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승원 May 25. 2022

레고 랜드에 가보았다.

호로새끼랜드에서 생긴 일

요새 너무 캠핑만 쏘다닌 것 같아 아빠 노릇 좀 하겠노라며 와이프와 함께 춘천에 새로 생긴 레고랜드를 가보았다.

와이프는 해가 쨍해지면 힘들어지니 개장하자마자 들어가서 오전 10시부터 1시까지 놀다가 돌아오자고 말했다.

사실 하루 중에 가장 해가 쨍하고 힘든 시간대는 10시부터 2시까지의 시간들이란 것을 촬영하는 사람 입장에서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나였지만 딱히 말대꾸를 하기 싫어서 알겠다고 말했다. 우리는 10시부터 레고랜드를 가야 하기에 전날에 춘천에 도착하여 저녁을 먹고 호텔에 들어가는 것으로 일정을 잡았다.

호텔에 도착하기  우리는 춘천에서 유명하다는 세계 주류 마켓에 들러 와인을  가기로 했다. 내일의 일정을 미리 상상해보자니  마실  없는 노릇이었다. 애가 있는  부모라면 내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것이다. 아이를 위해 떠나온 여행이지만 엄마 아빠도 조금은 행복해야 하니까.

가게 앞에는 이렇게 조니워커 병에 그려진 아저씨 두 명이 반갑게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다. 촌스럽다.

가게의 내부는 매우 넓었으며 괜찮은 술도 많았다. 가격도 서울의 저렴한 공판장 수준으로 저렴했다. 점원이 좀 덜 틱틱거렸어도 매우 괜찮은 와인 가게로 기억되었을 텐데 아쉽다.

와인을 두병쯤  때엔 나는   병은 내가 아는 것으로   병은 내가 모르는 것으로 구매한다. “내가 모르는 와인이 실패하더라도 알던 와인이 아는 맛으로 위안을 주겠지.”라는 마음으로 말이다.

내가 모르는 와인이었던 산타리타 힐스 샤도네이는 가격 대비  별로인 와인이었다.

5  가까이 주고 구매했지만 3  정도 해야 납득할만한 맛이었다.

그리고  재우겠다고   꺼놓고 마시던 탓에 실수로 와인의 절반을 바닥에 쏟아버리고 말았다. 정말 지랄 맞은 밤이었다.

다음날 아침 우리는 레고랜드 입구 쪽 대로변에서 “레고 랜드 들어가는 놈들아, 자동차 바퀴 펑크 조심해라.”라는 무시무시한 내용의 피켓을 들고 서있는 남자가 경찰에 연행되는 것을 목격하며 레고랜드로 입장했다.


레고랜드라는 것이 나에게는 정말 무관심의 대상이었기에 몰랐는데 레고랜드는 여러 사람들의 다양한 사정과 이기가 뒤엉켜 개장한 지금도 꽤나 홍역을 앓는 중이었다.

그 내용인즉 레고랜드 부지인 중도라는 곳을 개발하던  온갖 유적과 문화재가 발굴되어 그것으로 인해 개발이 중단되었을 뻔하였다가 온갖 합의와 묵인 끝에 레고랜드가 11 만에 개장했다는 것이 사건의 전말이었다.

나는 그 사실을 레고랜드에 와서야 알게 되었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중도 유적이란 것에 관심이 전혀 없고 알고 싶지도 않은 데다가 레고 랜드라는 것에도 호감이 전혀 가지 않았기에  내부 사정에 대해서 알고 싶지도 않은 마음이었다.

분명 그렇긴 했지만 성격상 조금이라도 궁금한 것은 참지 못하는 성격이기에 인터넷 등으로 검색해본 결과 뒤에서 뇌물을 받아 처먹고 공사를 강행시킨 정치 쟁이들과 소문난 잔치상 털어먹을  없나 달려든 온갖 사이비 협회들이 빚어낸  하나의 지랄 대잔치일   이상  이하도 아니란 결론이 나고야 말았다. 만든 놈이나 만들어준 놈이나 그걸 반대하는 놈이나 다 거기서 거기 그 밥에 그 나물이란 건 삼척동자가 와서 봐도 알만한 사실이었다.

레고랜드 때문에 맹꽁이가 쫓겨났다는 것을 읽고 내가 어떻게 반응해줘야 하는  맞는 걸까? 인간 때문에 쫓겨난 동물 종이 어디 한둘이겠는가?

독립영화 협의회는 도대체 왜 껴든 것인지 알 수가 없는 노릇이다. 적어도 영화인들이 만든 집단이라면 저딴 어휘력으로 피켓은 안 만들어 놨으면 하는 마음이다. 세준이가 5살쯤 되던 시절의 어휘력과 크게 다르지 않은 듯하다. 보는 내가 다 부끄러울 지경이다.


중간중간에 조상묘를 짓밟는 호로새끼랜드라는 둥의 현수막은 정말 보는 이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아니 애들이 놀러 오는 곳에 정말 그러고 싶을까?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다.


게다가 수만 년 전 매장된 고인돌을 자신들의 조상 묘라고 우겨대다니.. 그렇게 치면 것보다   과장해서 극적으로 포유류로 진화하게  디메트로돈 등의 공룡도 우리의 조상일지도 모를 일이다. 정말 말도  되는 소리도 작작해야 씨알이라도 먹히는 법이다.


그리고 테마파크 부지를 최대 100년간 무상 제공하였다고 말도 많은데 그러면 어떤 해외 유명 테마파크가 부지 확보도 쉽지 않은 나라에 테마파크를 짓겠다고 달려들겠는가? 그건 전 세계 어디에 있는 테마파크도 마찬가지인 일이라고 한다. 그것을 홍콩에 비유하며 난리 치는 것도 참 우스꽝스럽기 그지없는 일이다.


나는 그들의 의도가 정말 문화재 보호를 위함인지가 진심으로 의심스럽다

왜냐하면 일단 그들의 주장은 사실과 다른 점이 너무나도 많기 때문이다.


일단 레고랜드는 덴마크의 레고사가 만든 것이 아닌 레고의 라이센스만 빌려 영국의 멀린사가 만든 테마파크로 시위를 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주적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애꿎은 레고사만 비난하고 있었다. 사실 관계 적시보다는 자극적이고 쉬운 프로파간다만을 선동하는 집단만큼이나 뒤가 구린 것들은 없다.


게다가 그들이 주장하는 레고사의 제품  미세 플라스틱이 춘천시의 환경을 오염시킨다는  또한 새빨간 거짓말에 불과했다. 왜냐면 레고사는 친환경 물질로 제품을 생산한  꽤나 오래되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레고를 생산하는 게 춘천 내 레고랜드도 아닐뿐더러 말이다. 정말 웃기는 짬뽕들이다.


그들은 레고랜드가 문화재를 훼손한다고 하지만 문화재를 보호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것을 파내지 않고 복토해두는 것이며 레고랜드는 복토 하에 유적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는 방법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굳이 아무도 보러 오지 않을 문화재를 일부러 땅에서 끄집어내 박물관을 만들어내라고 생떼를 부리는 집단의 저의를 순수하게 바라보기란  힘든 일이다.


하지만 그들의 말들 중에도 맞는 구석이 분명 존재하는 것이 있었다. 그들은 레고랜드를 ‘레고 놀이터’라고 폄훼하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그것 하나만큼은 나는 정말 진지하게 동의하는 바이다. 레고랜드는 차마 온 가족이 함께 즐기는 테마파크라고 말하기 부끄러운 그냥 커다란 놀이터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레고랜드에서 가장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은 건물들과 어트랙션 등의 디자인과 마감 그리고 그것들이 빚어낸 전체적인 풍경이었다. 차를 타고 오며 멀리서부터 바라보는 레고랜드의 전경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꿈과 환상이 가득한 테마파크와는 굉장히 거리가 멀었다.

삭막하고 촌스러우며 휑한 느낌이랄까..? 하다못해 1박에 520000원이라는 레고 호텔의 외관은 가평 외곽에 있는 촌스러운 디자인의 무인 모텔과 크게 다름이 없어 보였다.

요리 봐도 저리 봐도 안 이쁘다. 그저 애들을 볼모 삼아 부모들의 지갑 속 돈을 갈취하려는 저열한 의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11년간 티스푼 공사를 해대며 건설사들이 꽤나 손해를 보았다고 하는데 그 간극을 허접한 퀄리티의 마감과 싸구려 부자재, 끝없는 타협으로 메운 듯 보였다.

이런 식으로 말이다.

입구에 들어서자 알 수 없는 썰렁한 구조물이 입장객을 맞이하고 있었다. 뭘 만든 건지 뭘 표현하고자 했던 건지 알 수도 없는 이 구조물을 앞에 두고 사람들은 연신 기념사진을 찍어대느라 정신이 없었다.

아침도 먹지 않고 레고랜드에 도착한 우리는 이곳에서 햄버거를 먹었다. 레고랜드는 디너로 떡볶이, 피자, 햄버거, 샌드위치 등을 팔고 있었는데  무엇 하나도   구녕으로 쑤셔 넣기 싫은 것들 뿐이었다. 거의  메뉴가 양식류의 패스트푸드인  정말 너무할 따름이었다. 게다가 가격도 더럽게 비싸고 맛도 더럽게 없었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지랄을 해놓고도 외부 음식 반입이 안되었다고 한다. 이렇게까지 노골적으로 애들을 볼모로 부모의 지갑을 털어가려 하는 태도가 아주  사납기 그지없었다.

문화재를 보호하기 위하여 레고랜드를 폐장해야 한다는 말보다 차라리  없는 부모들의 지갑을 보호하기 위해 폐장되어야 하는 것이 도의상으로나 논리적으로나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정도였다.

햄버거를 그리도 좋아하는 우리 아들조차도 차마 다 먹지 못하고 절반 이상을 남기고야 말았다.

레고랜드의  다른 가장  문제점은 쉴만한 그늘조차 제대로 조성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늘이라 부를만한 곳은 바가지를 씌우는 식당과 기념품샵뿐이었다. 지금은 그렇게 덥지 않아 망정이지 한두 달만 지나도 열사병으로 여러 사람이 픽픽 쓰러지지 않을까 걱정이  지경이었다.


그리고 적어도 레고가 콘셉트이라면 건물 벽돌의 형태감이라던지 색감과 재질 그리고 아치 등의 마감을  제대로 레고 블록스럽게 만들어 줬으면 좋았으련만 그런 부분들이 싸그리 무시되어 있어 퀄리티가 저질스러웠다. 게다가 테마파크 자체의 건물과 어트랙션 등의 밀도감과 전체의 배치 등이 매우 좋지 않아 실망스러울 따름이었다.

레고라는 브랜드 자체가 성인 매니아들의 인기와 지지도 많은 브랜드일 텐데 이런 식으로 얼렁뚱땅 만들어 놓은 모습은 심히 아쉬웠다.

이것 또한 마찬가지고..

물론 레고 랜드에도 실망스러운 부분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었다. 공원 중간중간에 있는 레고로 만들어진 커다란 조형물들은 감탄을 자아내는 부분이 분명히 존재했다. 그리고 레고랜드 가운데에 있는 레고로 만들어진 서울  각종 지방의 명소들은 솔직히  멋있었다.

이것만큼은 가히 대단했다. 이것만큼은 레고랜드라는 이름에 걸맞은 아주 좋은 컨탠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런 걸 보려고 내가 그 돈을 내고 온 건 아닌데..)

그리고   되는 장점 중에 제일 마음에 들었던 것은 이렇게 흡연구역을 곳곳에  배치해두었다는 점이었다. 애기 아빠가 레고랜드에 오면 “하고 싶고,   있는  담배 피우는 것뿐.”이라는 것을 담당자들도  알고 있는 것일까? 농담이고 다른 테마 파크도 이점만큼은 필히 본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부분이었다.

레고랜드의 가장  문제는 어트랙션이 심각할 정도로 재미없다는 점에 있었다.   성인이  놀이기구들을 타고 재미를 느낀다면 정서상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일 테고.. 초등학교 2학년생들도 시시하다고 타기 싫어할 정도로 노잼인 놀이기구들 투성이었다.  거기에다 심지어 대부분이 110센티 이하의 아동들은  수가 없게 되어 있어 6살부터 10살까지가 어트랙션의  이용자 타깃이 되는 듯하였다.   정도는   청소년들이나 성인들도 재미를 느낄만한 어트랙션을 만들었어도 좋았을 텐데  아쉬운 부분이었다.


이렇게 까지 정리해두면 테마파크임에도 노잼 어트렉션, 볼거리 부족, 아름답지 않은 미관, 먹거리 부족, 그늘   공간의 미확보 등 거의 대부분의 요소가 기준점 이하의 요소로만 이루어진 역대 최흉의 놀이공원이라 말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그런 주제에  기념품 샵은 국내 어느 테마파크에도 지지 않을 정도로 곳곳에 지어놓은 건지  보면 볼수록  떨어지는 공간이었다.


기념품 샵도 레고랜드에서만 구매할  있는 것들은 매우 희박하게 적었고 대부분이 기존 레고사에서 판매하던 제품을 쌓아놓고 파는 수준에 불과해 자기들이 가장 힘쓴 부분조차 엉망진창이었다.

내가 흡연장 외에 가장 마음에 드는 건 이 녀석이었다. 이건 좀 귀여웠다. 옆에 가면 코 고는 소리도 들린다.

레고랜드의  다른 문제점은 그들이 분명 포토존으로 배치했을 법한 기물들의 배치와  뒤로 잡히는 벤치나 나무, 벽등의 배경 요소들이 난잡하게 배열되어 있어 좋은 카메라 앵글로 기념사진을 멋지게 찍어주기에 문제가 매우 많다는 점이었다. 하다 하다 못해 사진조차  나오기 힘든 공간이라니.. 기운이  빠지고야 말았다.

 수많은 반대를 무릅쓰고 11년간이나 만든 공간이라면   신경을 썼으면 좋았으련만  아쉬울 따름이었다. 지금이야 오픈 빨로 사람들이 밀려들고 있지만 레고랜드가 발전 없이 이대로 계속 이어진다면 10 안에 그저 강원도 시민들의 혈세만 축낸  중도 문화재만 깔아뭉개고 있는 골칫덩어리가  요소가 충만해 보였다. 정말이지 알고서  번은 절대 가지 않을 곳이다. 그게 비단 나뿐만은 아닐 것이다.


애가 있는 집이라면 어떻게든 한번 가볼 수야 있겠지만은.. 어른들끼리 간다고 하면 나는 정말 도시락을 싸들고 다니며 말리고 싶은 심정이다. 굳이 부정적인 감상으로만 가득한 이 글을 굳이 이곳에 적어내는 것도 나처럼 이딴 곳에 돈을 쓰는 피해자가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랄까.. 하여튼 그렇다.


내가 아마 조금  극단적인 사람이었으면 레고랜드 입구 , 수많은 현수막 옆에 나도 하나 써붙이고 싶은 심정이다. 이렇게 말이다.


"아이를 볼모 삼아 부모의 지갑을 터는 노잼 레고 놀이터, 당장 철수하라!!"라고.

정말이지 그러고 싶다.

작가의 이전글 일단 사람들 앞에서 박수치며 격렬한 똥을 싸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