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은 잘하지만 사랑은 서툰 그대
잘 잤어?
라는 말을 '잘 자' 보다 좋아한다.
보통 하루 끝, 혼자 잠에 들 때 외로움을 문득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는데
나는 이상하게도 그 반대이다.
나름 알찬 하루를 보내고 일과를 마무리 한 뒤
내가 좋아하는 향의 필로우 미스트를 침구에 뿌리고 누우면
턱끝까지 행복함과 뿌듯함이 차오른다.
오늘도 잘 살아내었다는 마음과
나만의 취향으로만 가득 물든 내 공간에서
편하게 잠들 수 있다는 감사함 때문이리라.
그런데 종종 아침이 찾아와 눈을 뜰 때면
사무치게 외로운 감정이 느껴질 때가 있다.
혼자라는 사실이 유독 더 크게 다가온다.
그럴 때면 급하게 스마트폰을 찾아
간밤에 해두었던 방해금지모드를 푼다.
수많은 알람들을 흐린 눈으로 넘기다가
'잘 잤어? 좋은 아침이야.'
라는 메시지가 보이면
나는 비로소 안심한다.
새로운 하루를
함께 맞이하는 누군가가 있다는
든든한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