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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쁘다 Jan 03. 2017

정유년(丁酉年) 새해에게

2017.1.1



어제와 같지만 분명히 다른 새해야 안녕!
지난 365일은 정말이지 하루하루가 초고속 엔진을 단것처럼 어찌나 빠른 속도로 지나갔는지 넌 알고 있을까? 아니 어쩌면 너는 지난 365일보다 더 빠른 엔진을 장착하고 내게 왔는지도 모르겠다.


오늘은 너를 만나려고 새벽같이 일어나 남산으로 향했어. 세상 천지의 차량이 다 몰린 것 같은 1번 국도는 어쩐지 설렐정도로 한산하더라. 나는 너의 붉게 타오르는 얼굴보기위해 미끄러지듯 달려갔어. 여유있던 도로 사정과 달리 남산은 그야말로 사람들로 북새통이었어. 너를 만나려는 사람은 비난 나만의 엄청난 계획은 아니였다라는거지.
나는 조금이라도 좋은 자리를 잡고자 1키로가 조금 안되는 산책로를 힘나게 걸었던거 같애. 아 물론 약간의 경사로 숨이 매우 차긴했지만 말야. 그 또한 너를 본다는 설렘에 더욱 힘이 나기도 했어. 나는 너가 떠오를 곳을 바라보며 나름의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는 물끄러미 멀건 하늘을 쳐다봤더랬어. 세상은 이미 파랗게 밝아지는 반면 너는 한참을 기다려도 나오지 않더라. 수줍이 많은건지 오늘따라 늦잠을 잔건지 너는 남산에 모인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얼굴을 비춰주지 않았어.


실망했을까? 아니. 난 이런 생각이 들었어. 저 멀건 구름 뒤에 필경 너가 있었을테자나.
그러니 나는 굳이 그 구름을 걷어올려 너를 필사적으로 보지 않아도 되겠다란 생각이 들었어. 너가 사라진것도 얼굴을 보이기 싫은 것도 아니였을테니. 나는 단지 너를 보러 나오겠다는 나의 의지와 행동에 보다 큰 의의를 두고 있었다라는 걸 알게되었어.
설령 너가 멋지게 너의 자태를 뽐내며 나타났더라도 나는 분명 사진이나 찍어대며 너를 관광하듯 너를 보았다라는 것을 증명을 하기 바뻣겠지. (아 물론 그럼에도 사진은 많이 찍었어..ㅎ) 하지만 나는 오늘 새해 너를 느낄 여행자의 모습으로 달콤한 잠을 떠나온 것이니 너를 보지 못하더라도 나는 너를 느꼈고 그 안에서 또 무언가를 배웠다고 생각해.


그렇게 나는 너를 맞이했어.
늘 그랬듯 거창하지 않게 멀건 구름과 하늘이 따뜻한 너를 품듯 나도 보다 따뜻한 마음을 품고 나아가는 이가 되도록 할거야. 비록 오늘은 마주하지 못했지만 너는 내일이고 그 다음이고 언제든 우리 곁에 있음을 기억할게.
늘 힘내주어 고마워 올해도 잘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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