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토요일 4월 13일,
서울대공원 벚꽃길을 걷는 4월의 딴짓데이가 진행되었어요.
날씨가 얼마나 좋던지요!
하늘과 벚꽃의 조화가 기가 막혔지요~
저는 조금 일찍 가서 참석자들을 기다렸어요.
대공원역 2번 출구.
어쩌다 한가한 순간이 찍혔지만
이날 사람들 엄청 많았답니다.
드디어 윤**님, 이**님, 하**님이
차례로 오셨습니다.
서울대공원 인증샷 찍어야겠죠? ㅋ
서로 간단히 소개하고 걷기 시작합니다
아침을 거르고 오셔서 윤**님이 꽈배기를 사셨어요.^^
참 오랜만에 설탕 듬뿍 친 꽈배기를 먹었네요.
서울대공원은 청계산 자락이라
다른 동네보다 벚꽃 피는 시기가 일주일쯤 늦어요.
토요일엔 아주 활~짝 만개했답니다.^^
어떻게 해야 벚꽃이 이쁘게 잘 나올까
고심 고심 사진을 찍습니다. ㅎㅎㅎ
다들 맞춘 듯이 청색 재킷을 입어서
대학교 과잠, 아니 연구소 과잠인가 했어요. ㅋㅋㅋ
벚꽃 터널 아래로 걷는 기분,
딱 이맘때만 느낄 수 있는 행복이지요.^^
여기가 '베스트 포토존'이에요.
이 나무 가지가 늘 제일 길게 늘어져서
여기서 사진 찍는 사람들이 엄청 많거든요.
늘어진 가지 붙잡고 사진 찍다가 가지를 부러뜨리곤 하더니,
결국 가지가 많이 짧아졌어요. 아쉽군요.
막 교토 여행에서 돌아오신 이**님의 '교토 헤매기' 이야기를 들으며
호수 둘레를 돌았어요.
공원 내 식당에서 산채비빔밥으로 점심 먹고요.
다시 대공원 뒷길로 갑니다.
네, 적잖이 걸어요.
그래서 제가 운동화 신고 오라고 뀌뜸했지요.^^
이 길은 대공원에서 뒷길로 올라가는 오르막이어요.
여기를 지나면 동네 사람만 아는 뒷길이 나와요.
나무가 우거진 도로인데
대공원 관계자들 차량만 가끔 지나가고
아주 조용한 길이죠.
제가 과천에 살면서 20년 넘게 즐겨 걷는 곳입니다.
가다 보면 도롱뇽이 알을 낳은 웅덩이가 있어요.
산에서 솟아난 샘물 비스므리한 곳인데
해마다 여기에 나선형으로 동그랗게 말린 알주머니를 낳아요.
실제로 보면 똥 같기도 하고
조금 징그럽기 때문에 사진은 생략합니다.
이걸 보여 드렸더니 무지하게 신기해하시네요.
하긴 어디서 도롱뇽 알을 보겠어요?
다들 처음 봤다며 깜놀하십니다. ㅋㅋㅋ
그런데 저조차 한 번도
얘네들이 알에서 깨어난 성체를 본 적이 없어요.
제가 매일 그걸 보러 가는 건 아니니까요.
어쩌면 밤에 깨어나 어디론가 가버리는 걸 수도 있고요.
그 길 중간에 이렇게 청계산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답니다.
채 10분이 안 되게 오르면
저희 동네 문원동으로 넘어갑니다.
이제 마지막 코스인 카페 들르기.
커피는 제가 대접했고
피자는 이**님이 쏘셨어요.
여긴 야외 좌석인데요.
꽤 걷느라 땀을 흘려서
바람이 시원한 이곳에 먼저 앉았어요.
이 자리가 저 너머 관악산과 바로 옆 청계산이 보이는
명당자리랍니다.
산 2개를 동시에 전망할 수 있는 드문 위치죠.
땀을 식히고 들어온 카페 안.
여태까지는 워밍업이었다는 듯,
다시 시작되는 여행 이야기~~~ ㅋ
일본, 필리핀, 베트남, 인도네시아, 대만, 유럽, 아프리카 등
온갖 여행 이야기에 시간 가는 줄 몰랐어요.
아무리 여행 수다를 떨어도
귀 기울여 주고 맞장구 쳐주고 공감해 주는,
그런 친구들이 있는 곳이,
꽃피는 여행연구소랍니다.^^
아름다운 벚꽃만큼이나 아름다운 친구들과 함께한,
4월의 딴짓데이,
역시 행복한 날이었어요.
못 오신 분들, 안 오신 분들,
샘나실 거예요. ㅋㅋ
그럼 5월의 딴짓데이 때,
또 재미나게 딴짓을 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