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라이프
165. 넷플릭스와 TMF
2026년 1월 13일 화요일, 맑음
추위에 눈이 떠졌다.
전기 온수매트를 켜지 않고 잠든 탓이었다.
미국 주식 시황을 확인할 요량으로 거실로 나가 컴퓨터를 켰다. 모니터 시계는 새벽 두 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그렇다고 해도 일찍 잠자리에 들었기에 수면이 부족한 것은 아니었다.
새해 첫 미국 주식 투자 영상을 촬영했다. 영화 제작자 겸 감독이므로, 영화 배급회사인 ‘넷플릭스’를 매수하는 영상을 찍기로 했다. 하지만 매수 버튼은 누르지 않았다. 이동평균선이 모두 역배열 상태였기 때문이다. 어디까지 하락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굳이 귀한 현금을 태우고 싶지 않았다. 촬영한 영상을 편집해 유튜브 [미국주식 Sage-X] 채널에 게시한 뒤, 안방 침대로 향했다.
다시 눈을 뜬 시각은 10시 무렵이었다. 허기를 달래기 위해 라면을 끓였다. 달걀도 하나 넣었다. 브런치였다. 그렇게 끓인 라면을 먹는 중이었는데, 어금니 통증 때문에 씹기가 힘들었다. 일전에 치과에서 확인한 오른쪽 아래 어금니 문제였다. 더는 미룰 수 없었다. 즉시 임플란트 이식을 하기로 했다. 아니, 한발 더 나아가 피부 관리 등 몸을 만드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2025년 1월 16일 금요일, 맑음
미국 주식 HTS에 접속했다.
CONL 주식을 종가 매수(LOC)로 4,000만 원 예약했다가 취소했다. 이동평균선이 역배열 상태였기에 추가 하락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시각은 새벽 4시가 조금 못 된 때였다.
지켜보는 동안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66억 원을 개인 계좌로 투자하는 원칙을 정리하느라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다. 그 사이 미국 주식 장도 마감되었다. CONL은 내가 매수하려던 가격보다 더 하락했다. -12.79%, 주가는 16.09달러였다.
다시 안방으로 가 잠을 청했고, 일어난 시각은 9시가 조금 못 되었을 때였다. 항생제 등 약을 복용해야 했기에 식사를 했다. 신선한 들기름에 날계란 하나를 깨 마신 뒤, 달걀 일곱 개를 삶았다. 그중 두 개를 먹고 약을 먹었다.
2026년 1월 19일 월요일, 새벽부터 눈
저녁 식사는 보쌈이었다.
출간 예정 원고를 브런치와 블로그에 게시하고, 유튜브 영화 리뷰 영상을 보며 몇 점 먹고 있을 때였다. 아들이 전화를 걸어왔다.
“보쌈 삶았는데 기가 막혀요.”
그렇게 아들이 만든 보쌈을 먹었다. 대화는 토요일에 만날 예비 사위 이야기와 관상 이야기로 이어졌다.
“Ai로 관상 좀 공부했거든요. 아버지는 코에 재물이 있다네요.”
아들이 약을 쳤다. 이 녀석의 모든 관심은 아버지가 재물을 잘 모으는 데 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고백이 이어졌다.
“TMF가 기대처럼 안 오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혼자 시간을 보내며 검색을 해본 모양이었다. 나는 곧바로 Gemini 프롬프트에 아들의 투자 조건을 입력했다.
“투자금 2억 원을 2년째 TMF에 투자 중이다. 꾸준히 물타기해 현재 -30% 상태다. 여기에 2억 원을 추가로 투입해 두 배 수익이 나면 매도하려 하는데, 어떻게 보나?”
결론은 명확했다. 2억 원 추가 투입은 매우 신중해야 하며, ‘수익이 날 때까지 기다린다’는 전략이 통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었다. 핵심은 세 가지였다.
1. 레버리지의 치명적 약점 — 변동성 잠식
TMF는 미국 20년 이상 장기 국채 수익률의 3배를 추종한다.
문제는 지수가 오르내림을 반복할 경우 자산 가치가 녹아내리는 **음의 복리(Volatility Decay)**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결론: TMF는 장기 보유 상품이 아니라, 금리 하락 방향성에 단기 베팅하는 도구다. 2년 보유라면 이미 이 ‘녹아내림’을 겪고 있는 셈이다.
2. 물타기의 구조적 위험
현재 -30% 상태에서 2억을 추가하면 평균 단가는 낮아지지만, 총 투자금은 4억으로 늘어나며 리스크도 두 배가 된다.
금리 반등 시: 손실은 -50% 이상 확대될 수 있다. (4억의 -50% = 2억 손실)
기회비용: 2억을 고변동 레버리지 상품에 묶기보다, 우량주나 배당주 분산이 더 합리적일 수 있다.
3. ‘두 배 수익’의 비현실성
TMF가 두 배가 되려면 장기 금리가 급격하고 직선적으로 하락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Higher for Longer’, 즉 금리가 오래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더 크다.
나는 결과를 읽고 아들에게 말했다.
“두 배는 확률이 희박하다. 물을 타더라도 본전 근처에서 비중을 줄여라. 계좌를 나눠서 대응하고, 추가 자금은 다른 종목으로 돌리는 것도 방법이다.”
Gemini의 조언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TMF 비중 축소 후 TLT 등 비레버리지 상품으로 이동, 추가 자금은 분할 투입. 목표 수익률을 현실적으로 수정 (본전 회복 또는 10~20%)”
그리고 한 문장이 남았다.
“레버리지 투자는 시간이 당신 편이 아니다.”
아들은 그동안 내 조언에는 강하게 반박하더니, 인공지능의 답 앞에서는 고집이 조금 꺾이는 듯했다.
사실 6,000만 원 손실은 웃고 넘길 일이 아니다. 그런데도 크게 아파하지 않는 이유는 따로 있다. 일부는 스스로 번 돈이지만, 상당 부분은 내가 마련해 준 자금이다. 빌라 전세금 1억 4천만 원. 거기에 주거비도 없고, 차량 유지비도 없다. 그래서다. 뼈가 타는 감각이 없는 이유.
결국 돈은, 자기 땀으로 번 것만이 진짜 무게를 가진다.
https://youtu.be/N8NMk5vf3v0?si=vimbh7sHuJIctpE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