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명숙 Feb 20. 2023

책 출간하는 몇 가지 방법

출간을 위해 알아두기

    

 쓰는 사람의 대다수는 책을 출간하고 싶을 거다. 쓰는 것이 좋아서 쓴다지만 궁극적으로는 저서를 갖고 싶지 않을까. 글을 쓰는 그 행위를 어느 지점까지는 순전한 마음으로 할 수 있다고 해도 결과물이 나오지 않는다면 고민하게 될 것 같다. 왜 이 지난한 일을 계속하고 있는지 자성하고, 다시 마음을 다잡고 쓰다가, 또다시 그 행위 자체의 의미를 상실할 수도 있다. 그런 사람들은 무수히 많다. 이 글에서는 책 출간하는 방법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피상적이 될까 봐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부인할지 모르나, 작가들에게는 어떤 바람도 있을 것 같다. 출간하고 났을 때 변화 같은 것. 강연자로 초청받는다든지, 강의 부탁이 들어온다든지, 책이 많이 팔려 인세를 두둑이 받는다든지. 글 쓰는 사람들이 생각해 봤음직한 그런 일들 말이다. 충분히 기대할만한 일이다. 그런 게 없다면 왜 책을 내겠는가. 그것을 부정적으로 볼 필요도 없다. 기대하는 게 나쁜 것은 아니니까.


하지만 그런 일은 쉽게 일어나지 않는 게 현실이다. 작가는 많고, 그들이 출간한 책도 무수히 많으며, 그중에서 본인이 선택될 확률도 낮으니까. 한두 권, 아니 열 권, 책을 출간해도 작가인 것조차 세상 사람들이 모를 수 있다. 어쩌면 모르는 게 당연할지도 모른다.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이라 해도 그 많은 저자를 다 알 수 없는데, 일반 사람들이 어찌 알겠는가. 더구나 우리나라의 독서 인구는 다른 나라에 비해 현저히 적다. 그러므로 책 출간 후 기대하는 일들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 게 현실이다.


책을 출간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출판사에서 내주는 것이다. 나의 경우, 대학에 있을 때 강의 자료를 바탕으로 교재를 써놓고 어떻게 출간할까 고민했었다. 그 사실을 아는 동료교수가 출판사 대표와 대화 중에 무심코 이야기하게 되었고, 대표가 내게 연락을 해왔다. 그 출판사에서 교재를 출간해 주겠다고. 교재는 기본적인 수요가 있기 때문에 출판사에서 선호하는 것 같았다. 그래도 고마운 일이었다. 그것이 인연이 되어, 다른 교재와 학술서적, 산문집 등을 모두 같은 출판사에서 내게 되었다.


출판사에서 내주는 경우 저자는 비용이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 모든 비용을 출판사에서 부담하고 인세까지 저자에게 준다. 인세는 보통 10%다. 출판사 사정에 따라 조금 다르기도 하지만. 예전엔 초판 3,000부 찍었다는데 지금은 1,000부를 찍는 게 보통이다. 책의 수요를 감안하여 유연성 있게 찍기도 한다. 출판사 손익분기점이 1,000부 찍었을 때 500부 정도라고 한다. 요즘엔 종이 값이 올라 그것도 어려워, 출판사도 전전긍긍하는 것 같다.


작가 입장에서 볼 때, 출판사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책이 대중들에게 호응도가 어떨지 고민된다. 물론 출판사에서 내주게 될 때도 자체 검열을 한다. 원고를 받고 어느 정도 팔릴 것이라는 계산을 한 후, 작가와 출판 계약을 한다. 그러면 비용이 전혀 들지 않고 인세를 받는데,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작가일 경우, 쉽지 않은 일이다. 초판일 경우, 인세를 책으로 받는 경우가 많고, 재판을 찍을 경우에 진정한 의미의 인세를 받는다.


초판부터 인세를 돈으로 주는 출판사는 드물지만 원고료 명목으로 일정액을 저자에게 지불하고 전권을 출판사가 갖는 경우도 있다. 이 계약을 할 때 심사숙고해야 한다. 본인의 책이 얼마나 나갈 것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 널리 알려진 *** 사건이 있지 않은가. 출판사에게 전권을 주게 되는 것을 심사숙고해야 할 이유이다. 창작자의 권리를 꼭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 이런 경우 안타깝지만 작가의 손을 들어주지 않는 게 현실이다.


출간한 책이 얼마나 팔릴지 걱정하지 않고 책을 출간하는 방법은 자비출판이다. 말 그대로 작가가 비용을 모두 부담하여 책을 내는 방법이다. 페이지 수에 따라 약간 다르지만 소설이나 수필 등 산문집은 1,000권을 찍을 경우, 450만 원에서 700만 원 정도가 든다. 시집 같은 경우는 200만 원에서 400만 원 정도이다. 책에 그림이 들어가는지 양장본인지에 따라 액수가 다르게 결정된다. 물론 가격은 출판사마다 조금 다르다. 하지만 웬만큼 알려진 출판사의 경우 그렇다. 권수가 적어져도 크게 비용이 절감되지 않는다.


자비출판인 경우, 책을 모두 작가가 갖는다. 그 많은 책을 가지지만 책을 소비하는 것에는 문제가 발생한다. 아는 사람들에게 마음껏 책을 증정하는 경우, 대부분 자비출판이다. 모임 때 책 냈다고 증정하는 작가들은 대부분 자비출판을 한 경우이다. 자비출판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출판 비용이 들어가는 게 부담이지, 책을 증정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얼마든지 줄 수 있고, 작가의 출간을 증정과 함께 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자비출판이 아니고서는 책을 누구에게든 주기 어렵다. 작가가 책을 사서 증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출판사에서 책을 내줘서 인세로 책을 받았다 해도, 그 책은 책을 받은 적 있는 작가나 인사로 증정해야 할 사람들에게 보내고 나면 몇 권 남지 않는다. 또 만약을 대비하여 20권 정도는 작가가 소장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 만약은 작가 자신을 소개할 때 필요한 경우를 말한다. 또 때로는 절판이 되었는데, 필요할 수도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공모전에 당선되어 처음부터 인세를 받고 책을 내는 경우일 것 같다. 공모전에 당선되기만 하면 출간은 물론, 책 홍보까지 출판사에서 다 맡아준다. 그 후에도 책을 계속 내주기도 한다. 결국 좋은 작품을 뽑기 위한 공모전은 작가나 출판사 모두에게 매력이 있다. 하지만 알다시피 당선되기 쉽지 않다. 내로라하는 작가들 모두 눈독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전자책이나 독립출판 등이 있다. 요즘 전자책 시장이 넓어지고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전자책 출간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이 두 경우를 염두에 두고 있다. 종이책 발간에 비해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 이미 나온 종이책을 e북으로 출간한 것이 세 권 있다. 전자책으로 출간한 것을 종이책으로 다시 출간하기도 한다. 독립 출판한 책인데 출판사에서 눈여겨보고 종이책 출간을 제의해 오기도 한다. 그렇게 출간한 경우를 보았다.


내가 알지 못하는 다른 방법들도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나는 인세 받고 출판사에서 책을 출간해 주었다. 어떻게 보면 운이 좋은 편이다. 비용 들이지 않고 책을 냈으니까. 그러나 부담도 있었다. 책이 팔려야 한다는. 다행히 모두 재판을 찍었고 웬만큼 책이 팔렸다. 그 결과 초청강연도 몇 번 했다. 해외에서도 한 번. 지금도 원고가 쌓여 있고, 출판사에서 원고를 달라고 해도 선뜻 줄 수 없다. 책이 나가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부담감 때문이다. 책을 출간하는 일은 이래도 저래도 쉽지 않다. 하지만 출간은 설레는 일인 것 또한 틀림없다.       

이전 15화 나의 글쓰기 방향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