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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퐝지 Apr 07. 2019

초예측

세계 석학 8인에게 인류의 미래를 묻다

저자는 인류의 현재와 미래에 관해 전문가 8명에게 각기 다른 주제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저자가 일본인이기에 동북아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언급되었지만, 주로 일본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아쉬웠다. 우리나라 저자도 이런 책을 엮어낸다면 참 좋을 텐데 말이다.


책에서 다루고 있는 인류에 대한 토픽은 아래와 같다.


인류는 어떤 운명을 맞이할 것인가 - 유발 하라리

현대 문명은 지속할 수 있는가 - 재레드 다이아몬드

인공지능을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 - 닉 보스트롬

100세 시대는 삶을 어떻게 바꾸는가 - 린다 그래튼

기술이 인간을 행복하게 해 주는가 - 다니엘 코엔

무엇이 민주주의를 위협하는가 - 조앤 윌리엄스

혐오와 갈등은 사회를 어떻게 분열시키는가 - 넬 페인터

핵 없는 동북아는 가능한가 - 윌리엄 페리


이 중 특히 유발 하라리와 닉 보스트롬에 대한 인터뷰가 인상 깊었다.


사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인류의 생존이다.

유발 하라리는 <사피엔스>를 집필한 인류학자인데, 그는 여러 학문을 통합해 인류의 역사에 대한 큰 서사를 기술해냈다.

어쩌면 40억 년 역사의 유기 생명체 시대가 곧 막을 내리고 그 자리를 무기 생명체가 차지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30년 안에 우리가 내릴 수많은 결정은 단순히 정치판을 흔드는 데 그치지 않고 생명의 미래 자체를 좌우할 것입니다.

- 유발 하라리

현재 인류는 테러리즘, 혐오와 차별, 불평등으로 고통받고 있다. 하지만 그는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구에서 우리가 지속해서 살아갈 수 있는 미래라고 말한다. 사실 지금 이 시기는 지구온난화나 환경의 변화에 대해 모든 나라가 모여 협의와 협력을 이끌어내야 할 때이다. 하지만 브렉시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포퓰리즘의 등장으로 협동해야 할 인류가 분극화 되고 있다. 

앞으로 기나긴 시간을 인류가 이곳에서 지속해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오히려 기후변화나 환경 보전에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 또한 전 지구적 관점에서 보면 테러리즘보다 기후변화가 인류의 생존에 더욱 위협적이라고 말한다. 이보다 기후 변화나 지구온난화 대책에 투자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인공지능이 이끄는 미래

닉 보스트롬은 <슈퍼 인텔리전스>를 저술한 학자이다. 인간의 일반 지능을 능가하는 슈퍼 인텔리전스가 도래했을 때 인간이 어떤 변화를 겪을 지에 대한 내용을 다루었다.

그가 말하는 인공지능이 도래한 미래는 다소 낙관적이다.

인공지능이 무엇이든 대신해주는 세상에서 인간은 무엇을 해야 할까요? 인간의 노동이나 노력이 더 이상 필요 없는 세상에서 우리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삶의 의의나 목적은 이제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요? 미래에는 여가를 즐기며 작은 성취에서 기쁨을 느끼는 일이 더 바람직한 것으로 간주될지도 모릅니다.

- 닉 보스트롬

그동안 우리는 학교에서 좋은 성적을 받고, 더 많은 연봉과 복지를 안겨주는 회사에서 일하고 그곳에서 한 단계씩 진급해나가는 것을 통해 자아성취를 느꼈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이끌 사회에서 인류는 이제 일이 아닌 놀이에서 성취감을 찾아야 할지도 모른다. 물론, 이것은 아주 밝은 전망이겠지만 말이다.


우주의 무한한 자산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신선한 충격을 받았던 것은 '우주의 무한한 자산(cosmic endowment)'이라는 개념이다. 

우주의 무한한 자산이란 광활한 우주에 흩어져 존재하는 자원의 총량을 말합니다. 우리 은하만 봐도 수억 개의 별과 수십만 개의 성운이 있습니다. 미래에 기술이 더 발전하면 이 막대한 양의 물질이나 에너지를 인류가 이용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앞으로 우리의 과학기술은 물리법칙과 이론적 전망에 힘입어 더 증대될 테니까요. 그때 이용할 방대한 자원에 비하면 지금 지구 자원은 빵 부스러기에 불과하죠. 

만일 우리가 섣부른 판단 때문에 지구를 파괴한 경우 현재 보유 중인 자원은 물론 우주의 무한한 자산이라는 가능성까지 잃어버리게 됩니다. 인류의 실존적 위험, 즉 멸종 여부와 밀접하다는 뜻이지요.

- 닉 보스트롬

참으로 정복자스러운 생각과 마인드이다. 나의 상상력 부족인지, 과학기술의 발전에 대한 확신의 부족 때문인지 자원이라고 함은, 지구 내부에 국한된 자원만을 떠올렸었다. 낙천적으로 생각해 인류의 기술이 발전한다면, 우주의 수많은 자원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고 그렇다면 인류의 발전은 무한할 것이다. SF 영화를 좋아하면서도 그것을 마치 판타지처럼만 상상했던 나에게 신선한 개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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