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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봄" 57회 신인상 시상식

붉고 검은 물가_안소연

by 안소연

<제 24회 "문학의 봄" 한마당>

22.06.04.토 / 안양 아트센터
"문학의 봄" 57회 신인상 시상식 :D








붉고 검은 물가_안소연


살아가는 일이 언젠가부터
고통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숨만 쉬고 있을 뿐인데 모든 것들이
나에게 닿을 때마다 날카롭게 느껴지고
상처는 다시 상처를 내게 입히고
자꾸만 어딘가로 숨고 싶게 합니다

상처는 점점 깊게 파고들어
나를 죽이고 나는 그대로 죽어가고 싶기도 하고
숨을 쉬지 않는다면 상처도 파고들지 않을 텐데
아무것도 모르는 듯 내쉬어지는 숨이
야속하고 매스껍게 느껴집니다

나는 쉬지 않고 내뱉어지는 숨으로
피폐해진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언젠가 깊게 파고드는 상처들이 나를 덮어버리고
붉고 검은 물가에서 숨을 놓으려는
나를 바라보는 날이 오겠지요

긴 기다림 속에서 먼지처럼 흩어지는 숨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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