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에 콩국수심이 가득하다
슬픈 얼굴도 예쁘게 봐주는 흐린 눈의 지구인들
by
콩국수박사
Jul 14. 2023
친구의 가족분이 먼저 천국에 가셨다
장례식장에서 아픈 마음을 위로해주고 싶었다
생계에 발목이 묶여 한달음에 가지 못한 내가 가증스러웠다
상황이 싫고 회사가 미웠다
나는 왜 사는가
불현듯 본질적 고민이 생겼는데
관계란 답이 떠올랐다
미안하고 심란하다
어수선한 마음을 달래줄 할머니 약손을 기대하며
힙지로를 들렀다
춘천손칼국수
서울 중구 마른내로 23
몇 년 전부터 시도했던 곳인데
드디어 왔다
(일찍 문 닫으셔서 또 실패할까봐
도착 전에 두 번이나 전화로 확인했다)
금요일 오후 7시 30분
나 포함 5 테이블로 한산했는데도
직원용으로 추정되는 가장 안쪽 자리로
안내받았다
전반적으로 호흡이 빠르지 않은 분위기였지만
미리 주문해서 그런지
금방 나왔다
-콩맛 : 타거나 살짝 묵힌 것 같은 땅콩 혹은 견과류 맛이 첨가된 품질 좋은 콩물
-점도 :
적당히 꾸덕
-간 : 적당
-토핑 : 오이와 깨 조금
-면 : 첨가 함량이 높을 것으로 추정되는 메밀 면.
구수한 맛과 살짝 거칠고 끊어지는 식감. 양도 적당히 많은 편.
-반찬 : 열무와 배추 둘 다 수준급. 젓갈 맛이 많이 난다
-가격 : 메밀콩국수 만 천 원. (일반면은 만원)
-특징 1 : 얼음 띄워주신다. 처음부터 주문할 때 빼달라고 해야 할 듯.
-특징 2 : 국물 한 방울도 아까워서 싹싹 긁어먹는 모습이 애처로워 보였는지, 추가 의사를 물어보시곤 덤으로 국물을 조금 더 주셨다
-기타 :
일하시는
분들 모두 연령대가 낮지 않다
코타로는 1인 가구를 보면
혼자서도 잘 지내는 코타로를 주변 모두는 안쓰러워한다
물론 상식이란 게 있어서겠지만, 그럼에도 인간에겐 외로움을 알아보는 본능적인 동족의식이 있지 않나 싶다
잘 먹고 잘 말하고 잘 걸어도 사람으로 잘 지내지는 못한다는 건 티가 나나보다
살빛만큼 뽀얀 콩국수를 싹싹 비우며
나는 누군가에게 이렇게 살가운 사람인가 생각해 본다
총평 : 콩국수와 정을 함께 먹고 싶을 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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