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기록 - 드라마 이야기
제목이 자극적이다.
지인의 남편이 바람을 피워
남편의 어린 상간녀를 자신의 집으로 호출했고
상간녀에게 갓난아기를 안겨주며
"니가 여기 들어와서 오빠랑 살아"라고 말했다는
한 맺힌 스토리가 떠오르는 제목이다.
시나리오 쓰는 것에 관심 있으면서
드라마 보는 게 무섭다면 오류일까?
"정주행의 늪에 빠지는 게 무섭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다.
그놈의 '연민'이 항상 문제인 것을.
한 번 빠지기 시작하면,
함께 울고 웃고 마음 졸이며
다음 화를 기다려야 한다.
드라마와 인간관계.
엄청난 에너지 소모. 시간 투자. 짜증 유발.
하지만, 반전의 힐링...
"내 남편과 결혼해줘."
아들은 엄마 뭘 또 '막장 드라마' 보고 있어?라고 묻는다.
박민영, 나인우 나오니까 막장은 아닌 것 같고
품위 있는 거 같은데 왜?라고
오히려 큰소리친다.
여주인공이 타임슬립해서 자신을 가스라이팅한 사람들로부터
구해 내고...샬라샬라...전 남편과 남편의 상간녀에게
질질 끌려다니지 않고, 새 인생을 살아보고자....샬라샬라...
고 3 아들이 말한다.
"엄마 그게 막장이야"
딱히 할 말은 없다.
나는 왜 이 드라마를 보고 있는 것일까?
1. 복수하고 싶은 사람이 있어서?
2. 여주인공이 위암 환자라서?
3. 현재 싸워야 하는 남자들이 있어서?
1번
타임슬립해서 복수하고 싶은 사람을 만난다면
그 앞에서 할 말을 다 할 수 있을까?
글쎄다..
2번
위암인 여주인공이 살아나서 똑똑하게 계획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카타르시스를 주는 것일까?
위암으로 돌아가신 엄마가 전생으로 가서
엄마를 괴롭힌 큰 엄마에게 소리를 버럭 지른다면
속이 시원할지도 모르일이다.
3번
안 좋은 경기덕으로 미수금의 늪에 빠져있다.
비록 남편 업체의 치마 사장이긴 하나
난 이 난관을 '법적'으로 잘 헤쳐나가야 한다.
과연 법정 앞에서
"존경하는 판사님 샬라샬라...."
할 말을 잘할 수 있을까?
근데 이건 그렇다고 믿는다.
그렇게 믿어야 올 한 해를 잘 지낼 수 있기 때문이다.
여주인공처럼 어깨 파인 옷 입고, 하이힐 신고
미모를 뽐내며 멋지게 응징하지는 못할지라도
순리대로 '법의 아름다운 처분'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반드시!
여하튼 현재의 나는
어머니들이 복수극을 좋아하는 이유를 알아버린
그런 나이가 되어버린 것이다.
만 나이 아직 40대에 걸쳐 있거늘
머리에서 뿜어져 나오는 지혜의 빛(새치)과 함께
복수극의 재미를 알아버렸네.
뭐 이왕 빠진 거,
인어아가씨 아니 인어아줌마..
여하튼 그런 여주인공은 아닐지라도
작은 가스라이팅도 감지해 내는 당찬 캐릭터가 되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