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라이프
73. 수익금 12,000,000원 반납하고
2023년 7월 25일 화요일 맑음
미국 주식 장을 기다리며 유산소 운동했다.
복싱 타이머를 켜고 3분 3라운드 동안 쉐도우 복싱했다. 쨉을 뻗을 때마다 굳은 어깨 근육에서 통증이 느껴졌다. 무게를 줄이기 위해 주먹을 가볍게 던지며 3라운드를 견뎌내고 샤워 후 주식 장에 참여했다. 프리마켓에서 2천 주를 더 매수한 TMF는 1%가 하락한 7.37달러였으나 TSLL이 8% 상승했기에 계좌는 8백만 원의 수익을 보여주고 있었다.
2023년 7월 28일 금요일 폭염 (금주5일)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새벽 1시 30분이었다.
‘이 시간에 눈을 뜬 건 영감이다’라고 생각하며 미국 주식 앱을 열어 주가를 확인했다. 아침 AFTER 마켓에서 4천 주를 더 매수한 TMF(7.16달러) 때문에 351,258,355원을 투자한 주식은 5.14% 상승해 18,221,884원의 수익을 기록하고 있었다. 일본에서 ‘제로 금리 정책을 폐기한다’라는 돌발 악재로 조정받긴 했으나 과열 구간은 더 지속될 것으로 판단되었기에 11% 수익 중인 SOXL 4,001주만큼 더 비중을 싣기로 했다.
즉, 자신의 평단인 25.08달러보다 상승한 27.99달러인 주가이지만 조정을 예상하고 27.5달러 아래로 하락하면 매수되도록, 종가매수인 LOC로 4,000주를 예약해 두었다. 그런 후 혹여, 하락한다면 –5%를 손절 라인으로 정하고 절반 매도하기로 했다.
2023년 7월 29일 토요일 맑음
장이 끝날 때까지 주식은 매수되지 않았다.
그러는 동안 마이클은 매우 흡족할 만한 영상 두 편을 편집해 유튜브에 업로드했다. 오두막을 만들 때부터의 과정과 풀베기 작업을 하는 영상으로, 미국 주식 SOXL 주식을 10만 주 매수할 때를 가정한 상황극이었다. 삶의 장소가 바뀌니 맥락도 바뀌어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다. 어느덧 컨테이너 창문으로 아침이 시작되고 있었다.
더 늦으면 도로가 정체될 것 같아서 당장 나폴리로 출발하기로 했다. 드럼 연습실에 보관한 컴퓨터, 예초기 작업을 할 때 입은 사냥복과 빨래, 서류와 카메라를 빨간 벤츠 SLK 로드스터에 싣고 제습기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피렌체하우스] 관리실로 향했다. 물통에 물이 덜 찼는지 배수펌프는 작동 전이었다. 일단, 작동 상태를 믿어보기로 하고 남북대로에 올라 나폴리 방향으로 핸들을 돌렸고 약 3시간쯤 후 나폴리에 도착했다.
2023년 7월 31일 월요일 맑음
보람찬 작업을 마치고 샤워 후 주식 장을 지켜보았다.
정 작가가 “맥주 한잔해야겠어요”라며 냉장고에서 캔 맥주를 꺼내러 올 때도 이때였다. 계좌는 2,200만 원 수익을 보여주고 있었으나 변동은 거의 없었다. 그러니 매수나 매도할 때는 아니었다. 아니, 오르는 주식은 파는 것이 아니므로 매도할 이유는 없었다. [케렌시아 빌라] 정상화를 목표로 불처럼 움직인 7월의 마지막 날이 저물고 있었다.
2023년 8월 1일 화요일 맑음
8월의 첫날은 새벽 4시 57분에 시작했다.
주식은 TMF만 –5% 하락한 6.75달러였다. 그래서 보유 중인 10,001주에 1만 주를 더 매수하자 –3%가 되었고 주가는 7.09달러로 낮아졌다. 이때였다. ‘언제 6달러에 2만 주 확보하겠어’라는 생각에 전량 매도 후 현재 가격으로 재매수했다. 손실액은 –6,449,987원이었다.
하지만 정작 주식은 1만2천 주만 매수되었고, 가격은 상승하기 시작했다. 너무 많은 물량을 매수해서 그럴지도 몰랐다. 그러함에도 추격 매수는 하지 않고 기다렸더니 결국 매수되었다. 그러느라 투자한 금액은 519,942,286원으로 불어났는데, 공격적인 매수에는 이유가 있었다.
며칠 후인 8월 4일이면 전세금 1억3천만 원이 회수되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 [피렌체하우스] 임대차 계약을 진행한 [ㅎㅂ부동산] 중개사가 전화를 걸어와 “8월 5일이 잔금 일인데 그날이 토요일이라 L.H는 4일, 입금된다고 하고요, 임차인도 4일 오후에 도시공사에서 보증금을 돌려받으면 입금해준다고 하는데 어떻게 하실래요?”라고 물었다. 이에, “그렇다면 내가 가지 않아도 되겠네요?”라고 되물었더니 “그렇죠. 계약서는 어디로 보내드릴까요?”라고 물었다. “계약서는 주소 보내겠습니다. 그러면 그렇게 진행하고 수수료도 그렇게 할게요. 참, 전등도 교체해줘야 하는데. 사다 놓았거든요?”라고 말하자 “그거, 얼마 안 하니 우리가 하고 영수증 보내드릴게요”라고 말했다. 그러니 잔금 받으러 가는 수고를 할 필요 없이 중개 수수료와 입주 청소비, 전등 수리비만 송금하면 될 것이었다. 이렇게 회수된 전세보증금은 임차인이 나가는 날까지 미국 주식에 투자될 것이었다. 새로운 투자 기법이 시작되는 밤이었다.
2023년 8월 2일 수요일 맑음
마이클과 직장인 밴드 [Team A.J] 리더 정석이 식탁에 마주 앉아 술을 잔을 부딪치기 시작했다. 몇 시간 전, 마이클이 자신의 영혼을 달래기 위해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포장해 온 회였다. 정석이 “(케렌시아 빌라)건물이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실제로 보니 더 웅장하네. 이건 좀 사장님 같다”라고 칭찬하고, 미국 주식에 대해서도 ‘30억으로 주식 투자하는 지인’에 대해 “성격이 4차원이야. 세상 물정을 잘 몰라”라고 언급하며 “계도 너처럼 이것저것 안 보고 싸다고 생각하면 매수해서 2년이고 버텨서 몇억 벌면 그 돈으로 먹고살아”라고 말했다. 이에 마이클도 “내 말이. 그렇게 투자하는 게 맞다니 까?”라고 맞장구치며 삼겹살을 굽기 시작했는데, 주식은 수익금 1천2백만 원을 반납하고 폭락하는 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