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치미 막국수

by 김운용

어제 과음했거나 시원한 게 생각나면 막국수를 추천합니다.

오늘은 짧은 상식을 동원해서 좋아하는 막국수를 예찬해보겠습니다.


막국수의 주원료는 메밀입니다.

메밀은 주로 기후가 서늘하고 일교차가 많은 산지 등에서 재배하는데 북한이나 강원도 북부지방 쪽에서 많이 생산됩니다. 흔히 막국수 하면 춘천으로 알려져 있는데 메밀은 산간벽지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기 때문에 주 산지는 인제, 홍천, 평창 등입니다.


어쨌든 닭갈비와 함께 춘천을 대표하는 유이 무이한 향토음식이 돼버렸지만 단지 춘천이나 인제 홍천 다 지역적으로 가깝고 풍습이나 음식 만드는 방법도 거의 비슷해 딱히 어디가 원산지라 할 순 없습니다.


인제, 홍천, 유포리(춘천) 막국수는 옛날 시골 할머니의 양념 맛이 아직 남아 있는 듯해서 개인적으로 더 좋아합니다


막국수의 유래를 예전에 화전민이라는 사람들이 만들어 먹기 시작했다고들 합니다만 벼농사가 많지 않던 강원도 특성상 농지가 없어 산비탈을 개간해 농사를 짓던 대부 분 사람들이 주로 메밀을 많이 심었고 쌀반 메밀반 옥수 수반 섞어 주식으로 이용했다고 합니다. 어릴 적 내경험 도 생각납니다


어릴 때 어머니가 만들어준 베개는 속에다 메밀 껍데기를 집어넣어 주셨었는데 베개를 벨 때마다 좀 따갑기는 했지만 시원하고 움직일 때마다 메밀 껍데기가 부딪치는 사각사각 그 소리가 기분 좋았습니다.


막국수는 원래 반죽을 눌러 뽑은 면을 동치미 국물에 넣어 먹는 물막국수를 말합니다. (대표적인 예 춘천 유포리 막국수)


막국수는 메밀 특유의 구수하고 담백한 맛 때문에 술 먹은 다음날 숙취 해소용으로도 좋고 냉면 애호가를 제와하곤 다들 좋아합니다.


막국수란 이름이 지어진 어원이 인터넷 검색엔 잘 안 나오거나 희화화한 내용만 있는데 사실 음식 이름은 어느 정도 만드는 과정이나 음식재료의 형태 성격 등을 보고 만들어집니다.

막국수 역시 동일한 기준으로 볼 때 맷돌로 메밀을 갈아 가루를 만드는 과정에서 겉껍질이 잘 벗겨지지 않아 메밀 막이 그대로 남겨진 채 반죽을 해 만든 국수라는 설을 저는 젤 신뢰합니다.


북한에서 월남을 하신 탓에 아버지 일가가 남한에 유일하게 아버지 5촌 당숙과 당숙모가 계셨는데 당숙모란 분이 메밀 껍데기를 다 안 벗기고 메밀 막이 있는 상태로 반죽해 색깔이 거뭇한 메밀막국수를 어머니와 함께 만드신 일들이 기억납니다.


사무실 주변에도 막국수 식당이 몇 군데 있지요. 불암산 등산 후 내려올 때 점심은 대부분 상계역 방면 당현 천가 에 있는 봉평막국수를 자주 들릅니다.


돌아가신 어머니가 좋아하셔서 여러 번 모시고 가 주인 하고도 친분도 있으나, 맛은 직접 가보시고 판단해 보시 기 바랍니다.


그 집은 면색깔이 다른 데보다 더 검은빛이죠. 메밀 함량이 많은 편이라서 그렇다고 합니다.


어제 친한 직장동료 퇴임식 뒤풀이가 있었는데 그 후유증이 아직 남아있어 숙취해소에 좋은 막국수를 저도 먹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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