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3. 찰리 멍거

#서학개미 라이프

by 김경만

163. 찰리 멍거



2026년 1월 2일 금요일 흐리고 오후에 눈

침대에서 일어나 제자리 뛰기를 100회 했다.

스마트폰에서는 찰리 멍거라고 주장하는 한국어 음성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알게 되었다. 그냥 영감이 아니라 ‘변호사’이며, ‘죽는 날까지 부동산 거래의 복잡성을 게임을 하듯 즐겼다’라는 사실이었다. 그러니 ‘응석받이처럼 살겠다’라는 워런 버핏과는 전혀 다른 결의 동업자였고, 그래서 오래도록 잘 지낸 모양이었다.

찰리 멍거는 폭락을 예측하지 않았으며, 그럴 필요도 없다고 했다. 폭락을 예측하려 할 때 인간은 ‘사회적 증거 편향’이나 ‘박탈감에 대한 과잉 반응’ 같은 심리적 오류에 빠져 바닥에서 매도하는 최악의 결정을 내리기 쉽기 때문이었다. 그러므로 살아남는 투자자는 폭락을 맞춘 사람이 아니라, 마치 재앙이 언제든 닥칠 수 있는 것처럼 평생을 준비하며 산 사람이라고 했다.


이것은 나의 태도였다. IMF 위기를 떠들자 IMF가 시작되면 어떻게 되는지를 검색하고 공부하며 지출을 극도로 잠그고, 적금 등을 모두 해약해 대출금을 상환하며 가족을 지켰다. 그리고 리먼 브러더스 파산을 알지도 못하면서 단 한 번의 결정으로 법인으로 보유한 모든 부동산을 경매 처분해 채무 상환 후 남은 금액을 배당받았을 때, 리먼 쓰나미가 몰려왔다. 그뿐인가? 대출한 부실 채권의 담보 물건을 방어 입찰해 10년의 청춘을 갈아 넣으며 원금을 지켰고, 일련의 과정을 되돌아보며 초심 투자인 창고 임대를 떠올리고 크고 싼 땅을 매수한 것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수용 부지이다. 그리고 곧 막대한 현금으로 바뀔 것이다.

그래서 지금, 찰리 멍거가 말 한 ‘현금 보유의 진짜 의미’를 알게 된 것은 행운이었다. 그동안 현금 보유는 시장의 폭락에 사용할 옵션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멍거는 그것을 미래의 기회를 포착할 수 있는 ‘선택권(Option Value)을 확보하는 행위’라고 했다. 시장의 폭락과는 상관없이 자신의 유동성을 확보하는 행위라는 뜻이다. 주장은 단번에 이해되었다. 인천 [피렌체하우스]를 건축할 때 3억 원이 없어서 건축 자금 대출을 못 일으킨 기억, 3천만 원이 없어서 벤츠 SLK 로드스터를 담보로 대출까지 받으려다 쪽팔렸던 기억과 겹쳤다.

그렇게 얻은 결론은, 폭락은 예외적인 현상이 아니라 필연적인 현상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예측하려 들지 말고, 위기가 왔을 때 매수자가 될 수 있도록 포지션을 재정비하는 게 진정한 지혜라는 말이었다. 나 또한 30%의 현금 보유를, 영혼과 육체의 자유를 보장하는 보험금으로 예비하기로 했다. 아들 솔 군이 건너올 때도 이때였다.


토지 보상 계약을 위해 용인으로 출발하기 위함이었다. 다소 일찍 건너왔기에 찰리 멍거의 현금에 대한 정의를 전수하고 “서류는 다 준비했어?”라고 물었다.


“아뇨, 가서 준비하려고요.”

“공인인증서 있으면 어지간한 건 여기서 출력된다. 가서 하면 세무서도 들려야 하고 복잡할걸?”

“공인인증서요?”

“인증서 없어? 그동안 뭔 세월을 산 거냐?”

“제가 뭐 장사했나요? 월급쟁이였죠.”


그러면서도 “그게 되나?” 하며 스마트폰을 주물럭거렸다.


요즘 젊은이들은 스마트폰으로 다 된다. 어떻게 하더니 프린터기에서 국세납세증명서와 주민등록초본, 등본이 출력되었다. 그러나 지방세납세증명서에서 멈추었다.


“아빠, 지방세 체납이 있대요. 송금 한번 해 주세요.”


주식 양도소득세 주민세 미납금 6만여 원이었다. ‘타인 납부’로 송금한 후 납세증명서를 출력하게 했다. 그러함에도 완벽하게 서류를 준비한 것은 아니었다. 인감증명서를 발급받기 위해 이동읍사무소를 다녀왔고, 토지대장을 발급받기 위해 소유권 이전 확인 법무사에게 4,000원을 지불했다. LH 보상 협의 장소에서였다.

나는 샤워 후 녹색 더블 재킷에 황금색 스카프를 감았다. 아들 솔 군의 토지 협의 과정에서 LH 보상 담당자를 만나볼 요량이었다. 호박마차의 핸들은 아들 솔 군이 잡았다. 스스로 자처하지 않더라도 내가 운전하기에는 피로가 상당했다.




https://youtu.be/CuNh2YiddLM?si=FmkBlo18rww_o0m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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