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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소영 Dec 11. 2021

두번째 유산, 가슴이 미어진다

그토록 바라고 기다리던 임신, 두 번째 자연임신이 됐다. 모든 걸 포기하고 난임클리닉에 가서 난임 검사를 한 다음날 알게 된 임신이었다. 너무도 간절했던 자연임신 첫 번째 유산 이후 2년 2개월 만에 찾아온 아기 천사였다. 임신 3주 차에 알게 된 너무도 소중한...  남편과 임신테스트기 두 줄이 뜬 걸 확인하고 감격스러워하며 감사 기도를 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이틀 후 동네 산부인과에 가서 피검사를 통해 임신 4주 차 확인을 했고 그다음 주 5주 차 된 주에 출산까지 목표로 한 산부인과에서 초음파로 아기집을 확인했다. 자궁 중앙에 잘 자리 잡은 믿음사월이. 피가 약간 고인 부분이 있다고 하여 2주 동안 무리하지 말란 의사 선생님의 말을 듣고 정말 조심하려 애썼다. 한 번의 유산 아픔이 있는 우리 부부는 이번엔 꼭 믿음사월이를 지켜내고 싶었다.


그런데 2주 후 심장소리를 듣기 위한 병원 예약 하루 전날 하혈을 했다. 불길한 느낌에 바로 병원으로 향했다. 잘 있을 거라고, 잘 있을 거라고 거듭 암시하며 뛰는 가슴을 진정시키려고 노력했다. 아기는 2주 전 5주 차에 멈춰있었다. 더 자라지 못했고 선생님은 2주 전과 비교하며 계류유산 판정을 했다. 믿고 싶지 않았지만 다음날에도 하혈이 이어지며 정녕 믿음사월이가 떠났음을 몸으로 느끼고 있다.


사실 12월 10일은 우리 부부의 결혼기념일 5주년이었는데... 단란했던 결혼기념일에 믿음사월이와의 이별 소식을 접한 후 적막감이 감돌았다. 남편은 괜찮다고 또 노력하면 된다고 날 위로했다. 그 위로하는 표정에서 그가 얼마나 내 앞에서 밀려오는 슬픔을 참고 있나 느껴져 더 가슴이 아팠다.


다들 참 잘만 낳고 잘 살던데... 심지어 원치 않는 임신으로 아기를 학대하고 그런 사람들도 있는데 간절히 바라는 내겐 왜 이리 냉정한 것인지... 왜 이리도 힘든 것인지 모르겠다. 지은 죄가 많아서 그런가 싶고 내가 다 부족해서 그런 거다 싶다.


과거 향이는 임신 9주 차에, 믿음사월이는 7주 차에 헤어짐을 고했다. 두 번째 유산 너무 가슴이 아픈데 난 또 임신에 도전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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