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얘기지만 인생은 늘 예상을 벗어난다.(너무나도 확실히 특히나 안좋은 쪽으로)
나이 마흔에 나는 어딘가에서 대단한 한 자리쯤 하고 있거나, 적어도(쯧쯧 적어도!!라니) 스타PD 언저리쯤 가있거나, 또 아니면 아무 이유없이 경제적인 여유를 누리고 있을 줄 알았다.
그렇다 마흔이 마치 판타지 속 히어로(짠~~하고 모든걸 해결해 줄) 나 인생을 완성시켜 줄 뭔가(참나 인생은 팔십부터라는데 왜 이런 어린나이에 뭘 다 이뤘을 것이라는 말도안되는 생각을 했는지)로 상상했나보다.
그런데 현실은 무려 마흔 셋이나 먹은 나는, 쥐꼬리 만한 월급으로 대출금을 갚기에 급급하고 뒤늦게 결혼과 출산 대열에 합류해 갖갖으로 육아휴직을 마치고 나왔더니, 웬걸 진급은 커녕 내 자리조차 위태위태한 직장이 되어있고, 혹시 내 인생의 운이란게 있다면 로또가 아닐까라는 헛된 망상으로 일확천금을 꿈꾸는 그저그런 인생을 살고 있다. (나보다 잘나가는 사람에 대한 질투와 시기는 덤이고)
쓸데없는 말이 길었던 이유는 이 영화 주인공 브래드가 딱 나같은 사람이라 내 설명부터 해야 할 듯해서.
<괜찮아요 미스터 브래드>는 괜찮지 않은 브래드가 괜찮을 뻔 했다가 다시 괜찮지 않은 그저그런 자기 삶을 깨닫는 다큐같은 영화다.
잘나가는 친구들을 생각하면 질투가 나서 내 인생은 왜 이럴까 조급해져서 밤잠을 설치다가, 기대없이 떠난 아들과의 대학투어에서 내 아들이 하버드를 갈 수 있는 인재라는 사실을 알고 그렇지 난 괜찮아 하버드라고! 난 얘를 키우기 위해 17년을 알차게 보낸거야 그렇게 자신의 삶이 괜찮은것 같다가
잘나가는 친구가 자신의 삶에 만족까지 하는걸 보고 역시나 안괜찮나, 이 놈(새끼지뭐) 뭐 이렇게 계속 괜찮은거 같지, 이 와중에 난 또 왜 안괜찮은거야 를 깨닫는.
남들은 아무 관심도 없는데 정작 자신이 주인공이라고 생각하며 주목받는 세상만 바라보다가 딸뻘 여자애한테 누가 널 신경쓰니, 이정도면 충분히 잘살고 있는건데 뭘 바라냐고 팩폭까지 맞는 브래드의 그리고 나의 이야기.
너무 기대하지마 니 인생이 뭐가 그렇게 대단하다고 생각하는거야, 그냥 사는거야 하루 괜찮다가 29일쯤 안괜찮은 한달을 또 일년을 보내는게 인생이라고 이것들아
이렇게 말하는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