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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우주 Jun 06. 2019

033 종이 매거진을 읽다

강릉에서 만들어진 강릉 매거진

드디어 나왔다! <033 매거진> 창간호가 지난달 발행됐다. 첫만남의 인상이 굉장히 강렬했던 김지우 대표를 귀찮게 해서 나오자마자 따끈따끈한 매거진을 우편으로 받아보았다. (고마워요!)

크래프트지 커버와 재생용지 느낌의 내지를 사용한 매거진의 전체적인 인상은 굉장히 가볍다는 것이다. 120페이지의 적지 않은 두께지만 물리적인 무게는 정말 가볍다. 하지만 페이지를 넘겨 안을 살펴보면… 충실하게 하고 싶은 말과 콘텐츠를 꽉꽉 눌러담았다. ㅎㅎㅎ




영동 고속도로를 타고, 강릉으로 떠나는 여행 한 편

여행을 시작할 때 당신이 만나게 되는 것, 그리고 여행을 끝마칠 때 눈에 들어오는 풍경


<033 매거진> 1호의 주제는 ‘강릉’이다. 매거진의 시작과 끝은 책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암시하기 때문에 주의깊게 살피게 되는데, 강릉 톨게이트 이미지에서 시작해서 바닷가에 지는 해로 마무리 되는 구성이다. 서에서 동으로, 고속도로를 타고 강릉에 진입해서 이곳저곳 둘러보고 사람들을 만나고 맛있는 것을 먹다가 차로 닿을 수 있는 끝까지 함께 즐거운 여행을 한다는 뜻인 듯 했다. 매거진의 애티튜드 또한 로컬 친구가 강릉에 놀러온 사람들에게 ‘진짜, 강릉’을 친절히 보여주는 가이드 느낌이다.

 

사실 요즘 도시 하나를 매거진의 주제로 파헤치는 방식은 많은 매체에서 시도하고 있다. 어반 리브(URBAN LIVE)나 나우 매거진(nau magazine)은 아예 그런 테마로만 책을 전개하고, 매거진 B에서도 브랜드 대신 서울, 방콕을 다룬 바 있다. 어라운드 매거진(AROUND magazine)에서도 한 호의 주제를 아예 ‘강원’(Vol.59)으로 가져가면서 강릉을 주요하게 다뤘다.

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콘텐츠를 풀어내는 매체




로컬이 만드는 로컬 잡지, 강원도는 033이다


<033 매거진>의 차별점은 이 매체를 만드는 콘텐츠 메이커가 진짜 강원도, 강릉을 터전으로 활동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로컬이 만드는 로컬 잡지'라는 독특한 지점이 생기게 된다. 하지만 그런 것들을 굳이 내세우지는 않는다. 아마도 역사부터 전통, 문화, 트렌디한 정보까지 담아내느라 본문은 뭔가 빡빡하게 채워졌다 ㅎㅎ 대신 033 매거진만의 시선은 글과 글 사이, 본문이 아닌 박스로 구분된 부분에서 빛을 발한다.

이런 깨알 정보 넘나 좋당..... '저는 그렇게 생각하진 않지만' 웃음 포인트 ㅋㅋ


개인적으로는 편집장을 맡은 김지우 대표의 ‘커뮤니티 스테이가 필요한 도시’ 그리고 최성우 에디터가 쓴 ‘재생, 강릉하다’를 재미있게 읽었다. 편집 후기에 ‘가벼운 내용과 무게 있는 내용이 교차 되며 나오는’ 편집 방향을 염두에 두었다고 했는데 아마 이 두 글이 ‘무거움’을 담당하지 않았을까 싶다 ㅎㅎㅎ 강릉에 살고 머물면서 이 도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느꼈던 아쉬움이랄까, 시선이 솔직하게 담겨 있어 좋았다.



강원도에 살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더욱 궁금하다

매거진은 Sea, Coffee, Stay, Local, Lifestyle, People의 6가지 키워드로 내용을 구분한다. 볼륨이 그렇게 크진 않았지만 마지막 People 섹션의 인상이 강했다. 사실 잡지를 좋아하고, 만드는 사람으로서 매거진을 읽을 때 눈에 들어오는 건 뭔가 오리지널리티가 있는 그 매체만의 시선, 태도, 목소리다. 편집부가 선정하고 만난 6명의 사람들. 몇몇은 이름을 들어보기도 했고, 또 몇몇은 완전히 새로운 사람들. 강릉이 고향이기도 하고, 일 때문에 머물고 있기도 한 대략 2-30대 젊은 강릉 사람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으면서 지금 변화하고 있는 도시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고 그들이 만들어가고 있는 ‘진짜, 오늘의, 강릉’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다.

033은 강원도의 지역 번호다. 앞으로 강릉을 넘어 다른 도시까지 매거진 발행이 이어진다면 다른 도시에서는 아예 이렇게 인물 중심으로 매체를 풀어가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누구를 선정하느냐부터 기획의 시작이겠지. 익숙한 얼굴과 낯선 얼굴의 비중도 중요할 것이고. 특히 이번 강릉편에서 인터뷰이기도 한 고기은 작가가 기고한 ‘street’ 칼럼처럼 로컬들의 시선, 로컬들의 목소리를 더욱 세심하게 담아내서 <033 매거진>만의 특징을 더욱더 살려보면 좋을 것 같다.


최근 따끈따끈한 코워킹스페이스 '파도살롱'까지 오픈한 더웨이브컴퍼니의 바쁜 행보를 보면서 이 매거진을 만드느라 정말 고생하고 애 많이 썼겠구나! 느낄 수 있었다. 


처음 만드는 매거진이라고 했지만, 확실히 더웨이브컴퍼니는 디자인 잘하는 팀인 것 같다 ㅎㅎ

감각적인 033의 콘텐츠는 온라인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


Local Creators, curated by Going gir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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