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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퐝지 Aug 30. 2020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류시화 시인의 인도 여행기

우리가 낯선 곳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은

새로운 세상을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세상을 보는 새로운 눈을 뜨기 위해서다.

―마르셀 프루스트




예전에 인도 여행을 계획한 적이 있었다. 둘도 없는 친구와 21살쯤 인도 배낭여행을 계획했고, 비행기표까지 발권했으나 친구가 팔이 부러지는 바람에 여행을 취소했었다. 고등학교 1학년 담임선생님께서 인도 여행 홀릭이셨고, 국어시간마다 인도의 징글징글한 매력을 설파한 탓에 어렴풋한 환상을 지니고 있었다.


대학생을 거쳐 직장인이 되자 오히려 인도는 여행지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긴 휴가를 쓸 수 없어서 무엇보다도 여자 여행자가 돌아다니기엔 안전한 곳이 아니라서 늘 제외되는 곳이었다.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은 류시화 시인이 여러 번 인도를 방문하여 써낸 여행기이다. 인도 여행이 다른 여행과 어떻게 다른 지, 징글징글해도 계속 가게 하는 매력이 무엇인지 다시금 느껴볼 수 있었다. 물론 그렇다고 인도 여행 갈 엄두는 안 나지만..


류시화 시인이 깨달음을 얻기 위해 구루들을 찾아 떠돌아다녔던 이야기와 그 과정에서 무심코 느꼈던 것들이 인상 깊었다.


당신이 체험하는 인도는 이 인도와는 다를지 모른다. 여행의 지도는 저마다 다르다. 따라서 여행자 각각의 인도가 존재한다. 사람들 각각의 세상이 존재하듯이. 그리고 그 각각의 세상이 모두 변함없이 매력적이고 도전적인 곳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인도에 가면 생사관이 바뀐다는 말은 진실이다. 그래서 ‘너는 무엇을 배웠으며, 인생관이 어떻게 바뀌었는가?’ 여행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은 그것이다.

여행은 새로운 눈을 뜨기 위해서라는 것, 특히나 인도는 그만의 독특한 매력과 다양한 장면을 지니고 있어서 그 눈을 뜨이기에 더없이 맞춤인 곳일 것이다. 


첫째 만트라는 이것이다. 너 자신에게 정직하라. 세상 모든 사람과 타협할지라도 너 자신과 타협하지는 말라. 그러면 누구도 그대를 지배하지 못할 것이다.

둘째 만트라는 이것이다. 기쁜 일이나 슬픈 일이 찾아오면, 그것들 또한 머지않아 사라질 것임을 명심하라. 어떤 것도 영원하지 않음을 기억하라. 그러면 어떤 일이 일어난다 해도 넌 마음의 평화를 잃지 않을 것이다.

셋째 만트라는 이것이다. 누가 너에게 도움을 청하러 오거든 신이 도와줄 것이라고 말하지 말라. 마치 신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네가 나서서 도우라.”

류시화 시인이 한 구루(스승)에게서 들었던 만트라(진리의 말)이다. 일희일비하는 성격이라 두 번째 만트라가 특히나 와 닿았다. 좋은 일이 있을 때는 꽤 좋고, 나쁜 일이 있으면 나름 견뎌낼 수 있다. 그런데 나는 아무 일도 없는 걸 견뎌내지 못하는 것 같다. 요즘 부쩍 그걸 느끼고 하루하루를 공허하게 보내고 있었다. 

계속 공허할 것만 같은 지금도 영원하지 않을 것이고, 기쁜 일도 슬픈 일도 찾아왔다가 떠날 것이다. 여러 가지 상황이 그저 나를 지나쳐간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두 번째 만트라를 마음에 새기곤 상황과 상관없이 항상 행복을 찾아내고 평화로울 수 있는 마음가짐을 길러내고 싶다.



조금은 공허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고 많은 위로를 받았다. 

모든 게 멈춰버린 것 같은 세상도 언젠가는 지나갈 테니 모두들 행복하게 잘 견뎌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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