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오래된 편지
누구나 한번쯤은 있었겠지요.
마주치기만 해도 울렁거리고
생각만 해도 울렁대는
속앓이같은 연모의 정.
설레임으로 가득차 한밤을 꼬박 새웠던 날이 몇날이었던가 모를 만큼
써내려간 편지.
한번도 붙여본 적은 없습니다.
아무런 계산도 하지 않으려 했기에
아파하는 것 같아 보이면 발길을 돌렸었고
힘들어 하는 느낌을 주는 목소리라도 들리먼
멀리 떨어져 있다해도
바로 달려 갔습니다.
하고 싶은 말들이야 가을 볏단 쌓듯이 차곡 차곡 모아 놓았지만
건네고 싶은 이야기야 단지속 묵은지 담듯 푹푹 묵여 두었지만
끝내 가슴으로만 속으로만 삭이고 꺼내지못한 아픔을 아마 알기나 할는지요.
모아둔 손편지가
스프링 노트 한권을 다 채우고도 남아
소설인들 부족하지 않았을텐데
나중에사 미련하기 짝이 없었다는 걸 알았으니 참으로 무모한 사람이었습니다.
왜 그토록 무심했는지를.
시간이 꽤나 오래지나고 나서 알았습니다.
무심했던 까닭을 듣고 나서도
편지쓰기는 그만 둘 수가 없었습니다.
인연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알면서도 돌아서질 못했습니다.
여전히 가슴이 뛰고
어쩌다 마주쳐도 맘먹은 말 한마디도 못해
이대로 돌아서면 오랫동안 후회로 남을 거 같아 미련을 지울 수 없었으니
애태웠습니다.
정말이지 그땐 너무 좋아했었나 봅니다.
곧 있으면 해가 질텐데 무슨 의미가 있을까만은 가슴속에 봉해놓고 붙이지 않은 편지 웃으며 전해주고 싶습니다.
점점 아득해져 기억이 나지않을 늙음이 오기 전에 뜨겁게 달아올랐던 연모의 이야기를 들려줘야겠습니다.
가까이 닿을 수 없었던 운명이었으니 생의 수레가 몇 겁을 돌고난 뒤에 젊은 그날 또다른 인연으로 맺을수도 있으니
살아 있는 동안 쉽사리 지워지지 않을 좋은 기억으로 남기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