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험은, 통과시킬 마음이 없다는 걸 보여주고 있었다
재시험이라는 말은
다시 한 번의 기회처럼 들리지만,
그날의 나는 알고 있었다.
이건 기회가 아니라 확인이었다.
나를 가장 싫어한다고 느꼈던 강사.
그 사람이 재인증 평가를 맡았다.
시험 문제를 보는 순간,
숨이 막혔다.
여러 주제 중에서도 가장 어렵고,
가장 복잡한 주제였다.
한 번도 교육 과정에서 나온 적 없는 내용이었다.
그것도 교육생들 중
나에게만 주어졌다.
‘왜 하필 이거지?’
시험을 보는 내내 후회만 들었다.
왜 여기까지 왔을까.
왜 아직 이 자리에 앉아 있을까.
문제를 보는 순간 머리가 하얘졌다.
‘이걸 왜 지금 보지?’
‘이건 평가가 아니라 확인 아닌가?’
그리고 고개를 들었을 때, 그들이 있었다.
나를 가장 괴롭혔던 강사, 그리고 그 강사의 라인 매니저.
두 사람은 말없이 내 바로 뒤에 서 있었다.
3평도 안 되는 좁은 공간. 의자 하나, 책상 하나,
그리고 등 뒤에 느껴지는
시선 두 개. 숨이 턱턱 막혔다.
마스크 안쪽이 뜨거워졌고
손바닥에는 땀이 찼다.
그 순간 머릿속에 한 문장이 계속 맴돌았다.
구분이 되지 않았다.
펜을 움직일 때마다숨을 쉴 때마다
그 공간은 점점 더 좁아졌다.나는 그때 확신했다.
이 시험은 통과시키기 위한 시험이 아니라,
떨어뜨리기 위한 절차라는 걸.
그래서 더 이상 여기에 남아 있어야 할 이유를 찾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