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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메아리

살롱 전시회

by 블루비얀코

아뜰리에 그림 회원 8명의 소규모 작품 전시회가 열렸다. 80대 회원 2명, 70대 2명 그리고 50대가 4명.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지난번 전시회 이후 그렸던 그림들을 선보였다.


그림이란 참 신기하다. 그 사람의 마음의 상태, 정신의 결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평생 한 지역의 사랑방이 된 식당을 운영하시던 사장님의 그림에선 어떤 대상을 그려도 따뜻함이 묻어난다. 힘 있는 선과 색의 조합을 통해 자유롭게 자신을 찾기 위해 몸부림치던 작가님의 그림에선 용솟음치는 에너지의 분출이 느껴진다. 86세 어머니의 그림에선 '힘 빠짐'의 숭고미가....


작가들마다 초기 한계를 극복하고 그림 안에서 내면의 빛을 찾아가는 여정이 느껴져서 참 기특하기도 또 감사하기도 하다.


그렇게 작품마다 작가의 삶의 궤적을 통해 만들어진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리고 관람객들은 각기 자신들이 갈구하는 기운이 담긴 작품 앞에 서서 물끄러미 작품을 감상한다.


전시회 오프닝의 축하공연을 위해 들르신 원로 재즈가수는 전시회 다니는 걸 참 좋아한다고 하셨다. 그리고는 사람들에게 '그림을 들으러 간다'라고 하신다고 했다. 그림마다 대상의, 또는 화가의 이야기가 담겨 있기에 그 이야기에 귀 기울이러 간다고 했다.


전시회를 하고 여러 작가들의 그림과 함께 내 그림을 걸어두니 다소 날카롭고 무겁다는 느낌이 든다. 유머, 단순함 또는 힘 빼기가 필요하다.


먼저 삶도 마음도 조금은 가볍게 가져가야 할 듯. 그림에는 영혼의 메아리가 담기는 게 분명한 듯 하니 말이다.


첫 전시회는 시내 대형 성당의 갤러리였는데 그때 보다 동네 아뜰리에에서의 전시가 정감 있고 따뜻해서 좋았다.


모쪼록 더 많은 사람들이 색연필을 잡고 영혼의 메아리에 귀 기울이는 시간을 갖게 되기를, 그리고 그림 사랑방에 모여 옹기종기 모여 삶에 대해 나누고, 서로의 창작활동을 응원하는 문화가 만들어지기를 바라본다.


영혼의 메아리를 듣는다는 것, 그것만큼 큰 호사도 없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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