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과 소녀

by 준June

하얗고 따뜻한 달빛이

비추는 방 안에

살구색 옷을 입은 여인이

침대에 누워 눈을 감습니다.


달빛이 가득한 밤에

살구꽃이 만개한 것처럼

어두운 방 여인하얀

얼굴에도 꽃이 피고

달빛이 머무릅니다.


그녀가 잠이 들도록

따뜻하게 감싸 안습니다.

소녀의 작은 숨소리에

호흡을 맞추며,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깨지 않게 조용히


고른 숨을 쉬며 잠든

소녀의 까만 머리카락

손가락 하나하나 쓰다듬으며

깊고 깊은 꿈나라로 여행을 보냅니다.

소년은 소녀를 품에 꼭 안으며

그의 가슴 깊숙이 새기는 말들로

기도합니다.


살구꽃 같은 얼굴을 바라보며

어지러운 세상에서 도망간

잔털이 간지러운 소녀의

동그란 이마에 입 맞춥니다.

잘 자,

하얀 이를 살짝 드러내며

달콤한 잠에 빠진 딸기 빛깔

붉은 입술에 입 맞춥니다.

사랑해


소녀의 달콤한 꿈나라에

차가운 도시의 밤이 침범하지

못하게 지켜주던 소년도

어느새 잠이 듭니다.

달빛이 포근한 이불을 만들어

잠이 든 연인들을

따뜻하게 덮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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