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경험자입니다만> 브런치X부크크, 출간 꿀팁!

세 번째 아이입니다만

by 소율

여행책 두 권을 썼다. 그리고 유방암 이야기 <유방암 경험자입니다만>을 부크크에서 출간했다. 출간 승인을 받고도 바로 소문을 내지 않았다. 끝날 때까진 끝난 게 아니다. 나는 아날로그 인간, 손안에 실물 책이 들어와야 했으니까. 부크크 서점에 책을 주문하고 인쇄해서 제주도까지 배송되는데 열흘이 걸렸다. 보통 1주일 정도면 온다고 들었는데 역시 도서산간 지역이란.


나는 반짝거리는 책을 들고 사진을 찍었다. 나에게는 세 번째 자식인 셈이다. 그제야 여기저기 소식을 알렸다. 며칠 지나서 생각이 났다. 브런치 책방에 등록을 해야 하지! 그래야 내 브런치의 작가 소개 란에도 책이 올라간다. 책 세 권이 나란히 전시된 모습을 보면 무척 뿌듯할 것 같았다. 예스 24, 알라딘, 교보문고에도 유통 요청을 해놓았지만 무려(!) 두 달이 걸린단다. 브런치 책방 등록은 다음날 즉시 입고되었다.



기대한 대로 브런치의 작가 소개에도 책 세 권이 나란히 어깨동무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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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처럼 일반 출판사를 선택하지 않은 것은, 일단 상업 출판사에서 그다지 환영받지 못하는 원고였기 때문이다. 소위 투병기라 불리는 책은 딱 죽기 직전이라거나 죽기 직전까지 갔다 왔다거나 이제 막 죽었다거나 또는 작가가 유명인사라거나, 뭐 이 정도가 아니면 출판사를 찾기가 매우 어렵다.


베스트셀러 작가가 아닌 이상 매번 출판사와 접촉하는 일은 상당한 부담이다. 물론 찾고 찾으면 내 책을 내줄 출판사를 발견할 수도 있겠지만. 그 과정의 험난함과 괴로움을 잘 알기에 처음부터 염두에 두지 않았다. 어떤 조언이나 간섭 없이 내 마음대로 원고를 쓰고 싶었고 만들고 싶었다. 유방암의 '유'자도 모르는 사람들이 말을 얹는 게 싫었달까.


부크크 출판이란 걸 나도 한 번 해보고 싶은 마음도 작용했다. 무료라니, 얼마나 좋아. 기술적인 부분에서 약한 편이라 조금 걱정은 되었다. 하지만 남들도 다 한다는데 나라고 못할까. 솔직히 퇴고를 하는 것보다 내가 직접 편집을 해야 한다는 게 무겁게 느껴졌다. 그리고 그 염려는 현실이 되었다.


아래는 부크크로 책을 만들면서 얻은 꿀팁을 정리했다.



1. 퇴고

책을 한 번 내본 사람이라면 퇴고의 고생스러움을 뼈저리게 느낄 것이다. 반면 어떻게 퇴고를 해야 하는지도 이미 잘 알기 때문에 큰 문제는 아니다. 간단하다, 시간과 정성을 들이면 된다. 인내가 필요하다. 만약 부크크로 생애 첫 책을 만든다면 가장 치중해야 하는 부분이 바로 퇴고. 기술적인 거야 다른 방법이 있지만 퇴고는 스스로 해야 하니까. 토할 때까지 한다는 퇴고. 그 무서운 퇴고. '교정교열'도 작가 서비스에서 구매할 수 있다. 그러나 자기 원고를 자신이 고치지 못한다면 책을 내는 건 고민해 봐야 하지 않을까?


2. 파일 올리기

나는 이게 좀 힘들었다. 브런치 매거진을 책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브런치와 연계해서 부크크로 들어가면 글이 '워드'로 다운이 되었다. 평소 잘 쓰지 않던 도구라서 일단은 작업을 하다가, 나중에 한컴 오피스 '한글'로 바꾸었다. 이후에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했다.


3. 고객센터 전화 강추!

이런저런 과정에서 궁금증이 생길 때마다 뻔질나게 전화를 했다. 하루에 몇 번이나 건 적도 있어서 아무리 철판을 깐 나라도 송구할 지경이었다. 그러나 직원님들이 항상 친절하게 알려 주었다. 속으론 짜증도 많이 났을 텐데 정말 프로다운 응대력!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그동안 대단히 고마웠고 미안했어요.


4. 먼저 소장용으로 만들어 보기

이건 고객센터에서 알려준 방법이다. 판매용으로 올리기 전에 실험적으로 소장용을 만들어 보라는 것이었다. 물론 전체 무료 버전으로 하면 된다. 굉장히 유용했다. 보통 출판사와 작업을 하면 나중에 퇴고한 원고를 종이로 뽑아서 보내준다. 화면으로 보는 것과 종이로 보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그 작업을 소장용이 대신한다. 파일이 종이에 인쇄되면 어떤 상태일 지 확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실수를 바로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나도 이 과정을 통해 놓칠 뻔한 실수를 잡아내었다. 표지는 반드시 날개를 달아야 한다는 것, 안 그러면 표지가 밖으로 휜다. 또한 화면으로는 검정 글씨 색깔을 정확히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도 알게 되었다.


5. 작가 서비스를 구입하라


내지 디자이너

나는 내가 '한글'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워드를 한글로 옮기는 과정에서 뭐가 맞지 않았는지, 특정 부분에서 자간이 벌어졌다. 아무리 애를 써도 고칠 수가 없었다. 나보다 한글을 잘 다루는 친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소용이 없었다. 그녀도 두 손 두 발 다 들기. 나름 내지 편집은 잘할 수 있겠다고 자만했으나. 처음부터 작가 서비스의 내지 디자이너를 샀다면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았을 터였다. 고민하던 시간에 퇴고를 한 번 더 하는 게 열 배 낫다, 정말이다, 진심이다. 한글이나 워드를 전문 편집자만큼 다룰 자신이 없다면 그냥 디자이너를 사세요! 그게 개이득입니다!


내지 디자이너를 구입할 때는 원고의 분위기와 맞는 디자인을 골라야 한다, 당연하지만. 나는 기왕 돈을 들이는 김에 손글씨체와 소제목마다 꽃 그림이 들어간 것을 선택했다. 내 힘으론 절대 할 수 없는 디자인이었다. 단순한 디자인은 깔끔하긴 하나 아마추어와 비슷해 보일 수도 있다. 돈을 쓰는 김에 돈 썼다는 티를 팍팍 내자. 소장용이 아니라면 아마추어 냄새를 풍기지 않아야 한다. 팔아야 할 상품이니까. 즉 '자가 출판했군'이란 소리를 들으면 안 된다.


표지 디자이너

나는 처음부터 표지만큼은 디자이너를 살 생각이었다. 기존 두 권의 책에서 전혀 표지에 만족을 못 했다. 이번만큼은 내 맘에 쏙 드는 표지를 뽑아내고 싶었다. 고급 표지도 내 눈에 차지 않았다. 책의 성격을 완벽하게 표현해 줄 맞춤 디자인이 필요했다. 엔베르겐 표지(29만 원)를 구입했다. 예상이 맞아떨어졌다. 아니 기대 이상으로 고품질의 표지를 만들어 주었다. 다시 한번 감사드려요.


출판사에서 수백만 원을 들여 북디자인을 맡긴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작가로서 만족도는 29만 원짜리가 백배 낫더라. 많은 돈을 들이는데 왜 그렇게 표지를 못 만드는지 모르겠다. 책은 표지와 제목이 90퍼센트를 차지한다. 여하튼 주변에 책을 보여준 결과, 하나같이 표지가 예뻐서 사고 싶다는 평이 나왔다.


나는 단 세 단어만 주문했다. "밝고 유쾌하고 예쁘게!" 추상적인 말만으로도 훌륭한 작품을 만드는 '엔베르겐'을 강추한다. 표지는 단 사흘 만에 완성되었다. 수정사항을 요청하면 그날 바로 작업을 해주었다. 빛과 같은 속도가 아닐 수 없었다.


5. 외부 유통

브런치의 매거진으로 책을 출간하면 외부 유통을 할 수 있다. '예스 24, 알라딘, 교보문고.' 오늘 해보니 네이버 책으로 검색이 된다. 이미지는 아직도 안 나오네. 대신 예스 24에는 표지 이미지까지 잘 나온다. 그런데 목차가 안 나온다? 이건 좀더 알아봐야겠다.


책 바로가기

유방암 경험자입니다만 - YES24

부크크 : 서점 (bookk.co.kr)




사실 책을 많이 팔고자 하는 욕심은 없다. 믿지 않겠지만 솔직한 심정이다. 이 책은 꼭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갔으면 한다. 유방암 환자와 가족들에게 작은 용기와 응원이 된다면 족하다. 바라는 것은 그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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