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4. 욕심 많은 개

#서학개미 라이프

by 김경만

164. 욕심 많은 개



2026년 1월 11일 일요일 흐림


저녁에는 돼지고기 목살을 불판에 구웠다.

아들 솔 군을 부르지 않은 것은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라’라는 배려였다. 물론, 나도 술을 마시지 않았다. 우유 2팩과 목살 600g만 사고 농협 뒷길인 밭둑길 언덕으로 올라왔다. 이때였다. 미국 주식 투자에 대해 흔들리는 나 자신에게 죽비를 내리치는 깨달음을 얻었다.


김ㅇㅇ 변호사는 엔비디아와 팔란티어에 투자해 계좌를 50억 원으로 불렸다. 2021년부터 오직 보유하는 것 만으로 2,100%의 경이적인 수익률을 기록했다. 그러니 자신감이 하늘을 찔렀고 급기야 책을 출간하고 단톡방을 만들었다. 나도 초대받아 들어갔다. 그러나 글을 읽거나 하지는 않고 있다. 7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자신의 의견을 내고 인사를 하는 등 정신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함에도 5년 전 엔비디아, 팔란티어 같은 종목이라고 주장하는 내용에는 눈이 갔다. 솔직히 욕심이 났다. 왜냐하면 성공한 김ㅇㅇ 변호사보다 더 많은 종잣돈을 가질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현재의 엔비디아나 팔란티어에 투자할 생각은 없었다. 이미 상당 부분 상승했기에 안전마진이 적었다. 또, 부동산과 마찬가지로 ‘원시 취득’에 가까워야 두 배, 세 배 상승 수익을 노릴 수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었다. 주가 10달러가 20달러 가기는 쉬우나 100달러가 200달러 되기는 어려운 것과 같은 이치이다. 용인 토지 보상 또한 ‘선하지’라는 약점으로 평당 50만 원에 매수했기에 9배 가격의 보상을 받게 되었다.


‘파랑새는 처마 밑에 있었지. 나도 4년 동안 투자한 실력을 버리고 남의 떡을 부러워했구나’


시냇물이 흐르는 돌다리를 건너던 개 한 마리가 있었다. 입에는 커다란 뼈다귀 하나를 물고 가는 중이었다. 그러던 중에 자기보다 더 큰 뼈다귀를 물고 가는 개를 보았다. 그게 욕심이 나서 크게 짖었다. 입에 물고 있던 뼈다귀가 물속으로 ‘첨벙’소리를 내며 빠져다. 시냇물에 반사된 자신을 보고 짖었던 개는 뼈다귀도 놓치고 말았다.


내가 바로 그 욕심이 많은 개였다. 100건이 넘는 경매 투자의 성공, 몇 권의 저서, 빌라 건축 이력, 게다가 토지 투자로 138억을 확정한 전무후무한 성공 공식은 잊은 채 대박 잡주를 찾아 헤매고 있었다. 그러니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야 할 것이었다. 마치, 2017년 용인 빌라 동업 건축에 실패하고 혼자 미완성된 건물을 공사하며 인생을 돌아볼 때처럼.


인생 첫 부동산 투자는 IMF를 맞기 1년 전인 1996년이었다. 하남시 초일동에 있는 밭 330평을 매수했다. 그리고 IMF 사태가 일어나자 모든 가용 현금과 적금을 해약하며 대출금을 상환하고 창고 (110평, 100평)을 건축했다. 110평 창고에 20평을 막아, 집으로 만들어 살면서 임대료를 월 100만 원씩 200만 원씩 받았다. 이때는 모터사이클 수리점도 곧잘 되었기에 돈이 불어나는 속도가 빨라졌다.


‘그래, 식당으로 돈 벌면 예식장하고, 그러다 망하면 다시 식당을 한다더니, 나도 결국 창고를 건축하고 임대료나 받자’


그렇게 되어 중개보조인 혁주에게 “빌라 건축은 안 할 거야. 창고 건축할 거니 싸고 큰 땅을 가져와.”라고 말했고, 토지 보상에 이르게 된 3,340평 토지를 매수하게 되었다.


주식 투자 또한 마땅히 그래야 했다. 주식 투자의 창고 건축은 필라델피아 반도체 ETF 3배 레버리지 SOXL이다. 변동성이 워낙 심해서 처음부터 좋아했다. 반의 반토막까지 하락을 경험하며 투자했기에 자신 있었다. 유튜브 핸들을 'K-SOXL'로 사용할 정도로 매력에 빠졌다. 그래서 미국 주식 승부는 SOXL로 내기로 했다. 그러니 더는 이곳저곳 기웃거릴 필요도 없었다.


불판에 돼지 목살을 구웠다. 300g을 상추쌈으로 먹었다. 밥은 먹지 않았다.

저녁 시간도 Gemini와 ChatGPT에 번갈아 접속하며 SOXL 분할 매수와 계좌 운영, 투자금액에 대해 시뮬레이션했다. 진입 시기는 본주 SOXX 주가가 -10% 조정받을 때였다. 1번 계좌 1,650,000,000원으로 -30% 하락한 3배 레버리지 SOXL을 매수한다. 그리고 또 -10% 하락하면 2번 계좌에서 매수하는 방법이다. 그함에도 -30% 더 하락하면 용인 피렌체하우스 빌라 보상금을 몰빵 할 것이었다. 이때는 몸플릭스 계좌에서도 불을 뿜을 것이다. 그리고 고점을 회복하면 10% 상승할 때마다 주식을 10%씩 분할 매도하기로 했다. 즉, 2~3배 수익에 만족하기로 했다.


잠시 의기소침했던 기운이 다시 샘솟는 시간이었다.


https://youtu.be/rocctEKagxE?si=UrN3nhYh2mTS6h0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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