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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쁘다 Jan 25. 2018

영원한 건 없더라

[그러니 기억하고 가꿔 나갈 수밖에]



 가꾸지 않고는 영원한 건 없더라.

 내 아무리 좋은 마음, 생각을 품고 있어도 언제 그랬냐는 듯 잊어버리고 기억 한 번, 손길 한 번, 눈길 한 번 제대로 주지 못한다면, 아무리 반듯한 생각에 수려했던 모양새라도 곧 거품처럼 사라져 허상이 되어 버린다.


 사람이든 사람이 아니든 날 때부터 같은 모양을 가지고 있지는 않더라. 대상은 주변 환경에 따라 잘 융화되거나 변질되어 틈틈이 시시각각 주기적으로 달라지곤 한다.


 사람이 마흔이 넘어서는 자신의 생김새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은 괜한 소리가 아니었다. 인상 좋던 청년이 세상에 찌들어 고약한 늙은이의 모양새가 되기도 하고 개념이라곤 개코도 없던 양아치 젊은이가 인심 좋은 중년의 모습을 하고 있기도 하니 말이다.


 식물이나 동물, 물건, 하물며 공간도 마찬가지이다. 깔끔하고 정리정돈 잘 된 곳도 잠시 한눈을 팔게 되면 곧 먼지가 허옇게 쌓이고 때가 끼고, 식물은 곰팡이나 잡초로 힘을 잃어가며, 반려견도 덥수룩한 모습에 빛을 잃어간다.


하지만 보다 더 생각해봐야 하는 건 우리의 생각과 마음이다. 드러나는 것들은 뻔히 알 수가 있다지만 개개인의 생각과 마음은 도통 알 수가 없으니 말이다. 우리는 하루 내 일어나는 일도 대부분 다시 곱씹지 않는다. 수많케 내뱉은 말과 생각들은 전기처럼 스쳐 지나가 내가 오늘 무슨 생각을 했는지 무슨 말과 행동을 했는지 조차 가늠하지 못하지 않는가..

 시간이 갈수록 세월이 켜켜이 쌓여갈수록 우리의 마음은 오랫동안 가꿔지지 못하고 잡초가 무성한 풀밭처럼 어질러져 있다


  내 진정 꿈꾸고 바라는 이상향대로 가려면 아니 적어도 그 근방에 머무르려 한다면 끊임없이 스스로를 가꿔야 하겠다. 그리고 내가 뱉어 온 말과 생각에 온갖 잡다한 찌꺼기들이 쌓여 때가 끼어 묵혀버리기 전에 주기적으로 나를 살펴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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