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필요한 건 온전한 사랑의 경험이니까

의심하려야 할 수 없을 때까지 사치스럽게 받아요

by 연Yeon

소연님에게


지난 편지 속 소연님이 제가 본 소연님 중에 가장 멋있다고 말하면 믿을까요. 글이 시작하자마자 끝날 때까지 숨죽여 읽었어요. 편지를 보내며 소연님은 글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했는데, 어쩌면 소연님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은 글이 아닐지도 모르겠어요.


아무것도 걸친 것 없이 툭 꺼내놓은 고백이 너무나 진짜여서 마음이 쿵쿵 울렸어요. 뽀얗게 꺼내진 마음 앞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이 귀한 용기를 귀하게 받아 드는 것 외에는 없는 듯해요.


포장 없이 뱉는 말. 단순한 진솔함은 무겁지만, 무슨 말을 하든 너에게는 이유가 있을 거라는 따뜻한 믿음을 만나면 이보다 가벼운 건 세상에 없을 거예요.


‘이런 나도 사랑할 수 있겠어?’라는 말 앞에서 듣고 싶은 말은 단 하나죠. 안도의 눈물을 흘리며 꽉 쥔 주먹을 스르륵 풀게 할 한 마디. 그뿐이죠.


낙원으로 가기 위해 필요한 건 온전한 사랑의 경험이니. 스스로에게 주지 못하는 사랑은 자꾸 받아봐야 하는 것이니. 의심을 하려야 할 수 없을 때까지 받고 또 받고 사치스럽게 받아요.


그렇게 받고, 받아들여지는 곳이 낙원일 테죠. 그렇게 받은 사랑으로 나에 대한 의심이 모두 씻겨 내려간다면, 어딜 가든 낙원일 거고요.


그러니까 낙원을 만나기 위해서는 결국 스스로 문을 열고 나와야 하는 거더라구요. 그리고 그 문을 열기 위해서는 스스로에게 친절해야 하고요. 문을 열기 무서울 만큼 많이 아팠다는 걸 인정하고 쓰다듬어 준 후에야 우리는 다시 문을 열 수 있을 거예요.


생각해 보면 우리가 만나 만들어내는 작은 틈새도 낙원이었네요. 우리 들켜버려요. 망가지고 우스워져요. 그 모습을 보고 파하하 웃어버려요. 그리고 맨 몸으로 풀밭에 뒹굴어요.


구질구질하고 너저분한 모습에 파하하 웃어버리는

코미디는 우리를 얼마나 안도하게 하는지!

모든 웃음과 눈물이 진짜인 세계가 주는 안정감은 또 얼마나 큰지!

그런 곳에서 우리는 못할 것이 없어요. 다만 사랑하기만 하면 모든 것이 이루어질 테니까요.


사랑해요.


낙원에서

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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