 02. 2020

아무튼, 술

술과 나, 나와 술의 끈적끈적한 이야기

책을 자주 빌려주시는 지인께서 '아무튼, 술'을 강추하셔서 펼쳤는데, 읽는 내내 즐거웠다. 에세이를 읽는다는 것은 다른 사람의 인생 구석구석을 공유받는 것임을 느끼며, 특히나 그 이야기가 술과 주사로 연결되니 읽는 재미가 배가 되었다.


<아무튼, 술>에는 지난 세월 작가가 술과 함께해온 각별한 에피소드들이 담겨있다. 수능 전 백일주로 처음 술의 세계에 입문했던 기억,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 술을 마시며 친해졌던 말랑한 이야기, 여자 혼자 혼술하다가 겪었던 시선들, 친구들에게 회자되는 다소 민망한 주사들 등 한 사람이 술을 마시며 겪었던 이야기들이 맛깔나게 펼쳐져있었다.


책을 읽으며 나도 한때(?) 술을 마셨던 과거를 회상하게 되었다. 애주가는 아닌데 보통의 애주가만큼의 주량은 겸비하고 있어서 상황에 따라 꽤 마시기도 했다. 지금 생각하면 왜 그랬을까 싶을 정도로 소주를 마셨던 날들, 대학 시절 학생기자를 할 때 마감을 하고 새벽에 운동장에서 친구와 캔맥주에 빨대를 꽂아 마시며 별을 바라봤던 순간, 하롱베이 크루즈 여행을 갔는데 다른 여행객들은 갑판에 올라가 노을을 바라볼 때 나와 친구는 해피아워에서 너무 마셔서 아픈 사람들처럼 선실에 누워있었던 순간 등 술과 함께한 모든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근래에는 나도, 함께 술을 마시던 친구들도 술보다는 밥 먹고 커피를 마시러 가곤 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오랜만에 친구들과 술 한잔 마시며 술과 관련된 흑역사에 대해 회상해보고 싶어 졌다.


이 책 조심해야 합니다.

아무튼, 술이 땡기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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