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통신 및 안테나
by 엔너드 EngNe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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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위의 승용차를 유심히 살펴보면 루프(지붕)에 상어 지느러미처럼 생긴 물건이 뒷쪽 가운데에 달려있는 것을 자주 보셨을 겁니다. 이 지느러미는 국산차와 해외차 또는 세단과 SUV 등 업체 및 차종에 상관없이 달려 있는데요. 지느러미 때문에 차의 매끈한 외관을 방해하고, 주행할 때 지붕 위로 흐르는 공기에 방해를 줄 것처럼 생겼죠. 왜 자동차는 지느러미를 지붕에 달아서 보는 사람을 불편하게 만들까요? 대체 지느러미는 무슨 역할을 하는 걸까요?
지느러미의 정식 명칭은 샤크핀 안테나(shark-fin antenna)입니다. 앗, 혹시 차 뒤에 길쭉하게 뻗어서 나오던 그 안테나? 네, 맞습니다. 옛날 사람이라면 아실겁니다. 차에서 라디오나 DMB(Digital Multimedia Broadcasting; 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를 틀면 트렁크 옆에서 천천히 위로 나오던 은색 더듬이를 말이죠. 생각해보면 어느 순간 그 더듬이 안테나가 사라졌습니다. 아직 차에서는 라디오 기능이 있는데도요. 그 이유는 바로 그 더듬이 안테나가 우리가 지느러미인 줄 알았던 샤크핀 안테나로 진화한 것입니다.'
사실 지느러미는 덮개일 뿐입니다. 그 덮개를 열어보면 컴퓨터 부품같은 전자 부품들, 즉 안테나가 있습니다. 그럼 안테나가 더듬이에서 상어 지느러미 형상으로 바뀔 수 있었던 이유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자, 우리가 차를 타는 상황을 생각해봅시다. 먼저 차 근처로 다가가서 스마트키로 문을 엽니다. 혹은 문손잡이에 있는 센서를 누르거나 터치해서 문을 열죠. 차의 시동을 키면 차의 네비게이션이 작동되고 라디오의 소리가 흘러 나옵니다. 주행 중 고속도로에 진입하면 하이패스로 통행료가 결제됩니다. 차선을 변경하던 중 사각지대에 있던 차량이 있어 경고등이 울립니다. 혹시나 타이어 공기압은 적정한지 버튼을 눌러 체크해봅니다.
혹시 눈치 채셨나요? 위에서 말한 모든 기능들이 전부 안테나(antenna)를 이용한 것입니다 [Rabinovich et al. (2010)].
안테나를 통해 제공하는 차량 서비스
- AM/FM 방송
- 위성 디지털 오디오 라디오 서비스(satellite digital audio radio service; SDARS) 신호
- GPS (global positioning system) 데이터
- 휴대폰 통신, 디지털 오디오 방송 (digital audio broadcasting; DAB)
- RKE (remote keyless entry) 및 RSE (remote start engine) 시스템
- 텔레비전 수신, 전자 통행료 징수(electronic toll collection; ETC)
- 타이어 공기압 센서
- 자동차 레이더
안테나는 전자기파(electromagnetic waves)를 공간으로 전달하거나 받기 위한 변환 장치입니다. 전자기파는 전기가 흐를 때 그 주위에 전기장과 자기장이 동시에 발생하는데, 이들이 주기적으로 바뀌면서 생기는 파동입니다. 빛이 대표적인 전자기파이죠. 전자기파는 말그대로 빛의 속도로 진공상태에서도 이동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따라서 안테나는 교류 전압을 전자기파로 바꿔 대기 중으로 송신하거나 혹은 수신한 전자기파를 전류로 바꿈으로써 무선 통신을 가능하게 해줍니다.
전자기파를 송신하기 전에는 0과 1로 이루어진 정보를 주파수(frequency), 진폭(amplitude), 위상(phase) 등을 이용하여 교류 전압으로 나타내는 변조(modulation)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수신할 때는 정반대 과정인 복조(demodulation)가 필요하죠. 예를 들어 진폭을 일정하게 한 뒤 주파수를 변조한다면 주파수 변조(Frequency Modulation), 즉 FM이고, 주파수를 일정하게 한 뒤 진폭를 변조한다면 진폭 변조(Amplitude Modulation), 즉 AM입니다. 흔히 라디오 방송에서 쓰는 그 FM, AM 단어가 맞습니다.
정리하자면 정보가 전자기파로 변환되기까지 다음의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아날로그(analog) 정보 → 디지털(digital) 정보 →(변조)→ 교류 전압 → 전자기파
전자기파는 다양한 주파수를 가질 수 있는데, 무선 통신용으로는 주로 3 THz(테라헤르츠) 이하의 무선주파수(Radio Frequency; RF)를 가진 전파(Radio Waves)가 사용됩니다. 전파는 주파수에 따라 정보량 및 성질이 달라지기 때문에 각 주파수 별로 통신 용도가 다를 뿐더러 각 국가별로 이를 관리감독하고 있습니다. 또한 각 주파수 별로 적합한 안테나의 형상도 다르죠.
전파의 종류와 대역(band) [D'Abreu (2016)]
- AM/FM : 0.530-108 MHz
- 셀룰러(Cellular) : 850-1900 MHz
- LTE : 850-2100 MHz
- GPS/GLONASS : 1600 MHz
- XM 라디오 : 2300 MHz
- WiFi : 2.4 GHz, 5.8 GHz
- DSRC : 5.9 GHz
- Bluetooth
다음 그림은 자동차 산업에서 주로 사용되는 전파의 주파수 대역(Frequency Band)을 보여줍니다.
차에는 20개 이상의 안테나가 내장되어 있습니다. 즉, 여러 주파수 대역에서 여러 무선 통신을 하는 안테나들이 사용되고 있는 것이죠. 그렇다면 차량에 필요한 안테나는 어떤 것이며 어디에 설치하는 것이 좋을까요?
차량의 안테나가 송수신을 잘하려면 자동차 주변의 모든 방향에서 전송가능해야 하겠죠. 그러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안테나가 바닥에서 가능하면 높을수록 좋습니다. 안테나 주변에 장애물이 없으면 좋구요. 또한, 안테나를 통해 송수신하는 라디오 또는 네비게이션 등의 장비가 있을텐데, 안테나는 이들과의 거리가 너무 멀지 않아야 합니다.
엔진은 수신을 방해할 수 있는 스퓨리어스 노이즈(spurious noise)를 생성하기 하므로 안테나는 엔진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져 있어야 좋습니다.
이러한 조건을 모두 고려했을 때 차량에 안테나를 설치하기 좋은 위치는 지붕(roof), 뒷유리(rear-window), 펜더(fender) 및 범퍼(bumper), 트렁크 커버(trunk cover), 사이드 미러(side mirror) 등이 있습니다. 이 중에서 지붕과 뒷유리는 지상에서 높고 주변에 장애물이 없기 때문에 모든 방향으로 송수신하기 좋죠. 따라서 대부분의 차량이 지붕 또는 뒷유리에 안테나를 설치합니다.
차량 안테나는 전파의 주파수 대역 및 제공하는 서비스에 따라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만들기 쉽고 저렴해서 광범위하게 쓰이는 모노폴(monopole) 안테나, 평평한 금속판으로 되어 있어 1 GHz 이상의 고주파 통신(1.5GHz의 GPS 수신, 2.3GHz의 SDARS 위성 방송 라디오 수신, 또는 5-6 GHz의 WLAN 및 Car2Car 통신)에 주로 사용되는 패치(patch) 안테나, TV 방송을 전송하는 VHF 대역(76-109MHz) 및 UHF 대역(400-800MHz) 전파에 유리한 유리 슬롯 안테나(on-glass slot antenna), 금속 호일로 된 접착 포일(glued foil) 안테나 등이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안테나가 있는데, 이들이 자동차 곳곳에 뿔뿔이 흩어져 있는 것보다는 한 곳에 모여 있는 것이 설계상 좋습니다. 특히, 통신하기 최적의 위치인 지붕 또는 뒷유리에 있으면 좋겠죠. 하지만 2개 이상의 안테나가 있으면 서로 방해하거나 간섭하지 않도록 잘 설치해야 합니다. 또한 안테나가 지붕 위로 튀어나온다면 차량의 공력성능에 방해되지 않도록 공기역학적인 디자인이면 좋을 것 입니다. 이를 고려하여 상어 지느러미 형태의 플라스틱 케이스 안에 다양한 대역의 주파수를 통신할 수 있는 2개 이상의 안테나로 이루어진 통합 안테나가 바로 샤크핀 안테나입니다.
이처럼 샤크핀 안테나는 자동차의 무선 통신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게다가 앞으로 자율주행차가 개발된다면 더 많은 무선 통신을 필요로 하므로 안테나는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그런데 안테나가 겉으로 보이지 않게 뒷유리 혹은 차량 내부에 만들 수 없을까요? 이는 현재 공학자들이 연구 및 개발하고 있으며 머지 않은 미래에 샤크핀 안테나를 대체할 수 있는 유리에 내장된 안테나가 개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샤크핀 안테나는 국내 중소 기업인 위너콤이 세계 최초로 개발하여 국내 및 해외에 납품하고 있는데요. 처음 알게 된 중소 기업이 이렇게 뛰어난 기술력을 가졌다니, 새삼 국내 제조업 기술에 놀랐습니다. 앞으로도 국내 제조업 기업들이 더욱 성장하여 국제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을 수 있기를 응원합니다. - EngNe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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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abinovich, V., Alexandrov, N., & Alkhateeb, B. (2017). Automotive antenna design and applications. CRC press.
- Kwon, O. Y., Song, R., & Kim, B. S. (2018). A fully integrated shark-fin antenna for MIMO-LTE, GPS, WLAN, and WAVE applications. IEEE Antennas and Wireless Propagation Letters, 17(4), 600-603.
- D'Abreu, G. Automotive antenna evaluation. In AMTA 2016 Proceedings (pp. 1-6). IEEE.
- Antennas for Automobiles: https://www.intechopen.com/books/new-advances-in-vehicular-technology-and-automotive-engineering/antennas-for-automobiles
그림 출처:
- 산업통상자원부: https://tongsangnews.kr/webzine/2103/sub3_2.html
- https://blog.naver.com/applepop/220945282313
- http://www.rfdh.com/invite/ni/02/02.htm
- Humax: https://biz.humaxdigital.com/in-vehicle-antenna/
- Ficosa: https://www.ficosa.com/products/advanced-communication-systems/integrated-antennas/
- Fuba: https://www.fuba-automotive.com/
- Saturn PCB Design: https://saturnpcb.com/pa915/
- 전파누리: https://spectrummap.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