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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쏘야 Jun 13. 2022

6. 교환학생 환영 파티 속 유일한 동양인

[스페인, 가슴이 이끄는 곳] 1부. 말라가 교환학생 이야기

[스페인, 가슴이 이끄는 곳]

1부 - 말라가 교환학생 이야기

 1-6. 교환학생 환영 파티 속 유일한 동양인


*BGM:: Corazón - Maluma*






 지구 반대편에서 나와 결이 비슷한 단짝 친구를 만날 확률은 얼마나 될까.


나는 도착 2주 여만에 내 교환학생 생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소중한 친구를 사귀었다. 내 지인은 하도 많이 사진으로 보고 들어서 아는 그녀의 이름은 '한나'. 벨기에 출신의 친구이다. 같은 시기에 말라가 대학교로 교환학생을 온 우리는 관광학 전공이라는 연결고리로 알게 되었다.


신기하게도 처음 만난 날부터 우리는 말이 참 잘 통했고 왠지 모르게 어색함 대신 편안함이 느껴졌다. 같이 만난 다른 교환학생 동기들이 원래 알던 사이냐고 물을 정도로 말이다. 이후로 우리는 거의 매일같이 붙어 다녔고, 헤어지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도 휴대폰을 붙들고 전화로 못다 한 수다를 떨기도 했다.




 학기가 시작될 무렵, 해변가 근처의 펍에서 현지 이벤트 단체가 주최하는 교환학생 웰컴 파티가 열렸다. 한나와 함께 가기로 한 나는 그녀보다 조금 일찍 장소에 도착했다. 미드에서만 봤던 풍경이었다. 다양한 국적의 유러피언들, 그리고 스탠딩 테이블에 놓인 치즈, 크래커 등의 타파스와 생맥주까지. 셀 수 없이 많은 미드, 영드와 하이틴 영화들을 보면서 내가 그 주인공이 되는 상상을 하곤 했었다. 그래서일까. 그 장면 속에 내가 들어와 있는 기분이 들었다. 상상이 현실이 된 것이다.


재밌는 것은 그 많은 사람들 속에 나만 유일한 한국인, 나아가 동양인이었다. 이번 교환학생 버킷리스트 중 하나는 '한국어 쓰기 않기'였기에 오히려 좋은 나였다. 주변을 한 바퀴 빙 둘러보다가 바 주변을 서성거리는 금발의 여자아이들 두 명을 발견했다. 혼자 세계여행을 하며 게스트하우스에서 다양한 외국인들과 대화를 나눠보고, 홍대의 언어교환 카페에서 스태프로 봉사활동을 하면서 스몰토크와 밍글링을 주도한 경험이 있는 내게 낯선 외국인에게 먼저 다가가 말 거는 일은 이제 식은 죽 먹기이다.







 그녀들은 프랑스 출신으로 원래 친한 사이인데 함께 말라가 교환학생을 지원해서 오게 되었다고 했다. 이런저런 대화들을 나누며 즐거웠던 순간도 찰나, 점점 다른 프랑스 학생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그룹을 이루었고 그러자마자 이들은 영어가 아닌 프랑스어로 대화를 하기 시작했다. 나를 대놓고 앞에 두고 말이다. 무시당하는 기분에 기분이 나빠진 나는 아무 말 없이 그냥 그 자리를 빠져나와버렸다.


그리고 다시 바 주변을 서성거리다가 한 여자아이를 발견했고, 이것이 나와 내 교환학생 단짝 친구들 인연의 첫 시작이 되었다. 그녀는 독일 출신으로 같은 나라의 친한 친구와 함께 이곳에 왔다고 했다. 내가 한국인이라고 소개하자 한국 드라마들을 자주 봤고 좋아한다고 반기는 것이다. 대화 코드가 잘 맞은 우리는 신나게 떠들다가 그녀의 친구가 있는 야외의 테이블로 함께 갔다. 니다와 해리엇, 이내 한나까지 도착을 했고 우리 넷은 그날 밤 새벽 2시까지 함께 놀고 마시며 급속도로 친해졌다.







 그렇게 우리 넷은 단짝이 되어 일상을 공유하고, 함께 여행도 다니며 잊지 못할 추억들을 만들어 나갔다.


어느  이런 대화를 했다. 교환학생 시작 당시, 니다와 해리엇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누구와 베스트 프랜드가 될까? 하는 이야기를 나눴다고 한다. 그리고 우리 넷이 처음 만났던 그날  이후, 그녀들은 입을 한데 모아 말했다고 한다.


"쏘야와 한나. For sure.(틀림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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