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를 공부해보자

브런치 초보가 글 잘 쓰는 법

by 이소연

<불렛저널>이라는 책을 읽고 내 삶의 우선순위를 정리해봤다. 내가 당장 힘써서 안 해도 되는 것은 놀랍게도 유튜브였고, 당장 힘 좀 써서 해야 하는 것은 의외로 브런치였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브런치가 뭔지 모르겠다. 나를 알고 너를 알면 1승은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브런치와 브런치를 시작한 나에 대해 공부해 보려 한다.

0. 왜 브런치를 시작했는가
1. 지금까지 내 브런치에는
2. 브런치란 무엇인가
3. 브런치에서 조회 수 많이 받는 법



나를 알자


0. 왜 브런치를 시작했는가

환경에 대해 글을 쓰고 싶었다. 세계여행이란 카테고리로 시작한 지 6년정도 되는 네이버 블로그에는 총 조회 수도 이웃 수도 많았지만, 환경에 대해 글을 쓰면 압도적으로 인기가 없었다. 시간과 마음을 들여 글을 썼는데 도무지 읽는 이가 없으니, 나는 서운해야 할 대상도 없이 마냥 서운해했다. 하지만 나는 결국 글을 써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었고, 그렇다면 둥지를 바꿔 내 글을 좋아할 만한 독자를 조금 더 적극적으로 찾아봐야 하는 게 아닌가 싶었다. 소심하게 살짝 날아, 다른 계정의 블로그도 파보고, 워드프레스와 티스토리도 흘끔 들여다 보고, 결국 2번이나 작가 신청에서 탈락했던 브런치에 돌아왔다. 실제로 내 생활에서 많이 공유되고 보이는 게 브런치 글이었기 때문이다.


1. 지금까지 내 브런치에는

글이 4개밖에 없다. 브런치 작가 등록을 3번 만에 겨우 합격해 그렇게 좋아하다가, 첫 글 10만 뷰를 찍고 오히려 기가 죽었다. 첫번째 글이 의외의 인기를 얻자, 그 이후 글들은 당연히 줄줄이 소세지로 손 잡고 조회수 내리막 길을 터벅터벅 걸을 수 밖에. 하지만 가만 생각해 보면, 애초에 새로운 둥지를 틀고 글을 쓰기 시작하며 다짐했던 게 있다.

조회 수에 기 죽지 말자. 댓글과 좋아요에 집착하지 말자.

누군가 좋아할 만한 글 말고,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쓰자.

꾸준하게 좋은 글을 써 보자.

하지만 나는 '좋은 글'에 대해 지나치게 많이 고민한 나머지, 안 쓰기 시작했다. 한 번 쓸 때, 논문 급으로 자료를 찾았고, 발행을 하기까지 너무 많이 주저했다. 수영을 처음 하는 강아지처럼 물가에서 엉덩이를 뒤로 빼고 망설이며 낑낑대고 있었다.



너를 알아보자 브런치


2. 브런치란 무엇인가

‘글이 작품이 되는 공간’이다. 브런치는 카카오에서 2015년 내놓은 블로그 플랫폼으로, 브런치만의 느낌이 있다. 인스타그램에서는 사진도 인스타그램스럽게, 인스타그래머블하게, 글도 해쉬태그도 그 '늑김'을 살려야 인플루언서가 된다. 유세윤, 김재우처럼 자신의 개성을 잔뜩 담아 팬들을 끌 자신이 없다면, 남이 하는 대로 따라해야 보통은 가는 것. 브런치도 최소한 '브런치 늑김'을 알아야, 더 잘 읽히는 글을 쓰든 개성을 담아 쓰든 할 수 있겠다.


스크린샷 2019-11-29 오후 5.17.21.png 인스타그램 영구탈락과 1K의 차이 ㅋ.ㅋ



# 광고 글을 보기 힘들다.

브런치 글. 나도 쓰고 있기 때문에 '전문성'은 잘 모르겠지만, 글 쓰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 공간이라는 건 맞는 것 같다. 그래서 단순한 광고글이나 상품 리뷰는 적은 편이다.


# 글의 주제는 천차만별이지만 은근한 통일성이 있다.

자신의 일상에서 글감을 찾아 쓰는 경우가 많다. 문화, 예술, 기술, 심리, 마케팅과 브랜딩, IT, 스타트업 그리고 결정적으로 퇴사에 관한 글이 많다. 나는 개인적으로 퇴사가 무슨 힙한 것이라도, 아니면 유행이라도 된 것 같아서 싫어한다.


# 작가 신청을 하고 통과해야 글을 쓸 수 있다.

(조금 더 엄밀히 말하면, 글은 아무나 써서 임시저장 해 둘 수 있지만, 작가 승인이 없으면 발행할 수 없다.)

어떤 기준으로 작가 신청을 승인하는 지는 알 수 없다. 브런치 작가가 되기 위한 수업까지 있다고 하는데, 운도 있는 것 같다. 영혼을 갈아 썼던 글도 떨어지기도 한다고. 나는 3회 도전 모두 환경에 관한 글이었는데, 3번 째에 통과가 됐다. 그때그때 필요한 스타일의 작가를 승인시키는 것 아닐까?


# 온라인 글이 아니라, 만져볼 수 있는 실제 출판물로 낼 수 있다.

벌써 7회 작가-지원 프로젝트도 하고 있다. [브런치 책방]에서는 실물 책을 소개하고, 판매를 돕고 있다. 작가에게 직접 제안해 출간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고.


# 카카오 채널에 노출될 수 있다.

카카오와 다음이 함께 팍팍 밀어주고 있어, 선정된 글은 엄청난 조회 수를 기록한다. 카카오가 어떤 글을 좋아하는지는, 블로터가 야무지게 써 놓은 기사를 참고해보자.


# 복사가 안 된다.

작가의 저작권을 보호하기 위해서.


# 탭이 4개 있다.

하나씩 눌러봐야 하는데, 나는 정말 글만 띡 썼다 나가고, 이 플랫폼을 탐험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쉽게 말하면, 옆에 있는 다른 탭에 들어가 본 적이 없다. 그래서 한 번 뜯어 살펴봤다.


브런치 홈, 브런치 나우, 브런치 책방, 피드가 있다.

대충 내가 탐험하며 각 탭에 대해 느낀 점을 정리하면 이렇다.


1. 브런치 홈 - 말 그대로 홈이다. '브런치'에 거주 중인 여러 입주자들의 글을 분류에 따라 볼 수 있다. 브런치 글 / 주제 / 추천 작가 / 추천 아티클이 뜬다. 반나절에 한 번씩 업로드 된다고.

스크린샷 2019-11-29 오후 4.02.27.png 키워드로 분류된 브런치 글. 환경 탭은 없다. 왜!

2. 브런치 나우 - 1분 전, 3분 전... 실시간 사람들이 올린 글이 뜨는데, 내가 구독하지 않은 사람들 글도 그냥 뜬다. 완벽하게 업로드한 최신 순인지, 내 관심사와 연결되는 알고리즘으로 된 순서인지는 모르겠다.


3. 브런치 책방 - 브런치북으로 출간된 것을 소개해준다. 나는 주저리 주저리 내 마음과 감성을 잔뜩 묻혀 글 쓰는 걸 좋아하지만, 원래 까르보나라를 먹고 나서는 콜라가 땡기는 법. 비슷한 주제, 문장의 글은 별로 읽고 싶지 않다. 물론 나보다 훨씬 뛰어난 분들의 글이겠지만, 너무 전형적인 브런치 작가 스타일의 글은 오히려 읽기도 전에 물리는 이상한 현상이 있다.

스크린샷 2019-11-29 오후 4.06.49.png


4. 브런치 피드 - 페이스북 피드, 블로그 홈과 같은 기능이다. 내가 구독한 작가들이 글을 올리면 뜬다. 사람이 아닌 '매거진'도 구독할 수 있는데, '매거진'은 여러 작가가 협업해서 같은 주제에 대해 글을 쓰는 기능이라고. 아직 나는 매거진을 따로 구분해서 만들어보지 않았다. 더 탐구해야 할 것 같다.


브런치에 대한 탐험과 공부는 이 정도면 된 것...같다.


문제는 노출이다.

브런치, 문제는 노출이다. 이제 브런치에 대해 대충 알았는데, 어떻게 하면 잘 노출되는 글을 쓸 수 있을까. 좋은 글을 쓰겠다는 나의 다짐과 약속도, 궁극적으로는 더 많은 사람들이 보는 글을 쓰고 싶다는 뜻이다.


IMG_3194.jpg?type=w800 글은 내가 쓸게. 노출은 누가 시켜줄래? C. 박미선


3. 브런치에서 조회 수 많이 받는 법

결론부터 말하자면, 모르겠고 브런치 고수들도 다들 모르겠단다. 몇 만 명의 구독자 수를 가진 브런치 작가들이 쓴 글들을 찾아봤는데, 다들 '모르겠다'는 말을 길고 장황하게 하고 있다.


조회 수를 많이 받는 건 결국 다음이나 카카오 채널에 노출돼야 하는 건데, 이건 관리자가 PICK 해서 올리는 것(혹은 알고리즘)이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그럼 결국 글 쓰는 법을 천천히 훈련하는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브런치에 대해 공부하다 보니, 누군가는 브런치를 '최근에는 퇴고를 거치지 않는 이용자들이 늘면서 갖은 비문들이 난무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평했다. 문장의 빈곤함은 사유의 밑천과도 연결되는 경우도 많단다. 문장의 빈곤함은 사유의 밑천.


그래서 나는 더 많이 읽고, 생각하고, 대신 조금 더 과감히 글을 써 보기로 했다. 앞으로 내 브런치에는 '환경'에 대한 글뿐만 아니라, 내가 일하고 있는 회사에서 느꼈던 내 이야기, 내가 읽고 보고 들은 콘텐츠에 대한 이야기도 조금 더 솔직하게 털어놓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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