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힘든 수요일을 대하는 자세

조용한 나에게 주는 오늘의 문장 70 - 도로시 파커

by 박소연
나는 글 쓰는 것을 싫어한다. 글을 다 써놓은 상태를 좋아할 뿐이다.
I hate writing, I love having written.
도로시 파커 (작가, 비평가)




도로시 파커는 1893년 미국 뉴저지주 롱브랜치에서 태어났습니다. 유복한 가정이었지만, 5살 때 친어머니를, 10살 때 새어머니마저 잃었습니다. 1912년에는 친삼촌이 타이타닉호 침몰로 사망, 20세가 된 1913년에는 아버지가 사망하는 등 성인이 되기까지 내내 죽음과 상실에 노출되었습니다.


뉴저지의 명문 사립학교에서 라틴어와 문학 등 우수한 교육을 받았으나, 아버지의 건강이 급격히 악화되자 10대 후반에 정규 교육을 중단하고 집으로 돌아와 아버지를 간호했습니다. 아버지의 사업 실패와 사망은 그녀가 자립할 수 있는 유산을 거의 남기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맨해튼의 하숙집으로 거처를 옮기고 방세를 내고 틈틈이 시를 쓸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맨해튼의 댄스 스쿨에서 시간제로 피아노를 연주했습니다. 육체노동과 극심한 재정적 결핍을 벗어나고자 그녀는 1914년 패션 잡지 <배니티 페어 Vanity Fair>에 악착같이 자신의 시를 팔아 문단에 진입했습니다.


1920년대 뉴욕 문학계의 중심인 '알곤퀸 라운드 테이블'의 창립 멤버로 활동하고 <뉴요커> 창간 초기부터 날카로운 연극 비평을 기고하며 명성을 얻었습니다. 이후에는 할리우드로 이주해 시나리오를 공동 집필하고 『스타 탄생』(1937), 『스매시업』(1947)으로 두 차례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지만, 매카시즘 광풍 당시 공산주의자로 몰려 블랙리스트에 오르는 등 커리어에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그녀는 시니컬한 위트와 예리한 통찰력으로 1920년대 도시 여성의 심리를 대변했다는 평을 받습니다.


창작의 과정은 즐거운 날보다 힘든 날이 더 많습니다 괴로움의 크기는 즐거움보다 훨씬 크기도 합니다. 마감을 끝난 상태를 떠올리니, 날아갈 듯 즐겁기도 하고, 후련하기도 하고 안도감이 들기도 합니다.


일주일의 언덕 꼭대기(hump day) 수요일은 한 주에서 가장 힘든 날이기도 합니다. 일을 끝낸 상태를 생각하며 오늘 하루의 노동을 견뎌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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