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국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여

불금 세리머니는 콩국수집에서

by 콩국수박사

욜로

불금

소확행


요즘 사람들은,

실제 수고 여부와 관계없이,

마지막엔 스스로 상을 준다


한번 사는 인생이니 즐길 때 즐기고

한 주간 노동했으니 불금은 좀 풀어지고

저녁엔 소소한 행복으로 돈과 시간을 쓰는 식이다


웬만한 유행은 거부하는 선비 체질로서

온전히 공감하긴 어렵다

하지만 콩국수 먹는 데 좋은 핑계가 된다면야

웰컴 ~ 어서 와 ~ 콩국수는 처음이니~



그래서 오늘은 수서 삼대국수회관이다


수서역 지하상가에 있다



개가 3년이면 풍월을 읊으니

나는 글 3번 만에 건물 입구를 찍어줘야지


로즈데일이란 상가로 들어오자마자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된다



입구 경비 아저씨에게 물어봐도

친절히 알려주신다


(근데 찾아가는 곳들이 무슨

경기도 남양주에서 - 전라도 광주를 거쳐 - 서울 강남

이냐 물으신다면


하..... 저도 알고 싶지 않은 동선입니다만

누군가 물어보신다면 알려드리는 게 인지상정?!)




내부 모습은 이렇고

주문한 지 5분 만에 나왔다



신기한 건 금요일 저녁이었는데

나 포함 4 테이블이 차 있었고

그중 3 테이블이 여성 1인상

모두 콩국수,

그릇 바닥까지 싹싹 드시고 있었다


주문 전부터 요상한 기운을 느꼈다


-콩맛 : 훌륭한 백태.

(아주 살짝 두유 맛이 느껴졌다. 예전에 어떤 곳에서도 비슷한 맛을 느껴서 물어보니 불린 콩물을 많이 쓰면 이렇다고 한다. 이 집에선 확인은 안 해서 두윤지 우윤지 콩물인지 아님 콩 자체의 맛인지는 모르겠다.)

-점도 : 살짝 묽지만 나쁘지 않은 정도


-간 : 첫 맛은 살짝 간간하니 좋았는데 김치 한 입 먹고 나니 싱겁기도 한 듯

-토핑 : 없다

-면 : 소면. 치자물을 들여 노란색이라는데 치자맛이나 향은 나지 않았다

-반찬 : 겉절이와 깍두기. 겉절이가 훌륭했다. 풋맛이 나고 많이 달지도 짜지도 않았다. 깍두기도 수준급

(겉절이에 자부심 뿜뿜)


-가격 : 만천 원

-특징 1 : 조금 국물 많이를 부탁드렸는데 위와 같은 정도였다. 건장한 성인 여성 1인에게 배부른 양


-특징 2 : 얼음은 없었는데 차가웠다


-특징 3 : 국물에 갈린 콩 흔적이 많다. 콩은 물론이고 콩껍질도 있고 심지어 정체불명의 투명한 막이 느껴졌다. 콩물에서 막을 느끼긴 또 처음이다. 좀 거슬렸는데 호불호가 있으려나


-기타 1 : 부부가 운영하시는 곳인 거 같다. 식당 공기에서 두 분의 정이 느껴졌다


-기타 2 : 이름이 제주에서 유명한 삼대국수회관과 같다. 메뉴에 제주 명물인 고기국수도 있다


-기타 3 : 오후 7시 반에 마감하신다

(당연히 내돈내산)



어떤 상처는 영원히 아물지 않는 거 같다

맨체스터 바이 더 씨란 영화에서

자신의 실수로 딸을 잃은 주인공이 그렇듯 말이다


-한주간 깊이 자리 잡은 답답함도

불금 콩국수 한 그릇으론 치료가 안 되나보다-


*총평 : 교통 요충지에서 먹는 식감 특이한 콩국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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