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믿어야 관객도 믿는다.
잘 되기를 바라게 되는 배우가 있다. 내게는 주지훈이 그렇다. 모델 출신인 그의 존재감은 데뷔 초부터 압도적이었으나, 한편으로는, 그 이미지 때문에, 배우로서 오래가지 못할 것 같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
1. 판타지에서 리얼리티로
그가 맡은 인물들은 사실 만화 같거나 설정이 과한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주지훈은 반대로 과장하지 않으며 힘을 빼는 방식의 연기를 택했다. 그래서, 비현실적인 설정이 현실적인 무게감을 띠게 된다.
그 결과, <신과 함께>, <암수살인>, <비공식작전>,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 같은 작품을 거쳐 온 주지훈은 더 이상 ‘멋있기만 한 배우’가 아니었다.
2. 스스로를 설득하는 방식
그의 연기가 납득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인물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에 있다. 과거에는 ‘배우라기보다 연출가 같다’는 평이 서운하게 들리기도 했다고 했지만, 이제 그는 그것을 자신만의 무기로 삼는다.
<중증외상센터>의 백강혁 같은 인물을 연기할 때는, 수술 장면 하나까지 가볍게 넘기지 않고 직접 고민하며 현실감을 쌓아간다. 그는 스스로 납득할 때까지 파고든다. 그 과정을 거쳐, 결국 그 인물은 우리 곁에 있을 법한 존재로 남는다.
마치며 : 그가 설득할 다음 인물을 기다리며
주지훈은 더 이상 화려한 외모에 갇힌 스타가 아니다.
그래서 나는 그가 더 좋은 작품을 만나기를 바란다. 그가 가진 연기가 온전히 발휘될 수 있는 탄탄한 서사를 만났을 때, 어떤 새로운 인물로 돌아올지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게 된다.
*사진출처 - 넷플릭스, 쇼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