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라이프
49. 테슬라 주가 156.9달러
2022년 12월 13일 화요일 눈
[월든 숲]에 함박눈이 내리고 있었다.
미국 주식은 폭등이었다. [킴스팩토리] 사무실에서 자정이 될 때까지 주식 창을 지켰다. 매수하려고 한 테슬라의 주가는 156.9달러에서 174.87달러로 상승했고 TQQQ 22.72달러에서 24.17달러, SOXL 13.14달러에서 14.91달러로 상승했다. 가파른 상승이었기에 ‘도박하는 셈 치고 생각대로 1억 원 지를걸’하고 후회하며 오두막으로 향했다. 자정이 조금 넘은 시각이었다.
2022년 12월 14일 수요일 맑음
제시 리버모어의 말은 맞았다.
영하 10도의 온도에 [킴스팩토리] 사무실에서 일기를 쓰면서 주식 거래 창을 열어 주가를 확인했다. 주가 그래프는 ‘주식을 많이 가지고 있는 대주주들은 한꺼번에 많은 수량을 팔면 시장이 요동치므로 한껏 끌어올린 후 천천히 매도한다’라고 한 말처럼 기막히게 하락으로 마감했다. 유튜버들은 앞다투어 ‘장 시작 3시간 만에 사그라들었다’라고 관람 후기를 전했다. 그러니 이제부터 쓰나미가 쓸고 간 황량한 해변에서 몇 개 남은 조개를 줍듯이 마이클의 조개 줍기가 시작될 것이었다.
[월든 숲]에 내린 눈은 태양이 떠올랐음에도 전혀 녹지 않았다. 그러니 캘리포니아로 이어지는 작은 언덕을 벤츠 SLK 로드스터가 오를 수 없기에 비자발적 고립상태에 빠졌다. 물론, 그렇다고 당장 움직일 이유도 없었다. 어설픈 고립상태를 즐기며 냉동 도시락을 전자레인지에 데워 허기를 면하고, 낮잠을 자거나, 책을 읽거나 하는 시간을 보내다가, 신사동 친구가 유튜브 영상에 “잠실 가는 길에 책 두 권 샀네. 건강하게 잘 지내게~”라는 댓글을 확인하고 영상 촬영의 영감을 얻었다.
지붕에 눈을 얹은 오두막을 뒤로하고 소니 HXR-NX80 캠코더 앞에 섰다. 그리고는 “이제껏 살아오면서 IMF를 맞았고 리먼 브러더스 파산도 겪었다고는 했지만 사실 그리 와 닫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걸 느낍니다. 이토록 불황이 시작되는 중앙에 선 적은 없었습니다. 그런 속에서 다행히 얼마간의 현금을 가지고 있습니다. 위기는 기회이기도 하기에 어쩌면 인생에서 부자가 될 마지막 기회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제껏 겪어보지 못했던 불황에서 시작하는 미국 주식투자의 제2라운드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첫 번째 매수 종목은 전기차 테슬라(TSLA, 나스닥)였다. 프리마켓에서 160달러에 도달했기에 계획대로 5주를 매수하기로 했으나, 하락하는 중이었기에 159.12달러까지 기다려 매수했다. 그리고 유튜브로 테슬라 관련 영상을 검색했더니 런던 주식 시장에 상장된 3배 레버리지 상품인 TSL3, 3TSL이 검색되었다. 두 종목 중 서학 개미들은 주로 수수료 및 주당 가격에 대한 선호도 때문에 TSL3에 투자했고 이를 ‘삼슬라’라는 애칭으로 부르고 있었다. 그리고 이 종목에 투자해 물린 유튜버도 존재했다.
[인생은 실전이다] 채널 주인장으로 매수 원금 4억3천만 원을 투자했으나 –86.34% 하락해 주식 평가금액이 5천8백만 원으로 줄어든 상태였다. 그러함에도 전혀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계좌를 보여주며 자신만의 투자 서사를 이어가고 있는 점은 매우 본받을 만했다.
마이클의 첫 미국 주식투자 또한 쉽지 않았다. 투자자들이 반 토막 손실을 겪는 시기에 들어왔음에도 거기서 또 반 토막을 겪었기 때문이다. 매수 원칙보다 욕심이 앞선 탓에, 초기 매수 물량을 너무 많이 확보한 탓이었다. 이때부터 호시탐탐 원금 회복의 시기를 노렸고 거의 회복할 무렵 전량 매도에 성공했다. 그러자 유튜브 구독자들은 ‘매우 용기 있는 행위’라고 칭찬하거나, ‘빤스런 했다’라는 조롱의 댓글을 달았다. 당연히 예상한 댓글이었기에 상처 따위는 없었으며 앞으로도 오직 자신의 서사에만 집중하기로 했는데, 매수 원칙은 다음과 같았다.
5주를 매수한 테슬라는 5% 하락할 때마다 2배수로 투자금액을 늘려 7회까지 매수하기로 했다. 약 1억2천7백만 원이었다. 그리고 SOXL은 10.6달러에 250만 원을 시작으로 7% 하락할 때마다 5백, 1천, 2천, 3천 식으로 9회차까지 2억8천만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그렇게 하면 투자금은 약 4억7백만 원으로 총투자 금액의 33% 비중이었다. 매도 시기는 직전 고점에 다다르다 하락하는 시기에 하되, 보유 물량의 1/2로 한정했다.
2022년 12월 15일 목요일 폭설
오두막 복층에서 내려다보이는 [월든 숲]은 온통 하얀 눈으로 뒤덮여 있었다.
심란함과 즐거움이 교차하는 감정으로 전기 판넬의 열기로 따뜻하게 잠을 잔 이불 속을 빠져나와 1층 주방으로 내려갔다. 인덕션을 켜고 등산용 스테인리스 물컵에 베지밀을 부어 올려, 데우고 따뜻해지자 선식을 섞어 마신 후 커피 머신에서 커피도 내렸다.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시각이었다.
아무도 밟지 않은 눈을 밟으며 [킴스팩토리] 사무실로 향했다. 컴퓨터를 켜고 일기를 쓰고 주식투자 일기를 블로그에 포스팅하다 보니 스스로 매매 계획도 정리하게 되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그리고 테슬라 주식의 3배 레버리지 종목인 ‘TSL3’ 투자를 시도하기 위해 삼성증권 앱 다운을 시도하기도 했다. 그러는 사이 시간은 정오를 향해가고 있었고 눈발도 거세지고 있었다.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새벽 2시 무렵이었다. 꿉꿉한 피부가 불편해 가볍게 샤워하고 다시 누워 스마트폰으로 주가를 확인했다. 12.72달러에 매수한 SOXL의 주가가 11.6달러로 하락하고 있었다. 부담될 것이 아닌 수량이었으므로 즐거운 마음으로 2주를 매수했더니 평균 단가가 11.99달러로 낮아졌다. 이어 19.7달러인 TQQQ도 1주 매수했다. 첫 매수를 가볍게 시작하면 하락장에서 물타기를 해도 평균 단가를 낮춰갈 수 있는 장점이 있기에 이번 장에서는 절대 질 수 없는 포지션이었다. 그러니 ‘압도적인 돈을 벌겠다’라는 꿈을 꾸며 다시 잠을 청했다.
2022년 12월 17일 토요일 맑음
눈을 떴을 때는 새벽 두 시였다.
미국 주식 LOC. 종가 예약 매매를 취소했다. SOXL 주가는 매수한 가격에서 –7% 하락했고 TSLA 또한 –5%로 하락한 상태였다. 매수하기로 한 구간에 들어섰기에 SOXL은 30주를 매수해 평균 단가를 10.99달러로 낮추어 평가수익률을 –0.68%로 방어했고, TSLA 또한 49주를 매수해 평균 단가를 151.46으로 낮추어 평가수익률은 –0.31%로 방어했다. 또, TQQQ 주식도 19.7달러에 1주 매수했는데, 이 주식은 –30% 하락할 시 두 배로 물을 타 양전하는 재미를 추구하기로 했다. 계획대로 진행한다면 2023년에는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올 것을 예상하며 등골을 타고 올라오는 냉기를 막기 위해 오두막으로 향했다.
2022년 12월 18일 일요일 맑음
오두막 복층 외풍에 이마가 차가운 밤이었다.
유튜버 [야심TV]가 “유튜브에서 제공하는 핸들 기능으로 고유 주소를 만드세요.”라는 영상을 보고 마이클 자신도 ‘moneygame98’로 작명한 긴 주소를 ‘SOXL’로 바꾸기로 했다. 그러나 이미 누군가가 선점해서 사용하고 있었기에 [K-SOXL]로 입력했더니 가능했다. 다행이었다. SOXL 주식의 왕이라는 의미로 설정했는데 대한민국의 속살 최대 주주라는 뜻으로 ‘케이-속살’이어도 좋을, 이름이었다. 마이클은 이렇게 진심으로 미국 주식으로 인생 역전을 꿈꾸고 있었기에 오두막의 불편함과 추위도 견디어 내고 있었다.
오후 시간 역시 미국 주식 투자에 대한 시뮬레이션이었다. SOXL 주식의 경우 10회에 걸쳐 분할매수를 진행하기로 한 것과 함께, 기술적 반등이 오면 보유 수량의 절반을 매도해 현금을 확보하여 수량을 늘리는 계산이었다. 예를 들면, 5.6달러 하락할 때까지 매수하면 주식은 63,733주이고 투자금은 513,837,400원이었다. 이때 기술적 반등으로 전 고점 부근인 11.8달러까지 상승하면 63,733주의 절반인 31,866주를 매도하는 것이다. 그런 후 하락하면 또 처음처럼 계단식 매수를 이어가는 것으로, 하락 횡보장일지라도 수익을 내고 주식 수량도 늘릴 방법이었다.
운 좋게 1년 동안 4회 정도만 그렇게 된다면 상당한 수량을 확보할 수 있었고, 만약 1.5달러까지 폭락하는 행운의 시기가 온다면 10억 원을 더 태우기로 했다. 그렇게 되면 전 최고점인 72달러로 상승하면 2천억 원도 가능했다.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했듯이 마이클도 [MBC 방송국]을 접수할 수도 있었다. 아울러 TQQQ 또한 1억 원을 배정해서 30% 하락할 때마다 매수하기로 했다. 새로 수정된 매수계획표를 출력해 왼쪽 벽에 게시해 두었다. 주식 투에 대한 흥분은 밤에도 계속되었다.
저녁 식사 후 곧바로 잠든 탓에 자정 즈음에 일어났다.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보던 중 아들 솔 군의 문자를 받았다. 이때도 거침없는 주장을 하며 “작전대로 하면 213,840,000,000원이 나온다”라고 말하며 계산 결과를 스캔해 보내기도 했다. 그러니 마치 모두 이루어진 것처럼 선명하게 결과가 다가오는 것은 당연했고, 돈을 관리할 그릇 또한 충분했으므로 우려할 것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