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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소연 Jan 06. 2017

46. 3박 4일의 바르셀로나 여행

2007년 3개월의 유럽여행 당시에도 3박 4일 정도 바르셀로나를 방문하고 나는 완전 이 도시의 매력에 폭 빠져 버렸었다. 당시에 만약 유럽에서 살 수 있다면 가장 살아보고 싶다고 생각한 도시 1순위는 바로 바르셀로나였다. 부산처럼 바다와 산이 도시 안에 잘 자리 잡고 있었고 예술적 가치가 높은 건물과 볼거리, 먹거리가 가득해 그야말로 지루할 틈이 없는 도시 같았다. 나는 나윤이에게 바르셀로나를 가자고 제안했고 올리비에까지 우리 셋은 새벽 7시 바르셀로나 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보베(Beauvais) 공항에 새벽 6시에 도착했다.


보베 공항에선 주로 유럽의 도시들로 떠나는 '라이언에어' 등등의 저가항공들이 많이 있으며 파리의 Porte maillot(뽀흐뜨마요)역에서 버스를 타면 공항까지는 1시간 15분 정도 소요된다. 그리하여 이른 아침 바르셀로나에 도착했고 1월 23일임에도 불구하고 그곳은 영상 15도가 넘는 따뜻한 날씨였다. 우리 셋은 넋을 잃고 햇빛을 쬐며 멍하니 시내로 나가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공항에서 호텔로 가기 전 우리는 시장에 들렀고 엄청나게 큰 돼지 뒷다리에서 바로 잘라낸 하몽을 맛보았다. 아... 이제껏 파리에서 먹은 어떠한 하몽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맛있고 신선하고 쫄깃쫄깃했다. 스페인에 처음 온 나윤이는 “파리 사람들이 길이나 지하철에서 pardon빠흐동(미안합니다)을 많이 할 수밖에 없네!” 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유인 즉 바르셀로나는 인도가 아주 넓어서 서로 부딪힐 일이 없는데 파리는 인도가 너무 좁아서 하루 종일 부딪히니까 미안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참으로 그럴법한 관찰 결과다!


여름의 바르셀로나보다 겨울의 바르셀로나가 이렇게 좋다는 걸 처음 깨달았다. 추운 파리에 있다가 이곳에 오니 바르셀로나는 천국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음식 값이나 물가가 파리보다는 싼 편 이어서 마음이 참 편했다. 그리고 바르셀로나에는 ‘가우디’가 설계한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이 132년째 건축 중인데 2007년에 방문했을 때에만 해도 내부가 여전히 엉망진창이어서 입장료 내고 들어가면서도 참으로 실망했었다면 근 7년이 지난 지금 성당이 내부공사를 다 마쳐 가는 상태였다. 상상 이상으로 너무 멋지고 독특했다. 최근 건축기술이 많이 발달해 이대로 라면 2026년이면 성당이 완공될지 모른다는 소식도 전하고 있다. 같이 수업받고 있는 스페인 친구들에게 물어보면 이런 발표에 대해 물어보면 열이면 열 모두 글쎄...라고 공통의 대답을 하긴했지만... 암튼 유럽 어디에서도 이런 스타일의 성당을 본 적은 없다. 130여년 전에 설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미래적이란 느낌을 받아 그저 혼이 나간 사람처럼 구석구석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성당을 나온 우리는 '몬쥬익' 성을 갔다가 '구엘공원'에 오르니 바르셀로나 시내가 한눈에 펼쳐져 다시 한번 이 도시의 아름다움에 넋이 나갔다. 몬주익 성에 올랐을 때 귤나무를 발견한 올리비에가 갑자기 나윤이를 목마 태워 귤을 따 먹게 하는 것이다. 이제 조금 더 다정해진 둘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 그리고 귤이... 정말 시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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