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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소영 Mar 31. 2022

진짜가 순식간에 가짜로 전락하는 순간

억울하다, 억울해

진짜와 가짜 사이, 여론몰이... 진짜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3월 31일 세기의 커플이 결혼했다. 현빈, 손예진의 결혼에 국내는 물론 해외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난 청첩장 핵심 페이지를 측근을 통해 확보했고 잘못 알려진 정보를 바로잡고자 이를 공개하며 기사를 썼다.


기사가 송고된 후 곧바로 포털사이트 메인에 안착했다. 오전 11시로 알고 있던 취재진은 오후 4시로 하나둘 인지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무언가 하나를 해낸듯한 성취감을 얻었다.


그런데 3시간 후쯤이 지났을까. 내가 제보받은 청첩장에 워터마크가 없다는 이유로 '온라인 커뮤니티 발 가짜 청첩장'이란 루머에 휩싸였다. 어떤 관계자가 기자들이 청첩장의 진위여부를 확인한다고 해서 인지하게 된 루머였다.


'가짜 청첩장이 맞다'는 잘못된 기사는 마치 팩트인 것처럼 빠르게 퍼졌고 난 순식간에 가짜 청첩장, 조작된 청첩장을 보도한 기자가 됐다. 이 잘못된 기사를 확인도 하지 않고 복붙 한 기사들이 퍼져나갔다. 진짜가 순식간에 가짜가 됐다. 워터마크가 없다는 이유로, 붙이지 못한 사정이 있을 텐데 가짜로 매도됐고 온라인 커뮤니티에 내 기사보다 빨리 청첩장이 퍼진 바 없는데도 온라인 커뮤니티 발이 됐다. 대체 어느 온라인 커뮤니티에 내 기사보다 빨리 내 제보받은 사진이 올라왔다는 것인지 의문이다.


진짜가 아닌 가짜 루머에 휩싸이는 사람들의 심정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는 그런 날이었다. 억울하고 또 억울하고... 열심히 했지만 가짜로 치부받으며 손가락질을 받은... 왜 진짜가 가짜가 되어야 할까.

해당 기사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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