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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어예 Jan 22. 2022

글쓰기란 무엇인가

2021년 10월 남산강학원 강의를 듣고

남산강학원에서 열린 온라인 글쓰기 강의를 듣고 느낀 것들을 정리한 내용입니다. 강의 시작과 합평은 고미숙 선생님께서 해주셨고 조별 과제는 문성환 선생님이 체크해 주셨습니다. 강의 교재는 읽고 쓴다는 것, 그 거룩함과 통쾌함에 대하여(고미숙), 낭송 서유기, 낭송 아함경, 낭송 심청전이었습니다.



누군가 그랬다 인문학적 배움의 꽃은 글쓰기라고, 그래서 야심차게 글쓰기의 방법을 좀 배우기 위해서 남산강학원의 강의를 신청했다.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글쓰기의 방법은 둘째치고, 내가 참 짜증이 많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번 글쓰기는 책을 읽고 그 책에서 나를 건드리는 문장을 찾아 글을 쓰는 일명 씨앗문장 글쓰기라는 것이다. 책 중에서 나를 톡 치고 지나가는 문장, 그래서 내 생각을 무럭무럭 자라게 하는 하나의 문장, 그것이 씨앗문장이다. 그러니 책을 먼저 읽어야 한다. 

고미숙 선생님은 책은 적어도 3번은 읽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전체 줄거리를 보며 한번 읽고, 중요한 변곡점에 초점을 맞추어 한번 더 읽고, 나에게 큰 울림을 주는 디테일을 염두하며 읽으라고 하셨다. 우리가 읽는 것을 모두 다 그대로 받아 들이지 말고, 책 속의 문제가 내 문제라다고 생각하고, 나라면 어땠을까, 나라면 어떻게 말할까, 나라면 어떻게 행동할까라고 질문하며 말이다. 집중이야 말로 나를 묶고 있는 사슬을 해체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집중과 사슬의 해체가 사실상 잘 연결되지는 않았다. 혼자 추측해 보건데, 내 안에 집중하므로써, 아집을 벗어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혹은  <축의 시대>의 저자 카렌 암스트롱이 영적 탐구란 ‘자아를 굶기는 것’이라고 정의한 것처럼, 영적으로 집중탐구하는 것이 자아에 대한 집중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씀하신 것 같다. 

자 이제 글쓰기 방법론으로 들어가보자. 나 어릴때는 서론, 본론, 결론이었는데, 책에는 4개의 문단으로 쓰는 법이 제시되어 있다.


다음은 읽고 쓰는 법을 간단하게 요약한 것이다.


1. 문제 설정이 잘 드러나는 제목을 부여하기

2. 주제 또는 제목과 하나로 관통하는 논리성 연결성(일이관지)을 갖는 본문을 구성하기

  (1) 기(봄) : 씨앗문장에서 비롯된 나의 문제의식

  (2) 승(여름): 씨앗에서 뚫고 나온 스토리

  (3) 전(가을): 깨우침에서 비롯된 변곡점

  (4) 결(겨울) : 다시 새로운 질문의 발견 


책을 읽고 실제 1차로 쓴 글에 대해 문성환 선생님이 첨삭해 주신 내용의 일부를 남겨둔다. 글을 수정할 때 완전히 새롭게 써야 한다는 것을 배우게 되었다. 


내용적인 면에서 몇 가지 수정해볼 지점들이 있을 듯합니다. 무엇보다 제목과 글 내용이 일치하지 않습니다. '착하다'는 말에 대한 글쓴이의 생각이 잘 드러나지 않고 있어요. 이 문제가 해결되기 위해서는 일단 <심청전>에서 착하다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즉 심청이 착하다고 할 때 그 착함이 어떤 착함인지를 글쓴이가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풀려야 합니다. 이 글에는 글쓴이의 지난 세월 경험이 분량상 너무 많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한 편의 글에 개인경험이 어느 정도 들어가야 하는가, 하는 것은 양적으로 계량하기 어렵겠지만, 이 글이 '씨앗문장'글쓰기라는 점에서 접근해보면, 글쓰기의 중심은 내가 읽은 텍스트의 주제와 어떤 대목에서 출발된다는 점을 놓치지 않아야 할 것 같아요. 요컨대 <심청전>에서 나에게 새롭게 각인시킨(깨닫게 한/느끼게 한?) 지점에 포인트가 있어야 하고, 그 느낀 점이 무엇인지 밝히고, 그에 대해 나는 어떠어떠했던 점에 성찰이 가능했는지를 풀어내는 식입니다.................. 그리고, 다른 분들께도 말씀드렸지만,수정할 땐, 아예 백지에서 새로 쓰는 것이 좋습니다. 기존에 썼던 내용 위에 문장을 넣고 빼는 식으로 수정하는 방법은 오히려 생각의 길을 막게 됩니다.한 번 새로 백지위에 다시 쓴다는 마음으로, 이번주내용을 다시 써 보세요. 건필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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