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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쁘다 Jan 05. 2017

새벽에게

2017.1.5


안녕! 오늘도 어김없이 나를 깨우는 알람소리. 그 소리에 맞춰 찾아오는 어스름한 너. 갓 부부가 되어 배우자를 위해 삼십평생 꿈에서도 깨어나지 않았을 나는 이제 너를 만나는게 하루 내 일과가 되어버렸어. 이제 막 한 달이 되었을까. 남들보다 느즈막이 출근을 하는 나는 너와 마주하는 순간이 왜이리 생경한지. 배우자가 출근을 하고 온전히 너와 마주하는 순간이 너무 낯설어 한동안은 너를 필사적으로 외면하고 다시 예전의 나의 리듬을 찾으려 노력했던거 같아. 그런데 그게 쉽겠어. 한번 깨어나면 쉽사리 잠 못드는 나인데... 반수면상태에서도 너를 모른척 지나가던 요즘은 되려 내게 피곤함과 무력감이 더욱 몰려오곤 했어.


이제 새해도 찾아왔고 나는 더이상 너를 모른척 할 수 만은 없겠더라. 세상에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일찌감치 너를 만나 하루를 근사하고 보람차게 시작하려 하더군. 내 아무리 저녁형 인간이긴 했어도 너를 보다 친근하게 맞이하는 사람들이 대단하고 멋져보였던건 사실이야.

오늘도 어김없이 너는 내게 진하게 찾아왔고, 나는 평소와 달리 졸린 눈을 부릅뜨고 유자차 한잔을 타와 가만히 너를 마주했어. 어떻게 너를 맞이해야하는가 하고. 그리고 이렇게 너에게 편지를 쓰게 되었지. 한참을 너와 졸음 사이를 고민하다 너와 보다 친밀해지고 싶은 마음에 말야.

앞으로 나는 종종 너를 생기있게 맞이 할 생각이야. 딱히 할 일이 없을 땐 이렇게 세상 모두에게 편지를 쓸 작정이고. 그렇다면 나의 어쭙잖은 필력이 조금은 늘지 않을까 생각해. 그래서 내가 근사한 새벽형 인간이 된다면 그 땐 내가 먼저 너를 맞이해 볼게.

날 응원해줄거지?!ㅎ 그럼 오늘도 즐거운 하루가 되길 잘 지내보자~! 내일 또 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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