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하면서 동시에 팬심까지 충족시킨 순간이었다. 주말에 행사 준비로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웃을 수 있다는 걸 처음으로 느꼈다.
올해 1월 골든디스크 시상식을 진행했다. 시상자 섭외부터 조율, 현장에서 생방송 무대가 끝날 때까지 빡빡하게 돌아가는 작업. 하지만 이번 골든디스크가 너무 기다려졌고 날이 다가올수록 '심쿵'해졌다. 그건 다 펭수 때문이다 ㅋ
지난해 9월 임신을 하고 11월 임신 9주 차 유산을 했다. 펭수는 내게 임신의 기쁨과 유산의 아픔 모든 걸 나눈 존재다. 펭수는 이를 모를 테지만 내 개인적으론 펭수가 그런 존재였다. 그렇다, 난 '펭클럽'이다.
펭수를 섭외하기 위해 정말 진심으로 호소했다. '자이언트 펭TV' 이슬예나 피디에게 '펭수가 골든디스크 시상자로 참석하겠다'는 확답을 듣기까지 무척이나 떨렸다. 너무나 보고 싶었고 펭수를 실제로 본다는 설렘은 내 안의 열정을 다시금 불태우게 했다.
그렇게 펭수와 첫 만남이 이뤄졌다. 펭수가 방탄소년단 떤배님들과 춤추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 너무 흐뭇하게 바라보던 나. 그때 펭수를 만난 게 너무나 꿈같았다.
5개월 후 우린 또 만났다. 이번엔 백상 예술대상 교양 작품상 후보로 올라 제작진과 함께 시상식에 참석한 펭수. 모차르트를 연상케 하는 헤어스타일과 화이트 드레스가 인상적이었다. 시상식 이후 펭수의 왕궁둥이로 인한 2인용 의자가 화제를 모았는데 간곡한 요청에 미술 감독님이 새 의자로 마련해준 것이었다.
그날은 좀 더 많은 대화를 나누고 싶었는데... 시상식은 생방송으로 진행되다 보니 늘 변수가 많다. 그날도 뜻하지 않았던 변수로 펭수를 본 건 마지막 수상자 단체 사진이 끝이었다. 아쉬운 마음을 달랠 길이 없었다.
원하고 원하던 나의 올해 세 번째 소망이 현실화가 됐다. 펭수와 인터뷰를 진행하게 됐다. 백상 수상자들과 취중토크를 진행하는데 펭수, 이슬예나 피디와 무 취중토크(술을 마시지 않고 진행하는 인터뷰) 콘셉트로 인터뷰를 했다. 8월 8일이 생일인 펭수의 미리 생일파티 버전으로 7월의 마지막 날 만났다.
어쩜 이리 귀여운지. 말도 잘하고 재치까지 겸비해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기사엔 못 썼지만 마지막에 헤어질 때 펭수는 큰절을 하며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했다. 헤어질 때까지 함박미소를 짓게 했던 펭수.
난 성덕이 됐다. 펭수와 올해 세 번의 만남을 가졌고 그 만남들은 소중한 추억이 됐다. 너무 행복했던 기억들. 이 일을 하면서 사적인 마음까지 충족됐던, 진정으로 행복했던 순간이다. '어른이'라서 행복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