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이자벨'이 누구야???

by 박소연

올리비에는 종종 피곤하면 잠꼬대를 한다. 매일은 아니지만 자는 동안 자주 뭐라 뭐라 말을 한다. 빠르게 말하는 불어라 대부분은 내가 알아들을 수가 없어 오늘 피곤 했구나 정도로 생각하면 그만이다. 가끔 그거 때문에 내 잠이 깨기도 하지만... 크게 개의치는 않았다.


어느 날 밤, 너무나 명확히 내가 알아들을 수 있는 쉬운 불어로 “내일 파리에 이자벨과 점심 먹으러 갈꺼야” 라는 잠꼬대를 한 것이다. 자다가 나는 이게 뭔 소리인가 싶어 깼고 그가 일어나자마자 다짜고짜 “이자벨이 누구야? 왜 만나는데? ” 라고 따져 (?) 묻자 그는 이게 왠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인가 하는 얼굴로 나를 처다 본다. 여차저차 지난 밤에 대한 설명을 하니 자기는 절대 이자벨이라는 여자를 알지 못한다고 하는 것이다. 나의 고된 심문^^에도 절대 이자벨이 누군지 말하지 않은 올리비에. 사실 놀려주려고 물은 건데 너무 진지하게 자신은 절대 이자벨을 모르고 자기 인생에 이자벨이란 이름의 여자를 만난 적이 없으며 어쩌구 저쩌구..하는 모습이 재밌었다. 그 뒤로 이자벨은 그의 상상의 여자 친구가 되었다. 그래서 나도 프랑스 남자 이름 중 가장 좋아하는 ‘기욤’을 나의 상상 남자 친구로 만들었다. 가끔 서로를 놀릴 일이 있을 때 우리는 그들을 불러 낸다 “정말 이런식으로 하면 나 오늘 밤 “기욤”한테 간다!” 이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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