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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소연 Apr 05. 2022

붉고 검은 물가

살아가는 일이 언젠가부터

고통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숨만 쉬고 있을 뿐인데 모든 것들이

나에게 닿을 때마다 날카롭게 느껴지고

상처는 다시 상처를 내게 입히고

자꾸만 어딘가로 숨고 싶게 합니다


상처는 점점 깊게 파고들어

나를 죽이고 나는 그대로 죽어가고 싶기도 하고

숨을 쉬지 않는다면 상처도 파고들지 않을 텐데

아무것도 모르는 듯 내쉬어지는 숨이

야속하고 매스껍게 느껴집니다


나는 쉬지 않고 내뱉어지는 숨으로

피폐해진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언젠가 깊게 파고드는 상처들이 나를 덮어버리고

붉고 검은 물가에서 숨을 놓으려는

나를 바라보는 날이 오겠지요


긴 기다림 속에서 먼지처럼 흩어지는 숨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습니다




사진출처_핀터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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