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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퐝지 Aug 09. 2020

사람들은 왜 스타벅스로 가는가

스타벅스의 리더십

사람에게 커피를 파는 사업이 아니라, 커피를 파는 사람 사업을 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시즌마다 사람들이 열광하는 상품과 프리퀀시 제품을 만들어 신드롬을 일으킨다. 전 세계에 수많은 매장과 팬덤을 가진 여러 관점에서 대단한 브랜드이다.


스타벅스의 창업자인 하워드 슐츠와 함께 일하며 스타벅스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워냈던 하워드 베하가 자신이 스타벅스에서 경험하고 실행했던 리더십에 관해 쓴 책이다. (가족관계 아님! 이름만 같습니다)


스타벅스에 관한 다른 책에서 스타벅스가 파트너들에게 오너십을 심어주기 위해 하고 있는 정책들과 고객 중심적인 정책과 철학에 대해 인상 깊게 읽은 적이 있다. 이 책은 스타벅스가 어떤 사업 형태로 그 가치를 실현하고 있는지에 대한 설명보단 한 리더가 어떤 마인드로 회사를 운영 해나갔는지에 관해 다루고 있다.


서문에 스타벅스는 '사람에게 커피를 파는 사업이 아니라, 커피를 파는 사람 사업을 하고 있다'는 말이 책을 읽는 내내 머릿속에 맴돌았다. '사람을 우선이다'라는 것을 직접 실천했기에 글로 쓰여 더 가치가 있겠지만, 많은 책에서 쉽게 보여질 수 있는 내용이긴 해서 신선하게 느껴지진 않았다. 스타벅스에 관한 사전 지식이 없다면 바로 공감하기 어려운 점도 아쉽다. 그럼에도 인상 깊었던 내용 몇 가지에 대해 정리해보았다.



나에게 맞는 한 가지 모자를 쓰자

당신에게는 선택지가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필요에 따라 전혀 다른 태도나, 회사, 혹은 커리어를 선택해야할 수도 있다. 하지만 매일의 삶, 모든 영역에서 쓸 수 있는 단 하나의 모자는 반드시 찾아야 한다.

사람들은 누구와 어떤 상황에 함께 있느냐에 따라 다른 모습을 가진다. 예전에는 사람의 모습이 바뀐다는 것이 무언가 거짓을 꾸며내는 것 같아 터부시 되었다. 그러나 현재는 부캐 문화부터 다양한 페르소나를 인정하기까지 이런 현상이 대중 속에 공공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런데 저자는 내 본모습과 일치하는 하나의 모자를 찾고, 그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한다. 저자가 사업을 하며 상황에 따라 자신의 모습을 바꾸는 데 지쳐 스스로에 대한 통제를 잃어버리고 나서 깨우친 내용이다.


사실 누구와 있냐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이긴 해도, 그 안에서 도저히 벗겨낼 수 없는 하나의 모자가 있을 것이다. 굳이 바꾸고 잘 보이려기 보단 그대로의 나의 모습일 보이는 게 중요한 것 같다. 그 진솔한 모습이 남들에게 딱딱 맞는 모자는 아닐지라도 오히려 남이 맞춰줄 수 있는 나만의 개성 있는 모습이 될 것이다. 같이 맞춰가며 공존하는 세상이 아닌가! 내가 친구와 있던, 회사에 있던, 공적인 자리에 있던 내가 가장 편안하고 내게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 하나로 사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규칙보다 레시피

하워드 베하는 규정집이 인간의 창의성을 억압한다고 말한다. <무인양품은 90%가 구조다>에서는 매뉴얼의 중요성에 대해 배우게 되었는데, 이 책은 함부로 사람들에게 지시하지 말라고 말한다. 둘 다 매장 비즈니스인데 한쪽은 엄격한 매뉴얼을 한쪽은 창의성을 존중하고 그 두 브랜드 모두 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역시나 세상에 정답은 없고 진리의 케바케가 존재하나 보다. 그러나 저자도 아예 규정집을 없애라고 말하기보다는 레시피를 제안하되 통제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불행하게도, 많은 경우 규정집은 도를 넘어선다. 사람들에게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는지 설명하기보다 '어떤 사람이 될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규정집은 권한을 위임하기는커녕 오히려 권한을 축소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규칙이 아니라, 조리 방법이 적힌 레시피다.

사람들에게 모든 행동 하나하나를 지시한다는 것은 그들의 존엄성을 박탈하는 것이다. 회사가 직원들의 혼을 강탈하는 것이다.

인간의 정신을 살리는 것은 '규정집'이 아닌 '도구상자'이다.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생산적인 인간이 되게끔 한다. "우리 대부분은 혼을 담기에 너무 작은 일들을 하고 있다", "항아리는 물을 담기 위한 것, 사람은 일하기 위한 것, 쓸모있는 일을 위하여."




저자가 사업가로 스타벅스에서 일하면서 배운 것들과 사람을 통해 느끼고 성장한 것들에 대해 읽어볼 수 있는 책이다. 스타벅스 사장님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스타벅스의 다양한 문화와 정책이 탄생했구나를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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