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이될 자유

떨어짐 속에서 빛나는 순환

by 노는여자 채윤

나뭇잎의 전성기는 가을입니다.
가장 아름답게 물든 순간, 떨어짐을 준비하지요.
어디에 닿느냐에 따라 흙이 되기도 하고, 바람에 실려 멀리 떠나기도 합니다.
그 마지막은 바람의 뜻일까요, 나뭇잎의 선택일까요.


사람도 그렇습니다.
태어날 때 우리는 어떤 나라에서, 어떤 부모 밑에서 태어날지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어쩌면, 이미 알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삶이 순환이라면, 이번 생의 자리 역시 스스로 고른 것일지도 모르지요.


그러나 자본이라는 체계 안에서,
선천적으로 주어진 조건들이 우리의 삶을 크게 좌우할 때가 있습니다.
노력보다 환경이 더 큰 벽이 될 때,
자유라는 단어는 멀게만 느껴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믿고 싶습니다.
적어도 마지막만큼은, 우리의 의지로 결정할 수 있다고요.
쓸려갈지, 밟힐지, 혹은 흙이 되어 다시 나무가 될지.
그 선택만큼은, 바람이 아닌 우리의 몫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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