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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쏘야 May 14. 2023

2. 바르셀로나로 이직을 하게 되었다.

[스페인, 가슴이 이끄는 곳] 2부. 바르셀로나 직장인 이야기

[스페인, 가슴이 이끄는 곳]

2부 - 바르셀로나 직장인 이야기

 2-2. 바르셀로나로 이직을 하게 되었다.





 퇴사와 동시에 스페인 워킹홀리데이 비자 신청을 마쳤다. 굳은 결심 후, 오래 고민했던 일을 마치고 나니 오히려 마음이 한결 후련했다. 아직 이직이 확정된 회사가 없었지만 크게 두렵진 않았다. 지금껏 내가 쌓아온 노력과 네트워크가 있으니 어디든 일을 하게 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나 자신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강력한 믿음 덕분이었을까? 나는 퇴사 일주일 전, 링크드인을 통해 바르셀로나에 있는 한 회사의 매니저에게 메시지 하나를 받았다. 지금 회사에 디지털 마케팅 오픈 포지션이 있는데 내 커리어 프로필과 잘 맞을 것 같으니 cv를 지원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이었다. 나는 믿기지 않아서 몇 번이고 그 메시지를 읽고 또 읽었다. 혹시 스캠은 아닐까 싶어 회사를 구글링하고 제안한 사람의 프로필을 철저히 조사하기도 했다. 스페인 친구들에게까지 보여주며 최종적으로 스캠이 아닌 것을 확인하고서 나는 망설임 없이 그날 바로 내 이력서를 제출했다.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난 어느 날 밤 11시. 잠에 들려던 찰나, +34로 시작하는 번호에서 전화가 왔다. 떨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나는 통화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휴대폰 너머 들리는 영어. "Hi. Is this Seoyoung? It's HR from the company." 인사담당자로부터의 서류 합격 소식이었다. 동시에 폰스크리닝이라는 일종의 지원자 확인을 거쳤다. 그리고 1차 인사 면접 일정을 조율했다.



이게 정말 꿈이 아니라 현실이 맞나? 통화가 끝나고 나서도 한참 동안 내 심장은 마구 뛰었다. 

그날 밤, 나는 잠에 들 수 없었다. 



이후 나는 혼신의 힘을 다해 면접을 철저하게 준비했다. 그동안의 면접들을 복기하고, 마이크로소프트 미국 본사에서 근무하는 폴란드 친구와 면접 연습을 하기도 했다. 정말 간절하고 진솔한 마음으로 임한 결과, 나는 1차 면접을 통과하고 최종 직무면접까지 보게 되었다. 



그동안 수없이 많은 기업들과 면접을 봐왔는데, 나는 단언컨대 그때 그 최종 면접이 지금까지 가장 편안하고 즐거운 면접이었다. 밝은 미소와 상냥한 태도의 매니저와의 면접은 내가 평가당하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마치 서로를 알아가는 대화를 하는 기분마저 들었다. 



그렇게 기분 좋게 최종 면접을 마쳤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했다고 생각했기에 결과가 어떻든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왠지 합격할 것 같다는 기대감도 있었다. 내가 하고 싶은 말들을 다 했기 때문에. 지난 6개월간 회사를 다니면서도 계속 이직 준비를 하며 꾸준히 면접을 봐왔던 경험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일주일 정도가 지난 어느 날. 오늘쯤에는 결과가 나오려나 하는 생각을 하며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열었는데, 서울 한복판 6층 오피스텔인 우리 집 방충망에 매미 한 마리가 붙어있었다. 흔한 일이 아니라는 생각에 나는 네이버에 매미의 의미를 검색해 봤다. 그랬더니 매미는 행운을 상징한다고 하더라. 매미 덕분에 나는 더 희망을 가지며 열심히 긍정적인 마음으로 좋은 결과를 기다릴 수 있었다.



그리고 그날. 스페인 번호로 전화 한 통이 한 번 더 왔다. "Congratulations!" 합격 소식과 함께.







스페인과 저의 우연, 인연, 그리고 필연까지의 이야기를 적습니다.


[지난 화] https://brunch.co.kr/@soyayspain/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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