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 100일간 100번 쓰기13일 차
오늘은 목표 100번 쓰기 13일 차.
볼펜이 나오질 않아 새로운 볼펜으로 바꾸었다.
손으로 글 쓰는 걸 매우 매우 싫어하는 나는, 일기도 대부분 블로그로 쓰고 손글씨를 쓰는 일은 달력에 표시할 일이 있을 때 빼고는 없다. 학창 시절에도 깜지는 벌 받을 때 빼고는 써본 적이 없으며, 영단어도 쓰면서 외우질 않았다.(그래서 영어 점수 바닥이었던가......)
그런 내가 나이 40이 되어서 이렇게 목표 100번 쓰기를 시작하고 있다. 100일 동안 목표를 100번씩 매일 쓰기를 하면 목표가 각인이 되고 끊임없이 이 목표 달성을 위해 움직이게 된다며 좋다는 이야기는 전부터 들었다. 그럼에도 '100번 쓰기'를 하기 싫어 블로그에 매일 목표를 적는 정도로만 하고 있었다. 그러던 밤, 켈리 최 회장님의 영상을 보고 손으로 100번 쓰기를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이 영상을 보고는 목표를 구체적으로 설정하고 글로 써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렇게 마음을 먹은 데에는 우선 해보자는 마음과 돈을 벌고 싶은 갈망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목표를 달성하겠나 싶은 때에 이 영상을 접했으니 성공한 사람들의 말대로 우선 따라보는 거다.
우리가 무언가를 하려 할 때 하지 말라고 말리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를 보라고 했다. 하지 말라고 말리는 사람이 인생에서 성공한 경험이 한 번이라도 있던 사람인 것인지 아니면 실패할까 봐 도전조차 못해본 사람인지 말이다. 우리가 하려고 한 그 일에서 성공한 사람의 말인지 아닌지 말이다.
성공하기 위해 가장 빠른 길은 성공한 사람의 길을 따라가는 것이라고도 했다. 우선 성공한 사람이 했던 행동, 습관, 생각을 따라가 보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나만의 성공비법이 탄생하지 않을까?
어쨌든 그래서 100번 쓰기를 시작하기로 했다.
첫날 쓰면서 손목이 묵직하고, 눈도 묵직했다.
6살, 2살 아이를 가정 보육하는 내가, 매일 늦은 밤 오는 남편으로 인해 나 홀로 육아를 하는 내가, 빈혈과 위염을 달고 사는 저체력 내가 과연 이걸 100일 동안 매일 할 수 있을까 싶었다.
첫날은 목표를 정하고 액션 플랜을 정하면서도 그거 조금 썼다고 글씨가 날아다니는데 과연 100번 쓰는 걸 내가 할 수 있을까 싶었다. 공부할 때도, 펜과 가장 친하게 지냈던 학창 시절에도 안 쓰던 글씨를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싶었으나 일단 해보기로 했다.
오기도 있었다.
이것도 못 한다면, 과연 이 목표를 이루겠느냐? 싶었다.
목표를 이루겠다면서, 지금 보면 저 멀리 남의 나라 얘기 같은 목표를 이루겠다면서 눈앞에 있는 이 종이에 글 쓰는 것도 못 하겠느냐는 말이다. 그 정도 글쓰기의 지겨움도, 팔 아픔도 못 이기겠다면 그 목표는 '나의 것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육퇴 후 밀린 집안일을 하고 묵직한 몸을 의자에 앉힌다. 그리고 '꿈노트'를 꺼내 목표를 100번 쓰고, 목표 달성을 고민하고, 기록하는 일을 시작했다. 그 후 신문을 읽고 정리하여 블로그에 올린다.
어떤 날은(특히 남편에게 불만인 날) 내가 뭐하러 이러고 있나 싶기도 했다. 티브이 드라마 하나 안 보고 예능도 하나도 안 본다. 카톡도 잘 못하며, 유튜브도 잘 못 본다. 자기 전에 잠깐 자기 계발이나 주식, 영화 영상 조금 본다. 책도 못 보고 있다. 몇 년을 해오는 토지 슬로리딩만 근근이 해 나가고 있다.
왜 이렇게까지 하나 싶은 날.
나는 5년 후를 떠올린다.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고 더 이상 내 손이 전처럼 필요하지 않고, 아이들이 내 손보다 내 돈이 필요한 나이가 되었을 때의 나 말이다. 돈도 돈이지만 그때 나는 고민에 빠져있을 것이다.
'일을 해야 할 것 같은데 무엇을 해아 할까? 내가 다시 무얼 해서 돈을 벌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에 빠져 있을 것이다. 그 고민을 그때 하지 않기 위해 나는 지금 이러고 있다.
저 목표는 5년 후 내게 필요한 돈이다. 남편이 벌어다 주는 월급이 아닌 내가 버는 돈 말이다. 누군가에게는 우스운 목표일지라도 나에게는 정확히 딱 필요한 만큼의 돈이라서 적기 시작했고 13일 차가 되었다. 100일이 되기까지 아직 나는 87일이 남았다. 그때까지 쓸 수 있다면 이 목표는 절반은 이룬 것이라 생각한다.
100일 동안 100번 쓰는 일이 별거 아닌 것 같겠지만 나에게는 나의 의지를 확인하는 또 하나의 성취가 될 것이다. 지난 13일 동안에도 많은 일이 있었으니까 말이다. 그중 절반은 둘째가 아파서 밤에 잠을 하나도 못 잤다. 밤에 잠을 잔 것인지 만 것인지도 모르게 하루를 보내면서 우선 이것부터 썼다. 그렇게 하루하루 써나간 것이기에 아이의 엄마로, 개인의 나로서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바닥에 있는 지금 이루어낸 것은 그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그래서 오늘도 썼고, 100번 쓰기로 볼펜을 하나 다 쓰니 조금 뿌듯하여 글을 남겼다. 이 글은 100일까지 100번 쓰기 완주를 하자는 다짐의 글이기도 하다. 힘내자. 지금의 나는 5년 후의 나를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