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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를 죽이는 가장 완벽한 방법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씨스피라시 Seaspiracy>

by 이소연

돌고래는 놀랍게도 매일매일 우리 곁에 있다. 당신이 꼭 바닷가에 살지 않아도, 곁에 있다. 돌아가는 회전 초밥 그릇 위에, 인생 샷을 찍으려는 아쿠아리움 유리벽 너머에 있다. 가까이 있는 만큼, 죽이기도 쉽다. 돌고래를 죽이는 가장 완벽한 방법을 소개한다.



무난한 방법, 작살로 찔러 죽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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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살이 뚫은 돌고래는 옆구리에서 빨간 피를 울컥거린다. 파란 바닷물이 금세 피비린내로 물든다. 매년 9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일본의 작은 마을 타이지(太地)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국제포경위원회(IWC)는 국제적으로 상업적 포경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으나, 일본 정부는 이를 탈퇴하고 타이지 마을에 고래 1700마리를 잡을 수 있게 허락한다. 많게는 수천 마리가 작살과 몽둥이에 맞아 죽는다. 생포해서 아쿠아리움 등에 팔기도 하고 그냥 죽이기도 한다.


돌고래가 참치류 해양 동물을 많이 먹으니, 인간이 참치를 더 많이 잡기 위해 돌고래를 죽이는 거다. 사람이 하나하나 직접 돌고래를 죽인다는 점에서 가장 무난한 방법이다.



확실한 방법, 유리벽에 가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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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살로 찌르거나 몽둥이로 때린 채 바다에 버리고 가면, 의사인 친구 돌고래가 다가와 상처를 어루만지어 돌고래가 살아날지도 모르는 일이다. 돌고래는 서로의 존재가 중요한 사회적 동물이니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여기, 돌고래를 죽이는 더 확실한 방법이 있다. 아쿠아리움에 가두는 거다. 유리벽에 가두고, 좋아하는 먹이를 대가로 주고, 훈련사와 '교류'하게끔 훈련하는 거다. '이 정도면 무난한데?'라고 생각했다면, 큰 착각이다.


이 방법은 돌고래를 서서히 미쳐가게 하거나, 스스로 자해하는 혹은 귀가 먹는 고통을 느끼며 서서히 죽어간다는 점에서 아주 확실하게 돌고래를 죽일 수 있다. 평생 자신이 살던 곳을 꿈꾸며 숨 막히는 좁은 창에 갇혀 살다 천천히 죽어가는 것만큼 확실한 방법이 있을까. 한번 아쿠아리움에 갇히면 죽어야만 나갈 수 있다.


아직 국내 아쿠아리움 돌고래 사망 확률은 50%에 불과하지만, 염려할 필요는 없다. '교육' 목적으로 사람들이 아쿠아리움 티켓을 산다면, 기업은 이를 멈출 리 없고 사망률은 머지않아 100%에 수렴할 테다. 최근에도 매달 돌고래 사망 소식이 들린다. 한 마리 한 마리 완벽하게 죽어가기를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가장 완벽한 방법, 생선 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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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위에 생선이 올라왔다면, 당신은 이미 돌고래를 죽이는 가장 완벽한 방법을 수행했다. 돌고래뿐 아니라 바다거북, 가오리, 니모의 집 산호초까지 아낌없이 죽였다. 매년 미국에서만 사람이 먹는 생선을 잡기 위해 해양 동물 90만 톤이 잡혔다 버려진다. 그나저나 '사람 400kg어치가 죽었다'라고 표현하지는 않는데, 생각해 봄직한 표현이다.


이런 죽음을 '부수어획'이라고 부른다. 누구도 목표하지 않았지만, 우연히 잡히는 '어획물'을 칭하는 말. 한 어선에서는 8마리 참치를 얻기 위해 45마리 돌고래가 그물에 잡혀 죽었다.


프랑스 서해 바다에서는 부수어획으로 죽는 돌고래가 타이지에서 '무난한 방법'으로 죽임 당하는 돌고래 수보다 10배 많다. 어선은 전 세계 어느 바다에 퍼져 있으니, 돌고래를 죽이는 가장 완벽한 방법은 계속 '물고기'를 주문하며 수요를 확실히 하는 것이다.




누구라도 자유로울 수 있을까

돌고래를 죽이는 완벽한 3가지 방법에서, 누구라도 자유로울 수 있을까?

벗어나야 한다. 벗어나고 싶다. 이 광기 어린 죽음의 굴레에서.




이 글은 <오마이뉴스> '시셰퍼드코리아' 계정에서 볼 수 있습니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7535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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