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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ontier 사나님의 개발지식 정복코스를 듣고

비개발자 출신 PM이 들어야 할 필수 코스

by Sue

개발을 몰랐던 PM, 8주 동안의 변화

PM으로 일하면서 가장 크게 부딪혔던 벽은 개발자와의 소통이었다. 회의에서 나오는 용어나 개념들을 이해하지 못해 고개만 끄덕일 때가 많았다. 개발자들이 제시하는 의견을 검증하거나 다른 관점을 제안하기는커녕, 따라가는 데 급급했다. 그래서 늘 마음 한편에 ‘나는 PM으로서 반쪽짜리 아닌가’라는 생각이 자리 잡고 있었다.

이번에 8주 동안 개발 기초 강의를 들으면서 그 벽에 작은 균열이 생겼다. 단순히 강의를 듣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매주 퀴즈와 복습 과제가 있어서 스스로 정리하고 공부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덕분에 수업 내용을 한 귀로 듣고 흘려보내지 않고, 몸에 새기듯 익힐 수 있었다. 작은 문제라도 내가 직접 풀어보면서 “아, 이게 이런 의미였구나” 하고 깨닫는 순간들이 쌓이니, 배우는 재미와 함께 계속 동기부여를 받을 수 있었다.


개발 프로세스, PM의 역할을 다시 보다

가장 먼저 와닿았던 건 개발 프로세스였다. 예전에는 기획서를 넘기면 그다음은 개발자의 몫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실 각 단계마다 PM이 챙겨야 할 산출물이 따로 있었다. 요구사항 정의, 의존성 분석, 시스템 호환성 고려 같은 부분이 그 예다. 이제는 개발자가 왜 어떤 리스크를 걱정하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됐다. 단순히 “이 기능은 왜 안 되나요?”가 아니라, “이 부분은 기존 시스템과 충돌이 생길 수 있겠네요”라고 말할 수 있는 힘이 생겼다.


데이터와 DB, 직접 손에 잡히다

DB는 개발자들만 신경 쓰는 영역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강의를 통해 모든 서비스의 출발점이 데이터임을 실감했다. 실제 SQL 실습을 해보면서 단순 조회라도 내가 직접 데이터에 접근해 확인할 수 있으면, 개발자와의 협의가 훨씬 구체적이고 빠를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앞으로는 데이터 분석을 단순히 요청하는 게 아니라, 필요한 형태를 내가 정의할 수 있도록 공부를 이어가야겠다고 느꼈다.


웹, 모바일, 네트워크… 용어가 낯설지 않다

HTTP 요청과 응답, REST API, 쿠키와 세션, 앱 배포 과정, 네트워크와 보안 개념까지. 그동안은 회의에서 이런 단어가 나오면 그냥 넘어갔는데, 이제는 최소한 무슨 얘기인지 감은 잡을 수 있게 됐다. 덕분에 개발자들의 고민이 조금은 이해된다. 왜 어떤 기능은 오래 걸리는지, 왜 어떤 부분은 쉽게 수정이 안 되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퀴즈와 복습이 만든 학습 리듬

이 과정에서 가장 좋았던 건 매주 있었던 퀴즈였다. 단순히 강의를 듣고 끝나지 않고, 스스로 답을 적고 틀리면서 다시 찾아보게 만드는 경험이 많았다. 덕분에 학습 리듬이 끊기지 않았다. 예전 같았으면 그냥 “아 그렇구나” 하고 넘겼을 개념들을 다시 붙잡고 이해하려는 습관이 생겼다. 작은 문제라도 풀어내면 뿌듯했고, 그게 다음 주를 버티게 하는 원동력이 됐다.


따라가는 PM에서 함께 만드는 PM으로

이번 강의를 통해 알게 된 건, PM이 개발자가 될 필요는 없다는 사실이다. 중요한 건 개발자와 같은 언어로 대화하고, 같은 맥락에서 문제를 바라볼 수 있는 힘이었다. 그 차이가 주도적인 PM과 수동적인 PM을 가른다는 걸 이제야 깨달았다.

나는 여전히 배워야 할 게 많고 이해해야 할 영역이 많다. 하지만 이제는 적어도 개발자들의 말이 모두 외계어처럼 들리지는 않는다. 더 이상 따라가기만 하는 PM이 아니라, 함께 방향을 제시하고 문제를 풀어가는 PM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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