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로 치면 읍 정도 되는 크기의 시골마을에서 자란 세 사람이 1995년 패스트볼이란 밴드를 결성합니다.
크지 않은 클럽에서 서로 다른 밴드 멤버로 활동하던 중 셔필드가 스칼조에게 주니가를 소개해 패스트볼이란 자신들만의 밴드를 결성해 라이브 음악의 수도 오스틴에서 본격적인 연주를 시작합니다.
스칼조와 주니가가 교대로 보컬과 작곡을 맡고 셔필드는 드럼 치고 백업 보컬을 맡습니다.
오스틴이란 도시는 음악축제가 열릴 무렵, 밴드 뮤지션이라면 누구나 라이브 무대에서 연주해보는 걸 꿈꾸며 무명시절을 보내는 음악의 도시입니다.
Fastball은 오스틴에서 자신들의 연주 실력을 인정받아 유명세를 타기 시작합니다.
유명세를 타고 녹음 계약까지 하지만 수입이 시원치 않아 미래가 불안정하자 한동안 스칼조는 오스틴 공동묘지에서 알바로 일하기도 합니다.
오늘 소개하는 The Way 란 노래는 미국의 대중음악 차트인 빌보드지에서 7주 동안 1위를 차지한 패스트볼의 넘버 원 히트곡입니다.
작곡자 Scalzo는 텍사스에 사는 노부부가 실종됐다는 뉴스 기사를 읽고 난 후 1997년에 이 노래를 작곡합니다.
밴드 멤버 전체가 사회문제에 기본적인 관심이 있었는 데다 노부부의 사연이 쓸쓸하면서도 감동적이라 멤버들의 합의로 이 노래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아내 레일라는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고 남편 레이몬드는 뇌일혈로 수술을 한지 얼마 안돼 두 사람 다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 어려웠습니다. 어느 날 아침 남편 레이몬드는 지역축제를 보러 가자며 아내 레일라를 자신의 차에 태웁니다.
목적지 없는 여행을 결심하고는 짐을 싸면서 그들 노부부는 자신들의 여행 계획을 자식들에게 알리지 않고 떠납니다.
그들 노부부는 자동차를 몰다 고속도로에 고장(?) 난 차를 세우고 목적지도 없는 먼길을 걸어가야 하면서도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기분으로 다신 집에 돌아갈 수 없는 머나먼 길을 무작정 걷습니다.
약 보름 후 축제장 가는 길에서 수백 킬로나 떨어진 핫스프링스라는 마을 근처 계곡 아래에서 노부부는 죽은 채 발견됩니다.
Scalzo는 병든 그들 노부부가 죽음으로 가는 길을 상상하면서 길도 모른 채 영원한 로맨틱 여행을 떠났다고 말했습니다.
패스트 웨이 멤버들의 고향인 펜실베이니아는 독일계 노동자 농민 출신 이주민의 후손들이 30%나 거주하고 있고 그 외에도 아일랜드 이탈리아 이주민 후손들도 많아 전통적으로 진보적 성향이 두드러진 곳이라 합니다.(정치권에서 말하는 진보 보수 논쟁 과는 전혀 다른 의미로 언급한 것이니 우리나라 정치와 연관해 오해 없길)
패스트볼은
모던 락을 지향하고 있으면서도 정통 락이 출발점이라 그 전통을 지키고 있습니다. 시끄러운 락 비트에 경쾌하고 속도감 있는 드럼, 멜로디도 솦트하고 팝스타일이라 쉬워서 락 마니아가 아닌 일반 대중들의 기호가 높은 편입니다.
오스틴이란 도시는 라이브 음악 공연이 많은 곳입니다. 세계 라이브 음악의 수도라고도 하는데 Austin City Limits라는 뮤직 페스티벌이 그중 가장 유명하다고 하네요.
오스틴은 뮤지션들의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게 시차원에서 지원도 하고 정치적으로도 자유로워 젊고 가난한 뮤지션들의 아지트라고 불려집니다.
이러한 자유스럽고 진보적인 음악 환경은 1800년대 후반 독일의 야외 맥주홀에서 시작된 공연 역사에서 비롯됐다고 합니다.
미국 포크음악의 전설 피트 시거도 펜실베이니아에서 주로 활동했으며 Janis Joplin도 이곳 오스틴의 자유무대에서 활동했습니다.
오스틴은 진보적인 음악도시답게 뉴레프트 운동의 고향입니다.
오스틴 시티 전체가 음악의 도시로 가난하지만 진보적인 뮤지션들의 꿈을 키우는 이상향이며 라이브 음악의 랜드라고 불릴 만큼 도시 곳곳이 인디, 언더 등 장르를 초월한 공연장이 있어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한 번쯤 가볼만한 곳이라고 합니다.
멤버
토니 스칼조
1964년생. 베이스 겸 키보드 보컬 작곡가. 이탈리아계 출신 이민자의 후손.
마일스 주니가
1965년생 리드기타. 보컬
Joey Shuffield
1969년생. 보컬 드러머. 퍼커션.
Fastball의 음악은 대부분 리허설 없이
라이브로 녹음한다고 하니 그만큼 연습량이 많음을 증명하는 것이겠지요.
노래 The Way 가수 Fastball밴드
경쾌한 리듬과 멜로디지만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야 할 다소 우울할 수도 있는 가사가 주는 의미를 생각하면서 이어폰을 꽂고 가만히 들어 보시죠.
They made up their minds
And they started packing
They left before the sun came up that day
An exit to eternal summer slacking
But where were they going Without ever knowing the way?
중략
They'll Never get hungry
They'll never get old and gray
You can see their shadows Wandering off somewhere
They Won't make it home
But they really don't care
They wanted the highway
They're happy there today , today
그들은 마음을 정하고 짐을 싸기 시작했죠
그들은 그날 해가 뜨기도 전에 떠났죠
영원한 여름의 한가로움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하지만 그들은 길도 잘 모르면서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요?
중략
절대로 배 고프지도 않고 결코 늙거나 흰머리가 되지도 않아요.어디론가 사라지는 그들의 그림자가보일 거예요
집에 돌아오지 못하겠지만 그들은 상관하지 않아요
그들은 고속도로로 길 떠나길 원했고
그리고 오늘 그곳에서 더욱 행복하죠, 오늘
2002년인가 월드컵이 한창 열리던 여름날 노동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네 번째로 감옥에 갇혀 있었을 때였습니다.
저녁을 먹고 난 휴식시간에는 구치소 교정당국이 일방적으로 채널 선택권을 행사해 자신들이 선정한 30분가량의 라디오 음악방송을 녹음했다가 틀어줍니다.
처음 듣는 노랜데 갇혀있어 답답해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경쾌한 리듬과 귀에 익은 듯한 가벼운 멜로디를 바로 따라 불렀습니다.
다른 재소자들이 방 안에서 설거지를 하느라 소란스러워 곡목은 자세히 못 들었습니다.
그러다 얼마 후 석방되던 날 후배 동지들이 절 태우러 온 승용차 안에서 다시 듣게 되었습니다. 집에 와 기억을 되살려 인터넷으로 찾았는데 슬기롭지 않은 감옥이 생각나서 밤새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