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를 나눈 동지의 길 찾기

엄마와 딸이 함께 한 유럽 감성 여행

by So young


딸은 2년 간 네덜란드에 머물면서 미술 석사 학위를 마쳤다. 타지에서 고군분투하는 딸에게 가보고 싶어도 직장 때문에, 또 건강상의 문제로 그럴만한 여유가 없었다.

어느 날, 회사에서 퇴사 통보를 받았다. 기다렸다는 듯이 유럽 여행을 계획했다. 오랫동안 가슴속에 묻어왔던 꿈의 여행을 딸과 함께 떠나는 프로젝트가 시작된 것. 방문지와 숙박 등 모든 일정을 우리 스스로 계획하고 해결하는 두 달 간의 모험을 감행했다. 네덜란드의 여러 도시와 함께, 벨기에, 룩셈부르크를 돌아보는 첫 번째 모험과 스칸디나비아 국가로 떠나는 두 번째 모험, 그리고 그 사이에 혼자서 런던을 다녀오는 일정으로 짜여졌다.


이제 막 예술가의 길을 걷기 시작한 미혼의 딸과, 뒤늦게 사회라는 전쟁터에서 홀로서기를 감행한 엄마. 이 둘이 함께 떠난 여행이 어떻게 순탄하기만 했으랴. 때로 팽팽한 긴장감과 피곤을 느끼기도 했지만, 우리는 동지애를 발휘하며 무사히 이 여행을 마쳤다.


여행을 하면서 그 날 그 날의 느낌을 적어 보았다. 일정에 쫓기며, 피곤한 몸을 이끌고, 그 날의 감상을 다시 글로 마무리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집중력과 노력이 필요한 일이었다. 무거운 배낭 속에 다소 버겁게 느껴지는 노트북을 그래도 소중하게 끌어안고 다닌 이유는 이 소중하고도 특별한 여행을 사진 만이 아닌 글로도 남기고 싶다는 마음에서였고, 그리고 막연하지만 먼 훗날 한 권의 책으로 엮어보고 싶다는 꿈이 있었기 때문이다.


글의 내용은 여행 가이드라기 보다는 여행지에서 얻은 모티브를 기초로 한 수필에 가깝다. 소제목이 달린 글 중에는 거의 완성한 부분도 있고, 바쁜 일정 때문에 키워드만 남겨 둔 부분도 있다. 미완의 글을 하나씩 완성해 가면서, 지난 여행을 다시 떠올리며 글을 다듬는 시간을 즐기고 있다. 또한 사진과 함께 딸이 직접 그린 지도와 감상도 함께 엮어 볼 생각이다.


아픈 청춘의 귀한 시간을 엄마와 함께해 준 딸에게 고맙다. 우리는 '피를 나눈 동지'로 앞으로도 인생이라는 여행길을 함께 걸어갈 것이다. 나는 딸의 버팀목이 되어 줄 것이고, 딸은 내게 기댈 어깨를 내어 줄 것이다. 나는 나의 길을, 딸은 딸의 길을 찾아 긴 여행을 하고 있지만, 우리의 길은 영원히 맞닿아 있을 것이 분명하다.





목차:

프롤로그

- 여행 한 달 전

- 여행 이틀 전

Adventure I – 베네룩스

- 모스크바 하늘 위에서

- 여행에 대한 예의 / 위트레흐트, 네덜란드

- 헤매인 여자가 아름답다

- 참을 수 없는 삶의 무거움

- 엄마는 밥

- 천국의 자동차

- 작전 회의

- 도서관에서의 하루

- 헤리슨 포드와 브레드 피트

- 고흐와 마티스를 만나다 / 암스테르담, 네덜란드

- 국경도시 바를러를 가다 / 네덜란드, 벨기에

-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 안트워프, 벨기에

- 아버지와 세계 지도 / 안트워프, 벨기에

- 분홍 코끼리 / 헨트, 벨기에

- 북부의 베네치아 / 브뤼헤, 벨기에

- 게이의 스튜디오 / 브뤼셀, 벨기에

- 별 볼일 있는 밤 / 리에주, 벨기에

- 샤넬과 마치악 / 리에주, 벨기에

- 1015-2015 / 리에주, 벨기에

- 룩셈부르크에서의 하루 / 룩셈브르크

-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 / 브레다, 네덜란드

- 환상이 현실이 되는 도시 / 로테르담, 네덜란드

- 풍차 마을 / 잔제스칸스, 네덜란드

An Interval – 혼자서 영국 가기

- 기다려 영국!

- 10년 만의 미사 / 웨스트민스터 사원

- 박물관 가기 / 대영 박물관

- 절망, 희망, 절망, 그리고 희망 / 버킹엄 궁전

- 영국 남자, 영국 사람들 / 메가버스

- 거리의 시인 / 트라팔가 스퀘어

- 모히또와 뮤지컬 / 여왕폐하의 극장

Adventure II - 스칸디나비아

- 짐과의 사투 그리고 렌터카

- 스칸디나비아 가기 / 브레멘에서 뤼벡, 프트가르텐까지, 독일

- 안데르센을 만나다 / 우드코빙에서 오덴세까지, 덴마크

- 노르웨이 상륙 / 크리스티안센, 노르웨이

- 첫 번째 캠핑 / Rysstad, SØLVGARDEN

- 시에라 산과 르세피오르

- 카누 타기.. 공짜가 좋아 /

- 엄마와 딸 / odda,

- 그리그와 함께 한 밤 / 베르겐, 노르웨이

- 노르위전 우드 / Songdal

- 빙하 탐험 / 니가드슨 빙하

- Never say “never” again / 달스나바전망대, Gerianger-Trollstigen

- 맥주가 필요해 / 알레순트, 노르웨이

- 뭉크 미술관 / 오슬로, 노르웨이

- 나 가거든 / 웁살라, 노르웨이

- 접촉 사고 / 스톡홀름, 스웨덴

- 선상 호스텔과 모던 미지움 / 스톡홀름, 스웨덴

- 땅 끝 마을 / 욀란드, 스웨덴

- 마지막 캠핑 / 말뫼, 스웨덴

- Sustainable food / 코펜하겐, 덴마크

- 남겨 둔 길 / 핀란드





에필로그

- 생일 축하합니다 / 암스테르담, 위트레흐트, 네덜란드

긴 여행을 마치고 8월 28일 우리는 다시 암스테르담으로 돌아왔다. 이 날은 우리 여행의 대미를 장식하는 날로 정해져 있었다. 모든 일정은 이 마지막을 향해 달려 온 셈이다. 이 날은 우리의 생일이고, 딸은 이 날을 위해 특별한 장소를 생일 선물로 예약해 두었다.

나와 딸은 생일이 같다. 다시 말해, 내 생일 날 딸이 태어났다. 이것은 절대 계획한 일이 아니다. 아니 계획에 전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딸은 내 생일 보다 5주 뒤인 10월 초에 태어날 ‘계획’이었으니까.

8월 28일, 그렇게 모두를 놀라게 하며 딸은 내 곁으로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