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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드빈 Jun 19. 2024

초능력 말고 능력을 주세요

능력이라는 단어는 어떠한 일을 감당해낼 수 있는 힘이라 정의한다. 사회에서 통용되는 능력은 남들보다 뛰어난 업무성과를 보이는 것을 말한다. 그렇게 따지자면 능력중심 사회를 이루는 것이 국가성장에 도움이 되겠다. 비현실적인 이야기지만 말이다.


나는 객관적으로 봤을 때 일머리가 없지 않다. 통용되는 능력이 있다는 말이다. 눈치가 빠르고 기억력도 좋아 습득력이 빠르다. 업무 또한 정해진 시간보다 앞당겨 끝내고 추가적인 일도 가능한 수준이다. 그동안 작가로 일을 하면서 겪었던 일이 고스란히 능력이 된거다. 이렇게만 봤을 때 나는 어디가서도 잘 적응하고 일하고, 일개미처럼 돈을 벌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난 문제가 있다. 사회능력이 없다.


수많은 이력이 담긴 서류를 제출하고, 면접을 보러 가면 1차로 표정에서 걸러진다. 낯도 많이 가리고, 눈꼬리도 올라가있어 웃지 않으면 뚱해보이는 표정이 디폴트다. 그래서 화난 사람처럼 보일때도 있고, 불만이 있는 사람으로 보여지기도 한다. 두번째로는 입사 후 동료들과 친해지는데 오래걸린다. 사실 일만 잘 하면 되는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돈벌러 왔는데 꼭 친해져야 하나 싶은 마음이 든다. 물론 업무를 할때 어느정도 협의는 필요하겠지만 기본적으로 내 업무는 누군가와 협동을 할 필요가 없다.


결국 사회성이라는 능력이 없기 때문에 사회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나도 모르는 사람과 눈을 마주치며 이야기하고 싶고, 별거 아닌 일도 공감하고 웃을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참 쉽지 않다. 성격인지, 기질인지. 누군가와 말을 하는 자체에서 에너지가 닳는다. 업무를 하는 것은 사실상 내가 가지고 있는걸 단순히 표출하는 느낌이기 때문에 일 때문에 어려움을 느끼진 않는다. 다만 그 사이에 사람과 만나고 대화를 하고 사회화를 이루는게 쉽지 않다.


이전에는 행운을 위해 네잎클로버를 찾았다면 지금은 주변에 잔뜩 심겨있는 행복을 잡고 싶다. 남들과는 다른 초능력을 가졌으면 어떨까 싶었지만 그저 이 사회에서 무사히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싶다. 결국 집단에 속해 살아야 한다면 가능한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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