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39억 원 대출승인

#동업건축 실패기

by 김경만

6. 39억 원 대출 승인



2017년 6월 13일 화요일, 맑음


신천 피렌체 빌딩에 도착했다.

호박마차를 주차하고 커핀그루나루로 가 모카커피 한 잔을 주문하고 2층으로 올라가 니코스카잔차키스의 ‘스페인 여행’을 펼쳤다.


같은 시각, 도진 또한 ‘사업 수지 분석’ 자료를 챙겨 벤츠 C200 까브리올레를 타고 출발했고 얼마 후 전화를 걸어 “형님, 신협에 주차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잠시 후, 신협 2층으로 올라간 내가 “점장님은 안 계시네?”라고 말하며 현 팀장을 찾았다. 남자 직원이 “외근 중이십니다. 약속 잡으셨어요.”라고 되물었다. 내가 “3시에서 4시 사이에 보기로 했는데 연락 한번 해 보세요?”라고 대답했다.


잠시 후, 셔츠 차림으로 목에 출입증을 건 현 팀장이 두 사람이 앉은 테이블로 다가오며 “오래 기다리셨어요?”라고 인사했다. 내가 “아니 별로, 한 시간쯤.”이라고 농담하자 “그렇게나 많이요?”라고 놀랐다. “아냐, 농담!”이라고 말하며 대화를 시작했다.


도진이 ‘수지 분석’ 자료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현 팀장이 서류를 넘기며 “이게 전에 말씀한 그것인가요? 공사비는 평당 얼마인가요?”라고 물었다. 도진이 “(건축비는) 평당 4백2십만 원 정도 됩니다.”라고 대답하자 “공사비가 좀 비싸네요?”라고 되물었다. 옆에 있던 내가 “잘 지으려면 그 정도 들어?”라고 거들며 “필지를 나누어 두 사람 이름으로 각각 지을 거야. 필요한 돈은 40억이고. 공동투자 공동 분배 형태의 사업이야.”라고 사업 성격을 설명했다. 현 팀장이 “저야 뭐, 사장님 같은 경우는, 우리도 처음이에요. 하여간 잘되셔서 다행입니다.”라고 말했는데, 지금 준공 후 분양 중인 인천 피렌체하우스 건축자금 대출과 관련, 현 팀장이 애를 쓴 것은 사실이었다. 그 때문에 윗선으로부터 질책도 들은 것을 알기에 “이번에는 절대 고생 안 시킬게!”라며 어깨를 토닥였다. 현 팀장이 “알겠습니다. 제가 연락드리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나의 신용이 확인되는 시간이었는데, 이렇게 되기까지 11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나는 그렇게 커가고 있었다.


도진이 신협을 나서며 “어떻게 식사라도 하셔야죠?”라고 물었다. 내가 “글쎄. 엽총을 방배경찰서에 입고시켜야 하거든, 그러면 일단 방배역에서 생각하자.”라고 대답했다. 이때였다. 나의 이테리 라파엘로 루쏘 엽총이 방배경찰서에 입고되지 않자 엽총을 내어 준 송파경찰서 총기 담당 경찰관이 전화를 걸어왔다. 내가 “은행에서 사업 관련 미팅하느라 시간이 좀 걸려요. 아마 한 시간 반쯤 후에는 방배경찰서에 입고 될 것입니다.”라고 안심시켰다.


2017년 6월 20일 화요일, 맑음


넓은 이케아 주차장을 오르내리며 호박마차를 찾을 때, 동진신협 현 팀장의 전화를 받았다.


“사장님 어제 너무 늦게 전화해 죄송합니다.”

“뭐, 그럴 수도 있지. 왜?”

“대출이 40억 필요하다 하셨죠? 그런데 어쩌죠? 다 안 될 거 같은데요?”


순간 인천 건축의 악몽이 떠올랐다. 건축주가 할 일은 오로지 자금확보였는데, 첫 단추부터 끼워지지 않는 모양이었다. 어렵게 “그럼 얼마나?”라고 되물었더니 “39억이요?”라고 대답했다.


“39억? 그러면 우리가 1억을 더 넣으면 된다는 소리네?”


되묻자 “네. 괜찮으시겠어요?”라고 말했다. 내가 “하는 수 없지, 그렇게 해야지, 근데 땅 매입 대출금은?”이라고 되물었다. 현 팀장이 “그건 4억9천5백이요. 나머지는 사장님이 대셔야 해요.”라고 말했다.


“좋아, 금리는 몇 프로야?”

“그게 요, 금리가 좀 올랐어요. 6.5%요,”

“6.5? 나 4.5잖아?”

“사장님은 정말 특혜였어요. 지금 저축은행 금리가 올라서 오히려 우리더러 낮게 빌려준다고 민원 들어올 지경이에요. 이 금리도 낮은 거예요?”

“그래? 취급수수료는?”

“2%요?”

“그럼 연 얼마야?”
“한 8% 되죠.”

“좋아, 그럼 정리할게! 50억 사업 자금 중 39억을 빌려주고 그중 토지 매입자금은 4억9천5백만 원이고 금리는 6.5, 취급수수료는 2%라 이거지?”

“네.”

“알겠어. 고마워, 근데 같이 투자할 아우들에겐 가오가 좀 떨어지긴 하다. 하여간 고마워!”


말은 그렇게 했으나, 건축에서 가장 어려운, 은행대출 승인을 확인했으니 동업자 도진에게도 알려야 했다.

“안 좋은 소식이 있다. 은행에서 대출을 다 못 해준단다!”

“에? 진짜 안 좋은데요? 얼마나 해 줄 수 있데요?”
“39억!”

“에헤헤헤, 형님도 사람 놀래키는데 뭐 있어. 생큐죠!!”

“또 하나, 금리가 너무 높아.”

“얼만데요?”


금리를 전해 들은 도진이 ‘대한 임 과장에게 한 번 알아보죠? 내가 하긴 그러니까 형님이 넌지시 전화 한번 해 보세요.’라고 의견을 말했다. 이에 과장에서 차장으로 승진한 조 차장에게 전화를 걸어 “나 경매의 신 김경만이야, 잘 지내?”라고 대화를 시작했다. 조 차장이 “네. 사장님 잘, 되시고 있죠?”라고 되물었다.

내가 “뭐 (분양) 계약이 정체되긴 했는데, 하나 물어보려고. 내가 건축을 또 하려고 하는데 요즘 금리는 어떻게 돼?”라고 물었다. 조 차장이 “똑같아요. --프로에요?”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잘 들리지 않아 다시 물었더니 “12%요.”라고 말했다. 내가 “그렇구나. 프로젝트 하게 되면 연락 줄게!”라고 대답하자 “네. 땅을 사실 때부터 같이 하셔야 해요?”라고 말했다. 내가 “응, 뭔 말인지 알아.”라고 대답하고 전화를 끊었다. 대한은행의 금리를 전해 들은 도진이 “더 알아볼 것도, 없네요? 그렇게 하시죠?”라고 대답했다.


2017년 6월 21일 수요일, 맑음


밴드 합주 후 뒤풀이는 참석하지 않았다.

팀원들에게 “오늘은 제가 다른 곳에 가봐야 합니다.”라고 말했는데 ,도진의 사무실에서 용인 빌라건축 프로젝트 자금조달에 대해 의논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내일 인천 피렌체하우스 6세대의 분양 잔금이 들어오면 풀릴 줄 알았던 자금 사정은 오히려 3백만 원 정도 마이너스 상태가 되었다. 계약자들이 계약금과 중도금 3억 원 정도를 미리 납부한 탓이었다. 게다가 이달 말에 내야 할 세금도 77,665,820원이나 되었다. 고지서가 여러 장인 탓에 표를 만들었고 체납에 대비 가산금까지 계산했다.


도진이 내 앞에 토지 매입자금, 현장소장이 기거할 아파트 매매자금, 농지전용부담금, 설계비, 감리비 등 공사를 시작하는데 필요한 자금을 표로 만들어 제시하며 “형님이 2억3천 정도, 제가 2억 정도 준비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도진의 준비 자금이 적은 이유는 아파트 계약금 등을 먼저 지급했기 때문이었다. 내가 “허, 이번에는 좀 편하게 가나 싶었는데 돈 가뭄은 똑같구나. 어떻게든 마련해 보고 안 되면 수수료 좀 뿌러지더라도 담보를 갈아탈 생각이다.”라고 한탄했다. 이에, 도진도 “형님, 저도 걱정이에요. 지금 가진 게 1억 조금 넘거든요. 담보를 갈아타면 수수료에 내상 입으니 은행에 담보를 조정해 달라고 해 보세요. 담보 여력이 충분하잖아요?”라고 말했다. 내가 “그것도 생각하지 않은 건 아니야. 지점장을 만나 이야기 해볼까 한다.”라고 말하고 호박마차를 타고 인천 피렌체하우스로 향했다. 자정을 넘긴 시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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